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꽤 오랫동안 낭만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살고 있는 이 시간이 내게 지루하고 지겹고 무기력한 이유는 내 삶에 무언가가 빠져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취미인지, 돈인지, 음식인지, 시간인지, 직업인지, 건강인지, 나인지, 가족인지, 사람인지, 사랑인지.. 도무지 모르겠더라고요.
삶을 가득 채우고 싶은데 무엇이 부족한지 가늠이 안되던 날들 중 어느 순간, 어쩌면 낭만인가 싶었어요.
그렇다면 낭만이란 건 뭘까.
남들은 어떤 걸 낭만이라고 부르나.
낭만이라는 게 지극히 주관적이고 사적인 영역이라면
나는 어떤 것을 낭만으로 삼아야하나.
이렇게 제 낭만에 대한 탐구를 시작했습니다.
좋거나 싫은 것, 멋있거나 초라해보이는 것, 닮고 싶거나 그 반대인 것, 조화롭거나 과해보이는 것, 예뻐보이거나 흉해보이는 것.
느끼는 모든 것들에 대해 무작정 적었습니다.
감정과 생각은 휘발되니까요.
저의 낭만은 그렇게 점차적으로 뭉쳐졌습니다.
리에이크 매거진이 낭만으로 삼은 것은 취향이더군요.
살짝 바랜 시간이 더해진.
저의 낭만은 열정이 향하는 곳에 있습니다.
끊임없이 바라보고 생각하고 적는 동안,
어떤 것를 위해 무엇을 하는 것엔 어김없이 열정이 깃들어 있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정체 모를 것을 찾아보고자 열심히 적어내린 글자들 자체로 낭만이 되었습니다. 이 또한 낭만적이지 않나요?ㅎㅎ
그리해서 제 낭만 아이템은
낭만에 대해 적어 온 다이어리와 항상 쓰던 펜으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