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떡볶이 코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긴 떡볶이 코트 말고 상의 떡볶이 코트요. 철없을 시절 제 생일에 남자친구와 저녁 데이트에 멋지게 입고 가려고 엄마한테 조르고 졸라 20만원이 넘게 샀던 옷입니다 그 때 저의 집안 사정이 안좋은 것을 알고 있음에도 가족보다 남자친구와의 추억이 더 소중했기에 멋도 모르고 카드를 긁었던 시절이 생각나네요 학교에 입고가기에도 혹여나 선생님께 혼날까봐 못입고 주말에 홍대나 대학로 갈 때나 입었던 코트. 인생에서 코트를 입어 본 적도 만져 본 적도 없는 나였기에 코트가 이렇게 무거운지 까다로운지도 몰랐습니다 세월이 지난 만큼 남들이 부러워하는 딸이 되지 못해 자랑할 수 없는 초등학교 2학년 때 받아쓰기 100점 맞은 거 이후에는 딸 자랑 한 적 없는 이 못난 딸이 해주는 게 없어 미안할 뿐 입니다 늦둥이 딸을 낳고 길러주신 만큼 행복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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