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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차 혜
Keyword2.
고백
Editor.
혜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
"차마 말하지 못해 부재중 통화가 되어버린 이야기,
당신에게도 있으신가요?"
-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 중에서
마음 속에 감추어 둔 이야기를 숨김없이 말하려면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오래도록 깊은 곳에 품고만 있었던 '그 말'들을 꺼내야 하니까요.
미처 전하지 못했던 말들을 '부재중 통화' 형식으로 기록하는 전시가 있습니다.
작가는 전시장 내 공중전화 부스에 남겨진 목소리들을 모아 '세상의 끝'이라 부르는 지역에 흘려보내는데요.
첫 해에 모인 목소리들은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에, 그 후 모인 9만 5천통의 이야기는 이집트 사하라 사막에 놓여졌습니다. 올해 3월에 열렸던 전시에 남겨진 목소리들은 곧 아이슬란드 대자연에 흩어집니다.
그렇게 지난 6년 간 총 134,659통의 이야기가 세상 끝에서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었습니다.
내내 망설이고 맴돌기만 했을 마음들이 담긴 수많은 통화들. 사막 한 가운데에, 드넓은 강가에 이를 놓아주는 필름 영상을 보다 보면 어느새 연고도 없는 그 목소리들의 안녕을 간절히 바라게 됩니다.
기록된 내용들은 다양했습니다.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하는 가족을 향한 그리움, 헤어진 연인에게 전하는 뒤늦은 진심,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진솔한 나의 이야기. 저마다의 소회나 후회, 고백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었죠. 다수의 부재중 통화에는 '......' 긴 침묵만이 남겨졌습니다.
세상의 끝에서 자유롭게 흩어진 목소리들은 어디로 가게 되는 걸까요. 비록 당사자에게 직접 전하지는 못했을지라도, 그 어느 말보다 진심이 가득 담겼기에. 그 무게가 너무 무거워 멀리 가지 못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Tel. 1522-2290
지금도 수화기는 열려 있습니다.
끝내 전하지 못한, 당신의 '하지 못한 말'은 무엇인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