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대구에 사는 여고생입니다.
저는 지금껏 아직 연애를 해본 적이 없는데요..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해본 적도 없고 호감이 있어서 연락을 하거나 밖에서 몇 번 만나면 호감이 없어져서 연락을 끊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저는 꿈같은 이상형과 연애를 하는 로망을 가진 모솔로 지내고 있었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고등학교 1학년 체육대회를 하던 날이었어요. 저는 방송부라서 친구들을 찍어주는 용도로 아이패드를 들고 다녔어요. 그 때 처음 보는 선배가 저를 툭툭 치시더니 "나 얼굴 확인 좀 하게 아이패드 한 번만 빌려주라" 이러시는거예요. 살면서 이러신 분..? 아무튼 첨 보는 사람에게 말을 쉽게 거는 선배를 보며 '우리 학교에 저런 사람이 있었나... 이렇게 괜찮은 사람이?'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그 선배는 패드를 보면서도 막 "뭐 이래 어렵노. 어려워서 못 쓰겠다" 막 그러셨어요. 원래 반대되는 성향이 끌린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저는 그 선배에게 끌리기 시작했어요. 아직도 생각나는 그 선배의 첫인상은 아이비리그 컷에 동글하면서도 네모난 얼굴형에 좋은 피부, 검은 바지에 검은 후드티를 입고 심판들만 입고 있는 체육조끼? 그걸 입고 계셨어요. 사실 그 때 까지만 해도 이 선배를 좋아한다라는 생각보다는 괜찮은 사람이다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 날 오후, 그 선배는 친구들과 캐치볼을 하고 계셨고 쪼그려앉아서 포수처럼 공을 받고 있는 모습을 보고 야구를 좋아하던 저는 의심할 여지 없이 그 선배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첫눈에 반한거죠.. 친구에게 그 아이비리그컷 한 심판 선배 이름 뭐냐 물어보니 바로 답하더라구요 알고보니 그 선배는 저만 몰랐을 뿐 학교에 모르는 사람이 잘 없는 인싸였어요. 저는 인스타에서 그 선배 이름을 검색해 바로 팔로우를 걸었고 시간이 좀 지나 그 선배도 팔로우를 해주셨습니다. 연락을 해볼까 말까 고민을 하던 저는 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을 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그 선배가 여자친구가 있었거든요.. 그것도 무척 정말 정말로 이쁘신... 자존감이 저 바닥으로 떨어진 저는 좋아하지 않겠다 결심을 했어요.. 그래 그렇게 키 크고 얼굴도 괜찮고 성격도 좋은 선배가 여친이 없을 리 없지.. 생각하며 포기하려고 했죠. 하지만 태어나서 반했다, 좋아한다 라는 감정을 그 선배에게 처음 느껴서 그런지 그 선배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았어요. 그렇게 마음을 숨긴 채 시간은 흘렀고 저는 2학년, 선배는 3학년이 됐습니다. 오랫동안 좋아해서 그런지 저와 친한 친구들은 제가 그 선배를 오랫동안 좋아했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근데 보통 연애를 하면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쯤은 여친이 스토리에 올라오잖아요? 근데 너무 정말 너어무 안 올라오길래 친구들한테 말을 했더니 저의 친구 중 그 선배랑 친한 3학년과 친한 애가 물어보겠다고 했고 헤어졌다는 사실을 알게됐죠. 그러면 안되는거 알지만 너무 기뻤어요. 하지만 헤어진다고 해도 크게 달라지는건 없더라고요. 선배가 여친이 있는 기간동안 저는 선배를 좋아하는 마음이 너무 커져버려서 그런지 괜히 다가가거나 연락을 해서 그냥 지켜보는 것도 못하게 될까봐 절 싫어할까봐 아무것도 못하겠었어요. 시간은 빠르게 흘러서 1학기가 끝나고 3학년들은 원서 접수를 할 시기에 저희는 중간고사가 끝나서 친구들끼리 이월드를 갔어요. 가서 그냥 장난으로 "니 메가스윙 타면 내가 그 선배한테 연락한다" 이랬죠.. 그 친구는 죽더라도 제가 연락하는건 보고 죽어야겠다며 정말 메가스윙을 탔습니다. 정말 보낼까 말까 하다가 카멜백 타고 출발하기 직전 '안녕하세요'를 보내버렸어요. 정말 7살 때 처음 탄 카멜백보다 저 당시에 탄 카멜백이 심장이 훨씬 더 빠르게 뛰었어요. 30분이 지나도 읽지를 않길래 안읽씹은 너무 비참한데.. 생각한 순간 폰을 보니 답장이 와있더라구요.. 존댓말로 '네 안녕하세요'라고 왔길래 정말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절 아냐고 물어보니 안다고 하더라고요. 안다면 제가 후배인것도 알텐데 꼬박꼬박 존댓말하는 것과 완벽한 맞춤법, 띄어쓰기 하며 더... 