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랜만이야. 보고 싶었다는 말은 하지 않을게. 이제는 정말 너를 완전히 잊었어. 너와의 추억을 뒤로 하고 좋은 사람을 만나 안정적인 연애를 하고 있어. 그럼에도 이 글을 너를 향해 쓰고 있는 이유가 있다면, 그건 아마 너도 잘 지내고 있기를 바라서일 거야. 우리 너무 힘들었잖아. 너무 어릴 때 만나 미숙한 사랑을 나누고 서로의 마음을 의심했잖아. 지금 생각하면 누가 봐도 첫사랑이었는데, 그때는 첫사랑이 되게 거창한 것인줄 알았고 우리는 너무 초라해 보였어. 우리는 초라한 게 맞았고 우리의 사랑이 거창한 것도 맞았어. 넌 저녁을 컵라면으로 떼웠으면서 내가 배고프다고 말하니 나에게 간식을 사줄걸 후회했던 모습, 주변 이에게 스스럼없이 나를 소개했던 모습, 나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전부 안아주던 너를 기억 속에서는 평생 잊지 못할 거야. 넌 영원한 나의 첫사랑이 될 거야. 밤바다를 갈 때마다 너를 떠올리겠지. 그게 너무 미웠던 날들도 있었는데, 이젠 괜찮아. 나 이제 너무 잘 지내고 있어. 악도 끊었고 밥도 잘 먹어. 그러니까 너도 이제 내 걱정 말고 잘 지내면 좋겠다. 내 소원권 하나 더 남았던 것 같은데, 꼭 행복해져. 너무 행복해져서 그 소식이 내게까지 들려올 만큼 행복해져. 나 진심으로 정말 너무 힘들 때마다 네 생각을 하며 버텨냈어. 너는 내 삶의 이유였고 내 글의 뮤즈였어. 잘 지내, 내 영원한 8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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