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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차 혜

Keyword3.

여행

Editor.

여행을 완성했던 뜻밖의 순간

’오늘도 틀렸네‘, 돌아섰다면 만날 수 없었던 장면

여러분은 여행 중에 생각지 못한 장면을 마주한 적이 있나요?

여행은 늘 설렘으로 시작되지만, 예기치 못한 변수 앞에서는 괜히 기운이 빠지곤 하죠.
하지만 가끔은 그러한 변수가 뜻밖의 순간을 선물하기도 합니다.

하필이면 장마철에 떠나온 바람에 여러 계획들이 좌절되던 제주도에서의 마지막 날. 아쉬운 마음을 접어두고, 숙소 사장님의 추천으로 예정에 없던 함덕 바다에 가게 되었습니다. 바다 옆으로 까마득히 높아 보이던 서우봉 언덕을 한참 바라보다, 언제 또 와보겠나 싶은 마음에 천천히 걸어 올라갔습니다. 언덕 위에서도 여전히 구름진 하늘이었기에, 오늘도 제대로 된 노을은 보기 힘들겠구나. 생각하며 내려갈 채비를 하고 있었어요.

신발끈을 매다가 문득 빛이 새어나오는 느낌이 들어 고개를 들었을 때, 그야말로 꿈같은 풍경을 만났습니다. 비단결 양탄자가 널리 드리운 듯 다채로운 색을 내던 하늘, 그리고 그 빛을 온전히 받아내던 바다. 지금 보고 있는 게 현실인지 싶을 정도로 오묘하고도 비현실적인 빛이었죠. 그리고 순식간에 해가 저물면서 그 광경은 금세 사라졌습니다. (그 짧은 순간을 ‘*매직 아워’ 라고 부른다는 걸 나중에야 알게 됐습니다.)

계획에 없었던 여행지에서 생각지 못한 풍경을 만나니, 얼떨떨한 마음으로 버스에 올라탔던 기억이 납니다. 만약 우도로 가는 배가 취소되지 않았더라면, 숙소 사장님 말씀을 따라 함덕 바다에 오지 않았다면, 생각보다 높아보이던 서우봉 언덕에 지레 겁먹고 돌아섰다면. 오늘도 틀렸네, 단정짓고 중간에 내려왔다면 만나지 못했을 순간이라 생각하니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기분 좋은 변수가 되어준 그 곳, 서우봉 해변에서의 풍경을 여행을 마친 후에도 한동안 잊지 못했습니다. 이런 게 소위 말하는 ‘여행의 묘미’일까요? 계획대로 이루어지는 여행에서 느끼는 만족감도 분명히 가치있지만, 예상치 못했던 행운을 맞이하는 순간의 감정과 여운은 어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기억이 됩니다.

예고 없이 찾아온, 그래서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순간
여러분의 여행에도 그런 장면이 있었나요?

*매직아워(Magic Hour): 하루 중 단 몇 분, 해가 뜨기 전과 지고 난 뒤에 하늘이 마법처럼 빛나는 순간
항상 존재하지만, 날씨와 시야 조건이 맞지 않으면 쉽게 볼 수 없는 특별한 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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