좋아져버렸어요ㅠㅠ 정말 연락하는 내내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몇마디 안 나눈 대화긴 하지만 저는 그 선배를 1년동안 좋아하고 그 1년만에 처음 나타낸 호감 표시였습미다ㅠㅠ 그 연락 이후 제 성격상 더 이상 연락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수능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고 너무 많은 연락을 하면 피곤해할까봐 오히려 정이 떨어질까 그런 걱정땜에 연락을 안했기도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라방을 켰고 저는 그 라방애 참여를 했습니다. 근데 그 선배가 들어오신겁니다.. 저는 당황해서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너무.. 티를.... 내더라구요... 막 목소리도 이쁘게 하고 말조심도 하면서 라방을 하고 있는데 저희 대화에 맞춰서 댓글도 다시더라구오.. 정말 댓글을 봤을 땐 정신이 반틈 나갔어요ㅜ. 그러다가 친구가 누구 초대하지~ 하다가 그 선배가 댓글로 자기를 초대해달라고 했습니다. 정말 미친거 같지만 네.. 저와 제 친구, 그리고 그 선배 이렇게 셋이 라방을 했어요. 그제서야 듣게 됐어요 절 왜 알고있는지.. 저희 담임쌤이 젊으셔서 저희랑도 되게 친하게 지내고 특히 좋아하는 남자 생기고 그러면 담임쌤한테 말을 했었는데요 저희 담임쌤이 1학기 기말 때 그 선배 반에 시험 감독으로 들어가셨고 그 선배를 보자마자 "니가 땡땡땡이야? 우리반에 니 좋아 죽는 애 있는데" 이렇게 말씀을 하셨다고 ... 그 이후로는 대충 알게 되었대요. 확신을 하게 된건 저희 학교는 전교회장 투표를 강당에 모여서 연설을 직접 듣고 종이에 써서 뽑는데요 정말 우연히 저희반과 그 선배 반이 바로 옆자리였고 그 선배는 저를 보고 일부러 옆에 앉으셨다고 합니다. 근데 아니나 다를까 저희 담임쌤과 저와 눈빛을 교환하는게 너무 티났고 다른 아이들도 호들갑 떠는게 너무 티나서 그 때 알아차렸다고 하셨어요. 그 모든걸 들은 저는 꿈인가.. 지금 이게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 맞나 이걸 좋아해야 하나 여러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 이후에는 학교에서 만나면 먼저 인사도 해주시고 연락도 종종합니다. 그치만 선배는 저를 그냥 친한 후배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가끔은 저를 갖고노는거 같기도 하구요. 정말 나이스한 개새끼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선배님입니다.. 정말 싫고 뭐 저런게 다있나 싶다가도 연락 한번에 스토리에 누른 하트 한번에 사르륵 녹는 제 자신이 싫더라구요. 이제는 벌써 12월달입니다. 수능 친 3학년은 학교도 잘 안 오고 와도 오전 수업만 하고 가니 영 만날 일이 없어요. 이대로 더 못 만나고 졸업하면 영영 못 만나는건 아닌가 이런 생각할 때마다 착잡하고 슬퍼요. 더군다가 선배는 학교를 서울 쪽으로 갈 것 같아서 정말 뭘 더 해야지 졸업하고도 만날 것 같은데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치만 또 한편으로는 이제는 그 선배를 놓아줄 수 있을거 같아요. 그냥 연락도 해봤고 인사도 해봤고 나에게 이정도면 만족할만 하지 않나.. 또 누군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은 설레게 하잖아요? 저로 인해 그 선배가 약간의 재미를 봤다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그냥 졸업 전 얼굴 한 번 제대로 보면 좋겠네요. 제가 데이트 신청을 할 수나 있을까요 ㅋㅋㅋ 연락도 1년만에 한 전데.. 제가 정말로 겁나는건 그 선배가 졸업하고 오랫동안 못 만나도 그 선배를 좋아할까봐.. 또 정말 나중에 우연히 마주쳤는데 서로 모른척 할까봐.. 이제는 정말 그 선배를 놔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기말 끝나고 겨울방학이 시작되면 정말 끝인거 같아 붙잡고도 싶고 근데 또 붙잡으면 뭐하나 어차피 떠날 사람인데 막 여러가지 생각이 들며 고민에 잠기곤 합니다. 정말 제가 누군가를 좋아하며 가장 새로웠던 경험은 노래 가사에 몰입을 하게 되더라고요. 잘 지내자, 우리 라는 노래 아시나요?? 그 노래가 왜 그렇게 슬픈지 ㅋㅋㅋㅋㅋ 울다가 우는 제가 우스워 웃은 경험이 있어요. 첫사랑은 다들 안 이루어진다고 하길래 저 혼자 그 선배는 첫사랑은 아니지 않나..? 막 이렇게 합리화를 합니다. 운명이라면 어떻게든 만나게 되겠죠? 뭐 그 이후에 못 만나게 되어도 제 칙칙한 학교 생활을 조금이나마 즐겁게 해주셔서 감사하네요. 저는 아마 오랫동안 선배를 못 잊을거 같으니 선배도 가능한 오래 기억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