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Create Your First Project

Start adding your projects to your portfolio. Click on "Manage Projects" to get started

2주차 포레스트

Keyword2.

고백

Editor.

포레스트

고백의 양면성을 그리다: 사랑의 단상

여러분에게 사랑이란 무엇이며, 고백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어떤 이는 사랑이란 고결하며 순수하리라 믿고, 또 다른 이는 자신을 갉아먹는 행위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죠. 그런가 하면, 사랑을 일상에서 찾아볼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이라고 정의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백은 또 어떨까요?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달하는 것도, 너무나 미워하는 사람에게 저주를 퍼붓는 것도, 과거의 나 자신에게 뒤늦게 던지는 한마디도 모두 고백에 가깝습니다. 이렇듯, 사랑과 고백은 복잡한 동시에 양면성을 띠고 있는데요. 이를 주제로 한 전시회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뚝섬 미술관에서 6월 8일까지 전시될 예정인 <사랑과 단상>은 우리가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다양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총 5인의 작가가 롤랑 바르트의 책인 <사랑과 단상>에 기초해 사랑을 탐구하고, 그 결과를 각자의 방식으로 풀어나가고 있어요. 각각 연인을 향한 에로스적 사랑, 관계 속 각자의 온도에 대한 사랑,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넘어선 사랑, 피그말리온 적 사랑, 그리고 자기애적인 사랑 등을 다루고 있는데요. 전시회를 찾은 방문객들이 각각 동반인들과 함께 작품에 대한 해석을 자유로이 펼치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이 전시는 관객들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참여형 전시 공간이 곳곳에 놓여 있어 몰입감도 상당했는데요. 사랑의 이기적인 본성에 관해 얘기하는 첫 번째 챕터인 ‘낙원’도 좋았지만, 저는 세 번째 챕터가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심연’이라는 제목을 갖고 있는 이 챕터는 사랑 뒤 도사리고 있는 이별에 관해서 얘기하고 있는데요. 처음에는 이상과 환상으로 가득 찬 채로 시작했던 사랑이 끝내 침몰하고 난 후의 외로움과 쓸쓸함을 표현하는 전시물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 구간을 지나면 ‘Lost and Found’라는 구간이 등장합니다. 유실물 센터라는 이름을 빌린 이 구간은, 이 전시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참여형 공간이에요.

이 구간에는 완성되지 않았던 사랑, 또는 떠나보냈던 사람에게 편지를 쓸 수 있는 작은 방이 준비되어 있어요. 방 한편에 놓인 모래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모래가 떨어지는 동안 생각을 정리하고 나면 ‘나만의 고백’이 시작됩니다. 편지지에 상대방에게 못다 한 말, 또는 나 자신에게 하고 싶었던 말들을 적을 수 있죠. 성애적 사랑에 대한 이야기만을 상상한 채 방 커튼을 걷은 저는 책
장에 전시된 다른 이들의 편지에 놀랄 수밖에 없었어요.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 반려동물에 대한 이야기, 친구에 대한 이야기… 정말 다양한 종류의 고백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저 또한 얼마 전 세상을 떠나신 할아버지에게 못다 한 이야기와 전 애인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를 작성했어요. 연필로 꾹꾹 눌러 쓴 손 편지를 고이 접어 책장에 올려두니, 다음에 방문할 사람들도 이 편지를 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건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들킨다는 것에 대한 걱정이었을까요, 혹은 할 말을 다 꺼낸 후 느낀 안도였을까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고백이란 소중한 경험이라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었어요.

저는 고백을 거친 후 마음이 한결 편해졌는데요.
여러분에게도 아직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는 ‘나만의 고백’이 하나쯤은 있겠죠.
너무 늦지 않도록, 후회하기 전에 마음속 이야기들을 풀어보는 건 어떨까요?

리에이크매거진 미니로고

주식회사 리에이크 | Copyright © ryake. All rights reserved.

  • Instagram
  • YouTube
  • TikTok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