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나를 바라보는 그 두 눈을 들여다보기만 해도 사랑을 느낄 수 있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내가 어떤 모습이든지 간에 나를 사랑하고 안아주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세상 어느 누구한테도 그 사람이 주는 그러한 사랑을 받을 수 없었기에 나는 그 사랑에 기대어 하루를 살아가고 하루를 견뎌냈습니다.
그 사람과 나누는 대화는 별 거 아니여도 늘 웃음이 넘쳐났고, 그 사람의 옆에 있을 때는 어떠한 걱정도, 불안도,슬픔도 나를 괴롭히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 사람이 영원히 내 곁에 있을거라 착각했고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러나 추운 겨울날 저녁 나를 그렇게 사랑했던, 내가 그렇게 사랑했던 그 사람은 이 세상을 떠나갔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은 나의 생각보다 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 사람을 떠나보낸 뒤 한 동안은 그 사람의 사진을 붙들고, 녹음된 목소리를 듣고 눈물 지으며 모든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내면 괜찮아질 거라 생각했던 것과 달리 날이 갈수록 오히려 더욱 슬퍼지는 마음에 더는 그 사람의 사진조차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나를 살게했던 나를 바라보는 사랑이 담긴 그 두 눈이, 따뜻했던 그 목소리가 나를 살 수 없게 만드는 것만 같았습니다.
시간이 더 흘러 몇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리움은 옅어지긴 커녕 더욱 짙어져만 갑니다.
그 사람이 너무나 보고싶고 그리워질 때면 이 노래를 들으며 일기같은 편지를 씁니다. 오늘 내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왜 당신이 보고싶었는지… ….
그렇게 한참을 써내려가다 보면 그 사람이 지금 내 곁에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아마 지금으로부터 수십년이 지나도 슬픔과 그리움이 사라질 순 없겠지만 언젠가는 그 사람을 웃으며 추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내가 아는 그 누구보다 사랑이 많은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이었으니까요.
할머니,
내게 과분하다 못해 넘치는 사랑을 줘서
사랑이 뭔지 가르쳐줘서 고마워.
있잖아 나, 할머니처럼 살게.
다른 사람에게 다정하고 상냥한 사람이 될게.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 씩씩하게 걸어갈게.
부끄러움 없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할게.
단단한 사람이 될게.
그러니까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는 날엔
나 웃으며 맞아줘 그리고 꽉 안아줘.
너무 보고싶어 정말 많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