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 너와의 3년 간의 연애가 끝이 났다.
중간중간 여러 번 헤어졌었지만 이내 우린 다시 만났다.
이제 와 고백하는 거지만 나는 너와의 연애가 처음이었다. 널 만나기 전에는 연애의 필요성을 몰랐다. 오히려 주변 친구들이 여자친구랑 싸워서 힘들어하는 모습이나 전 여자친구를 못 잊겠다고 하는 모습을 보면 한심한 생각까지 들었다.
그런데 우연히, 정말 우연히 널 만났다. 나를 보며 수줍게 웃는 네가 너무 좋았다. 무뚝뚝한 나를 사랑해주는 네가 좋았고, 늘 밝은 네가 너무 좋았다. 이게 첫사랑이구나 싶었다.
네가 내게 이별을 통보했을 땐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그제서야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고 매일매일이 우울증에 걸린 사람처럼 힘들게 지냈다. 너 때문에 울기도 해보았다. 이내 나의 진심이 네게 닿은 것일까, 넌 다시 내게 돌아와주었다.
그런데 이젠, 널 보아도 두근거리지 않는다. 익숙함에 속아 사랑을 잃지 말라는 말이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난 확실히 깨달았다. 이 감정은 익숙함이랑은 다르다고, 더이상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네가 날 몇 번이고 붙잡는 걸 보고 솔직히 아예 흔들리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넌 나의 첫사랑인데. 그렇지만 우리는 더이상은 아니란 걸 깨달았다. 그냥 그뿐인 것이다.
네가 최근에 많이 힘들어한다는 걸 친구들을 통해 전해듣는다. 내가 싫어하는 행동들을 한다고 한다. 내 이야기를 하고 다닌다고 한다. 이럴수록 네가 많이 밉다. 정말 정말 밉다. 너와의 추억이 부정적인 감정으로 물들 것만 같다.
그렇지만 너는 내가 한때 가장 많이 사랑한 사람이기에 나는 더이상 너에게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을 것이며 감정도 품지 않을 것이다. 정말 너를 사랑하였다. 이젠 그뿐이다.
언젠간 이 선택을 후회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난 행복하다.
졸업식 날에 내 첫사랑이었던 너와 사진 한 장 예쁘게 찍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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