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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차 기프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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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Editor.
기프티드
여행 다섯 번, 다섯 곡 -1-
2023년 봄에 시작한 한 동아리가 인생에서 어느덧 꽤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대학원 휴학 상태로 말 그대로 쉬고 있던 나날들에서 큰 의미가 되어줬는데, 더 큰 의미가 되어준 것은 이 동아리 운영진 친구들과 매 방학 때마다 여행들이었다.
2024년의 겨울과 여름, 2025년의 겨울에 다녀온 세 번의 여행은 모두 각기 다르게 내게 큰 의미가 되어 남았고, 이 의미들을 대표할 수 있는 노래들이 한 곡 씩 있다. 하나씩 차곡차곡 소개해보겠다. 아마도 이번 여름과 내년 초에 여행을 한 번 씩 더 가서, 총 다섯 번의 여행을 다녀오게 될 예정이다. 하나씩
2024년 초 : Coldplay - True Love
10명이 넘는 인원이 함께 가는 여행은 난생 처음이었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이들 그랬다. 어느 정도는 낯설었고, 어느 정도는 설렜었다. 이 둘의 결과물은 매 순간 내가 받고 있는 느낌들에 대한 높은 집중력이었다. 주위 친구들의 말들과 그에 반응했던 내가 하나하나 다 또렷했고, 이해할 수 있었고, 쉬웠다.
당시 난 ‘2023년은 내게 어떤 의미로 남을까?’에 대해 고민했다. ‘난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사람’임을 증명하고 싶은 한 해였다는 점을 그 여행을 통해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이렇게 같이 있는 내가 참 자연스러웠고, 나에 대한 인상들도 따뜻하고 신선했다. 새벽까지 이야기를 주고 받았던 대화들이 머릿속에 스며들기 전의 물기처럼 남아있던 아침, 이 노래를 들으며 어린 시절부터 원했던 목표 하나를 이룬 듯해 기쁜 마음이 들었다.
이 노래 특유의 미니멀하고 동화같은 연출은 ‘어린 시절의 나’를 떠올릴 힘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에 단순하게 반복되는 바이올린 선율에 따뜻하지만 힘 있는 드럼 위에 깔끔하게 들리는 기타 선율과 보컬들은 여러 해 속에 그대로 남아 있는 ‘과거의 나’들을 소환했다. 그들 앞에서 내가 바래왔던 ‘친구들’과 대화하는 나를 보며 스스로에게 ‘내가 이렇게 됐다? 어때? 믿겨져?”라고 연거푸 말했다. 그들의 대답을 기다리며 시간은 정말 천천히 흘러갔다. 바닷가 앞에서 날아가는 새들과 은은한 파도들이 천천히 움직이는 듯 했고, 주위 친구들의 말들도 정말 희미하게 들렸다. 잠시 같지 않던 잠시가 지난 후, 그들로부터 고맙다는 답신을 받았다. 우리가 다 역할이 있었던 것 같아 고맙다는 답신을 받았다. 정말로 주위에 사람이 한 명도 없었으면 펑펑 울어버렸을 수 있었을 것 같다.
“Call it true, Call it true 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