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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차 연못
Keyword2.
호기심
Editor.
연못
호기심 그 환상 속으로
어린 시절 여러분들은 어떤 아이였나요? 저는 호기심이 많아 “이건 왜 그랬대?”,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하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아이였습니다. 그 덕분에 부모님을 비롯한 많은 어른들을 귀찮게 했지만,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던 순간은 지금도 잊지 못해요.
머릿속에 주인공을 그려 넣어 보고 또 다른 결말을 떠올려 보기도 하고, 그렇게 새로운 그림을 덧칠하면서 스스로의 내면 세계를 확장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할 영화 ‘더 폴(2006)’의 주인공 알렉산드리아 역시 호기심이 아주 많은 소녀입니다. 쇄골이 부러져 입원한 그녀는 촬영 중 다리를 크게 다쳐 걸을 수 없게 된 스턴트맨 로이와 병원에서 만나게 됩니다.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로이가 꾸며낸 이야기를 매개로 가까워지게 되는데요. 매번 결정적인 순간에 이야기를 끊으며 그는 알렉산드리아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이에 알렉산드리아는 뒷 이야기를 듣기 위해 로이를 도와주기 시작해요.
사실 우울증을 겪고 있던 로이는 알렉산드리아를 이용해 자살용 모르핀을 얻어내려는 속셈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 사실을 모르는 알렉산드리아는 그저 순수한 마음으로 로이를 도와주며 그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죠.
번번이 자살 시도에 실패하고 격분한 로이를 보며, 알렉산드리아는 그저 그가 불면에 시달려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로이를 위해 그녀는 모르핀을 훔치다 의자에서 떨어지면서 크게 다치고 맙니다. 다친 알렉산드리아를 보며 로이는 큰 자괴감과 죄책감에 시달리게 되어요.
눈을 뜨자마자 뒷 이야기를 들려 달라는 알렉산드리아에게 그는 이야기 속 주인공들이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끝내려 하는데요. 그들을 죽이지 말라고 애원하지만, 로이는 “이건 내 이야기고, 내 이야기에 해피엔딩은 없다.”고 말합니다. 이에 알렉산드리아는 “이건 내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맞서죠. 그 말을 들은 로이는 이야기 속 주인공을 살려내고 이야기가 해피엔딩을 맞이함으로써 현실의 로이 역시 희망을 되찾았음을 암시합니다.
영화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알렉산드리아의 호기심이 이야기를 이어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그녀가 로이의 이야기를 머릿속에서 재구성하며 자신의 세계를 확장해 나간다는 것입니다. 결국 세상에 대한 호기심은 또 다른 세상을 만드는 데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죠.
로이의 이야기가 점차 알렉산드리아의 이야기로 전환되는 것을 보면서, 호기심은 단순한 궁금증이 아닌 우리가 새로운 세계를 발견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또한, 호기심을 갖게 된 계기도 중요하지만 호기심으로 인해 나의 세계가 어떻게 확장되었으며, 어떻게 재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죠.
이처럼 ‘더 폴’은 호기심이 새로운 세계로 확장되는 과정을 아름답게 표현한 영화입니다. 어린 아이의 시선에서 현실과 이야기 속 세계를 넘나드는 이미지는 아름답다 못해 경이로울 정도예요. 감독 타셈 싱은 CG 없이 로케이션 촬영만으로 이 놀라운 영상미를 완성했다고 합니다. 위의 장면이 CG 없이 만들어졌다는 사실, 믿어지시나요? 그만큼 미학적으로도 뛰어난 작품이라 아주 깊은 영감을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여러분들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면 알렉산드리아와 로이의 이야기, 그 환상 속으로 빠져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