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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차 이응
Keyword2.
고백
Editor.
이응
아홉 개의 인생, 한 번의 고백
유능한 은행가인 오스카. 리무진은 그의 무대이자 분장실입니다. 차 문이 닫히는 순간 그는 가면을 벗고 곧바로 다음 배역으로 변신해요. 거리의 거지, 광인, 딸의 아버지, 임종 직전 노인까지 영화 <홀리 모터스>는 한 인물이 아홉 개의 삶을 연기하며 끊임없이 정체성을 넘나드는 이야기입니다.
영화 중반, 오스카는 리무진 안에서 정체불명의 노인과 마주합니다. 노인은 질문해요.
노인 - “무엇 때문에 이 일을 계속하는 건가?”
오스카 - “처음 시작은 연기의 아름다움이었죠.”
이 장면은 오스카가 처음이자 유일하게 가면을 벗고, 자신으로써 진심을 고백하는 순간입니다.
그가 말한 ‘연기의 아름다움’은 단순히 배우의 기교를 넘어, 삶이 지닌 본질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고백처럼 들립니다. 그가 변장한 거지의 손바닥엔 자비와 수치가, 광인의 입안엔 욕망과 허무가, 임종 직전 노인의 떨리는 입술엔 작별과 안도가 함께 녹아있어요. 오스카는 각기 다른 배역을 통해 인간이 지닌 감정의 온도를 섬세하게 드러냅니다. 어쩌면 그가 쓰고 벗는 가면은 단순한 위장이 아니라, 사람들과 소통하며 삶을 살아가는 방식 아닐까요?
이 지점에서 영화는 스크린 속 오스카가 아니라, 스크린을 바라보는 ‘우리’를 향해 시선을 돌립니다. 우리 역시 누군가의 자식, 연인, 친구, 낯선 행인 등 하루에도 수차례 다른 역할을 맡으며 열심히 살아가니까요. 영화 속 리무진의 불빛이 꺼졌다가 켜질 때마다 새로운 배역을 맡는 오스카처럼요.
다양한 역할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은, 우리의 삶을 더 입체적이고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영화는 전하는 듯해요. 각자 자신의 리무진 안에서 다음 역할을 준비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얼굴로 세상을 마주하라고요. 그렇게 나아가는 과정에 삶의 진정한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