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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차 고진

Keyword2.

고백

Editor.

고진

하루라도 더 따뜻한 사람이 되는 법: From the Heart

<2025 아워세트: 김홍석 x 박길종>은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에서 올해 10월 12일까지 열려있는 다원예술 전시예요. 김홍석 작가는 회화, 드로잉, 영상, 퍼포먼스, 조각 등의 다양한 매체로 작업을 하고, 박길종 작가는 오브제 중심의 작업을 하고 있어요. 저는 전시를 볼 때 주관이 꽤 명확한 편이어서 십 분도 채 되지 않아 전시관을 빠져나올 때도 있는데요. 우연히 근처를 배회하다 들어가게 된 <아워세트>는 시간을 잊은 채로 그곳에 머무르게 만들었어요. 두 작가 모두 경험적이면서도 실험적인 방식이 인상적이었는데,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잔잔한 물에 젖기 시작하는 바짓가랑이처럼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꼽을 수 있는 게 하나 있어요. 외국인 노동자나 이민자, 예술과는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은 직업인들이 몇 시간 동안 거대한 인형 탈을 쓰고 정지된 포즈를 취하는 퍼포먼스였어요. (물론 텍스트로 그렇게 주장되어 있었지만 이전 전시에서만 해당하는 것인지 본 전시에서는 밀랍인형이었어요.) 작품 앞에 정성껏 소개되어있는 그들 각각의 서사가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재에 숨을 불어넣어 주는 것 같았거든요. 그것은 하나의 고백처럼 들렸고요.

누구의 고백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자신의 작품에 참여한 퍼포머들을 향한 작가의 고백? 관객을 향한 고백? 아니면 반대로, 생뚱맞은 작업에 참여하게 된 일반인들의 고백이라고도 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저의 경우는... 그분들의 소개글을 읽는 제가, 제 귀에만 들리는 고백을 하고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너는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니? 너는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이웃이라고 생각하고 있니? (앞차가 굼뜨게 간다고 클랙슨부터 누를 생각을 하지는 않았니? - 20분 전 상황) 너는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만큼 관심을 가지고 살아왔니? 같은 목소리요. 어딘지 몽글몽글하고 부끄러운 마음으로 전시관을 빠져나오는데, ‘자원봉사’ 이름표를 목에 건 중년남성의 안내원이 제게 말을 거시는 거예요. 밀랍인형을 봤냐고요. 다들 예술과는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인데 그들의 이야기가 대단하지 않냐고요. 그분의 눈빛이 너무 빛나서, 꼭 안내원 본인의 이야기를 하시는 것 같았어요. 마치 그분의 고백을 느닷없이 듣게 된 것 같았지요. 마음에 가만가만 아지랑이가 피어올랐어요. 그리고 고백은 별 게 아니구나, 알게 되었어요. 마음으로 말하는 것, 그것이 전부였어요.

어른이 되어가면서 자꾸만 머리로 말을 하게 되네요. 우리 같이 오늘의 버킷리스트로 ‘마음으로 이야기하기’ 하나 넣어보면 어떨까요? 저는 제발 하루라도 더 따뜻한 사람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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