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KBS2TV 가요톱10 연말결산에서 가수 김흥국이 대표곡 ‘호랑나비’를 부르는 모습입니다.
‘호랑나비’는 김흥국의 인생곡이라고 불릴 정도로 가수 김흥국을 대표하는 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유의 밝은 에너지와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춤, 당시엔 흔하지 않았던 펑키한 멜로디로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요. 지금까지도 나얼, 김연우 등의 여러 가수들이 커버 하며 꾸준히 사랑 받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호랑나비’를 김흥국의 노래로 알고 있지만 사실 ‘호랑나비’는 두 명의 가수를 거친 끝에 김흥국을 만나 대중에게 알려졌습니다.
배따라기의 멤버인 이혜민이 작곡한 ‘호랑나비’는 1985년 이동기가 처음 발표했으나 큰 관심을 받지 못했고 이후 1987년 가수 김홍경이 다시 리메이크 했으나 이 역시 큰 사랑을 받지 못했죠.
그렇게 두 명의 가수를 거쳐 1989년 당시 거의 무명이었던 김흥국이 ‘호랑나비’ 리메이크 버전을 발표하며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게 된 것입니다.
무명가수와 무명노래의 만남
무명가수와 무명 노래의 만남, 어쩌면 보잘 것 없을 것 같은 이 만남은 엄청난 반응을 가져오는데요.
가수와 노래 간의 시너지가 폭발하며 31세 나이에 해당곡으로 가요톱10에서 골든컵을 수상합니다.
외모적으로 크게 어필하는 스타일도 아니었지만, 옆집 아저씨 같은 푸근한 인상으로 ‘호랑나비’라는 곡에 가장 어울리는 분위기가 느껴졌죠. 가수와 노래, 춤 삼박자가 모두 어우러져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습니다.
특히 호랑나비의 춤과 특유의 추임새인 ‘앗싸’ 등은 시대적인 유행이 되어 큰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
무명시절을 관통하는 가사
“호랑나비 한 마리가 꽃밭에 앉았는데
도대체 한 사람도 즐겨 찾는 이 하나 없네
하루 이틀 기다려도 도대체 사람 없네”
가사에는 꽃밭 위에 앉아 있지만 누구에게도 관심 받지 못하는 호랑나비를 말하고 있습니다. 흥겨운 멜로디와는 반대로 가사는 무언가 고독하고 외로운 느낌이 가득합니다. 어쩌면 김흥국의 무명 시절 같기도 한데요.
무명 시절 김흥국은 가사의 호랑나비처럼 대중들의 관심과 지지를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김흥국은 마치 자신에게 하는 말인 듯 호랑나비에게 말하죠.
“호랑나비야 날아봐 하늘 높이 날아봐
호랑나비야 날아봐 구름 위로 숨어봐”
그 말처럼 김흥국은 단번에 해당 곡으로 탑스타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김흥국의 보컬과 그루브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이 있듯, 자신에게 어울리는 노래가 있습니다. 김흥국의 ‘호랑나비’가 바로 그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익살스러운 분위기와 자신이 호랑나비가 된 것 마냥 흔들리는 그루브는 김흥국만이 해낼 수 있죠. 동시에 당장 옆집에서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아저씨 느낌을 콧수염과 더벅머리로 물씬 풍기고 있는데요. 처음보더라도 친근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김흥국이 가진 큰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흥국의 익살스러운 모습에 집중하느라 보컬은 잘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의 보컬은 굉장히 매력적인 음색입니다. 중저음의 남성적인 면모가 두드러지고 약간의 탁성이 그 매력을 더욱 부각시킵니다. 노래방에서 호랑나비를 부르면 왠지 김흥국의 목소리를 따라 걸걸하게 부르게 되는데요. 그만큼 그의 목소리가 노래에 잘 어울리는 목소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꽃밭 위에 앉아 있지만 누구에게도 관심 받지 못하는 호랑나비에게 괜찮다는 위로가 아닌 하늘 위로 날아보라는 응원을 전하는 노래 대중에게 외면 받던 노래와 무명이었던 가수가 만나 국민 애창곡이 된 노래,
운명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만남인 것 같습니다.
ⓒ Again 가요톱 10 : KBS KPOP Classic
ⓒ Again 가요톱 10 : KBS KPOP Class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