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특별한 추억의 옷이 있다. 바로 ‘짬복’이다. ‘짬복’이라는 단어만 들어보아도 마치 어떤 냄새가 날듯한 글자이지 않는가. 나에겐 그 시절 그곳, 바로 군대로 나를 데려가는 냄새를 맡을 수 있다.
군대에서 보급되는 활동복을 시작으로 내 ‘짬복’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활동복은 군생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군생활 중 전투복 외에 입을 수 있는 옷이 활동복으로 한정되어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군생활에서 활동복을 착용하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이 활동복에서도 재미있는 요소들이 있다. 바로 군대의 서열 즉, '짬'을 상징하는 요소가 있다는 사실이다. 활동복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되었다. 이런 변화된 디자인 때문에 어떤 활동복을 입었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군생활 시기 즉, 짬과 서열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구형 활동복을 ‘짬복’이라고 부른다. 이 ‘짬복’은 단종되어 개수가 한정적이라 매우 귀하다.
고참이 전역을 하면서 후임에게 물려주는 전통이 있는데 후임들은 이 서열을 상징하는 ‘짬복’을 받기 위해 경쟁을 벌인다. 필자는 경쟁에서 승리하여 ‘짬복’을 얻게되었다. ‘짬복’을 입고 돌아다녀보니 후임병들이 인사를 더 크게 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깟 짬복이 뭐가 대수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생활복 차림일 때에는 상대방의 계급을 알 수 없다. 하지만 ‘짬복’이면 말이 다르다. ‘짬복’의 계급은 상병4호봉 이상의 인식을 갖고있다. 따라서 축구나 풋살을 할 때 ‘짬복’을 입은 사람에게는 사람들이 공을 뺏지않고 피하는 재미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이 추억이 담긴 ‘짬복’을 바라보면 그 시절 군대로 나를 데려간다. 내가 일병이었을 때 ‘짬복’입은 사람이 오면 긴장했던 기억도 난다. 군대 전역자들은 웃으면서 이 글을 보고있을거라고 나는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