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살 고등학생 시절에 만났던 운명적인 사람이 있었습니다. 같은 학교이지만 서로 이름만 알고 친구 너머의 친구였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전학을 가게 된 후에 그 친구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학교에서는 친해지지 못 해서 아쉬웠어 친해지고 싶어서 연락줬어' 전 이 연락을 받고 무척 기뻤습니다 간간히 보던 친구이지만 외적으로 정말 저의 완벽한 이상형이였었어요. 그래서 핸드폰 알람이 켜질 때마다 연락을 바로 보고 온 종일 그 친구의 생각으로 가득했습니다 짝사랑을 했네요 허허 그렇게 연락을 주고받고 만나서 놀기로 했습니다 그 친구와는 처음으로 둘 이서만 만나는 자리여서 굉장히 기대가 됐지만 한 편으로는 낯을 심하게 가리는 전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이런 감정을 갖고 집을 나서기 전에 잘 보일라고 열심히 머리도 손질도 했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 보고싶던 영화가 있어서 보러 갔습니다 그 친구와 제가 사는 곳 중간인 홍대입구역에서 만나기로 하고 얼른 뛰어갔습니다 그 친구를 보자마자 알 수 없는 감정이 막 느껴지기 시작해서 진짜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됐습니다. 홍대에서 영화를 보고 사진도 찍고 카페에서 케이크도 먹고 저녁엔 연남동에서 둘이 산책을 하는데 좋아하는 마음이 더 커져가는 중에 그 친구가 진지하게 만나보자고 한 마디 하는 순간 아마 이 날이 제가 살면서 가장 크게 눈을 뜬 날이 아닐까 싶네요 당연히 만났습니다. 이 일로 18살의 제 겨울은 가장 따뜻한 겨울이 됐습니다. 그렇게 여운이 남는 데이트를 마치고 크게 트러블 없이 만나고 있었습니다
고3 여름 그녀와 저는 입시로 바쁘게 보냈습니다 그 친구는 미술대학 저는 체육대학으로 서로 예체능을 준비하느라 더욱 서로를 신경을 쓸 수 없었고 소홀했던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싸우는 일도 종종 많았고 헤어질 뻔했던 일도 있었지만 그래도 서로 의지하면서 지내왔습니다. 하지만 그 한계도 있었던 걸까요 결국엔 이별 통보를 받았습니다. 받았을 때는 덤덤했습니다 대학이 1순위였고 정말 간절했던 건 그녀가 아닌 대학이라 당시엔 아무런 감정도 없이 눈물이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다 점점 입시가 끝나가는 중에 다리에 부상을 당해서 체육대학을 못 가는 상황이 오자 대학보다 그 친구가 더 생각이 났습니다.
고3 저에게 가장 크게 힘을 준 것은 가족도 아닌 친구도 아닌 저의 첫 사랑 그녀였습니다. 항상 응원해주던 그녀가 너무 생각이 나서 연락을 해봤지만 돌아오는 답은 거절의 답이 왔습니다. 그 때가 돼서 처음으로 이별에 울어보고 이별이라는 감정을 느꼈습니다
다행히도 전 무사히 대학을 갔고 그 친구의 소식은 아직 모르지만, 성실했던 친구였으니 잘 갔으리라 생각합니다.
저의 첫 사랑은 처음 사랑하거나 가장 많이 사랑하거나 그런 진부한 사랑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저의 첫 사랑은 헤어져도 아직 생각나고 그립고 긴 여운이 남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첫 사랑은 추억으로 남길 때 가장 아름답다고 하던가요 오랜만에 그 친구를 보고싶네요 몇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친구가 그립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도 첫 사랑이 있으신가요
신청곡은 리즈로(LIZRO)의 그믐달 신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