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희상 - 애열 ' 신청합니다.
작년 겨울이었어요. 이맘 때쯤 당신과 부산에서 그 언제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냈어요. 우리는 광안리 해변에 앉아 손발이 얼고 얼굴이 아플만큼 차가웠던 바람을 맞으며 세네시간을 함께 노래를 나눠 들었죠. 당신도 이 기억이 아직 가슴 깊이 남아있으련지요. 전 아직도 그 기억에 살아, 종종 혼자 광안리에 들르곤 합니다. 시간이 지난 지금도 광안리에 갈 때면 당신과 듣던 노래를 혼자서 듣곤 합니다. 그 중 제게 가장 소중한 애열이라는 노래를 당신이 기억할지, 아직도 듣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혹여라도 이 사연이 채택 돼, 우연히 당신이 이 노래를 다시금 접하게 된다면 우리 그 날, 그 장소, 그 온도로 돌아가 그 때를 잠시나마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편지[전문]
한 번쯤은 제대로 당신 안부를 묻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이렇게 인사를 전하네요.
당신의 겨울은 어떠셨나요.
추운 계절이었는데 자주 따뜻했을까요.
나는 당신이 아주 많이 그립고
보고 싶고 또 보고 싶은데.
잘 지내는지 궁금할 거고
어느 날엔 당신을 기다리며
온갖 상상을 습관처럼 남발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은 결국 내 곁에 없으니,
당신의 계절은 늘 봄이길.
당신이 좋아하는 모든 것들은
당신을 사랑해주길.
항상 봄의 시작을 알리던
꽃같은 웃음 잃지 말고
항상 웃는 일만 가득하길.
추신. 애열(愛悅) : 사랑하고 기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