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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Club 1st
1주차 우연 | 우연히 경험해서 좋았던 기억이 있나요?
2주차 호기심 | 오랫동안 간직해온 호기심이 있나요?
3주차 자유주제 | 여러분의 취향을 자유롭게 소개해 주세요.


3주차 청피
나이를 먹을수록 참는 일이 많아집니다. 불의에 부딪혀 화를 내봤자 손해를 보고, 살을 부대끼던 혈육들과 싸워봐야 내 살만 깎아먹게 되고, 사랑을 잔뜩 퍼줘도 상처만 받게 되는 그런 일 말입니다. 영원한 그리움을 참아내고, 나의 한계를 깨달으며 우주보다 넓을 것 같던 나의 세계는 한풀씩 작아집니다.
술은 그 런 시간 속에서, 깊이 묻어두었던 나에게 솔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마법 같은 위로를 주는 술에 대한 큐레이션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저의 주제를 잡게 되었습니다. 사실 프로필에 적었던 ‘술과 예술’이라는 키워드는 예정에 없었습니다. 갑자기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후회했어요. 두 개 모두 어려운 주제더라고요.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은 했는데 어떠셨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일단 글을 쓸 때 진심을 다해 쓰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진심이라는 것은 보장합니다! 참고로 술을 먹고 쓴 적은 없습니다.
마지막 글에서는 저처럼 진심을 다해 쌀의 정수를 꾹꾹 눌러 담은 술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쇠락해가던 아사히주조를 살린 사케로, 맛에 대한 타협 없이 공을 들여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바로 닷사이 준마이 다이긴죠 23입니다. 여기서 23은 쌀의 77%를 깎아내고 23%만 남겼음을 의미합니다. 솔직히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만, 쌀의 영혼을 깎아서(?) 만들어서인지 술맛은 정말 기가 막힙니다. 깔끔한 발효 곡주 향기가 향긋하고, 전혀 뒷맛이 남지 않는답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맛이라 어쩌면 특별하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요. 기본 중의 기본을 제대로 하는 술인지라, 이 정교함을 따라잡기는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국내가로 한 병에 15만원~18만원 정도로 쉬운 가격은 아니지만, 특별한 날에 소중한 사람들과 한 잔 하기 좋습니다.
과한 음주는 나에게도, 남에게도 상처를 줍니다. 하지만 적절한 음주는 우리의 깊은 마음속에서 고개 내밀지 못하고 있던 자신을 끌어주는 묘약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고단한 일상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술의 묘미를 많은 분들과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곧 만나 뵐게요!
술은 그 런 시간 속에서, 깊이 묻어두었던 나에게 솔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마법 같은 위로를 주는 술에 대한 큐레이션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저의 주제를 잡게 되었습니다. 사실 프로필에 적었던 ‘술과 예술’이라는 키워드는 예정에 없었습니다. 갑자기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후회했어요. 두 개 모두 어려운 주제더라고요.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은 했는데 어떠셨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일단 글을 쓸 때 진심을 다해 쓰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진심이라는 것은 보장합니다! 참고로 술을 먹고 쓴 적은 없습니다.
마지막 글에서는 저처럼 진심을 다해 쌀의 정수를 꾹꾹 눌러 담은 술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쇠락해가던 아사히주조를 살린 사케로, 맛에 대한 타협 없이 공을 들여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바로 닷사이 준마이 다이긴죠 23입니다. 여기서 23은 쌀의 77%를 깎아내고 23%만 남겼음을 의미합니다. 솔직히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만, 쌀의 영혼을 깎아서(?) 만들어서인지 술맛은 정말 기가 막힙니다. 깔끔한 발효 곡주 향기가 향긋하고, 전혀 뒷맛이 남지 않는답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맛이라 어쩌면 특별하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요. 기본 중의 기본을 제대로 하는 술인지라, 이 정교함을 따라잡기는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국내가로 한 병에 15만원~18만원 정도로 쉬운 가격은 아니지만, 특별한 날에 소중한 사람들과 한 잔 하기 좋습니다.
과한 음주는 나에게도, 남에게도 상처를 줍니다. 하지만 적절한 음주는 우리의 깊은 마음속에서 고개 내밀지 못하고 있던 자신을 끌어주는 묘약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고단한 일상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술의 묘미를 많은 분들과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곧 만나 뵐게요!


3주차 진진
예상치 못한 환대의 향기
익숙한 향기로 인해 추억이 소환되는 경험을 한 적 있으신가요? 낯선 장소와 공간이 갑자기 친근해지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공중목욕탕에 다녀온 아버지에게서 나는 스킨향, 출근 지하철역에서 옛 연인이 선물한 향수가 불러일으키는 감정은 마음의 진폭을 건드립니다. 후각은 시공간에 대한 기억과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는 듯합니다.
꽤 오래된 기억이지만 여전히 저에게 영향을 미치는 향이 있습니다. 이솝Aesop의 아로마틱 핸드 워시입니다. 경남 부산에서 외로운 군 시절을 보낼 때, 주말마다 집으로 초대해 주던 가정이 있었습니다. 생후 6개월이 된 아기까지 있었지만, 초대받아 따뜻한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곤 했습니다. 금요일 저녁, 그 집에 들어가 손을 씻고 나면, 향긋한 시트러스 잔향이 손에 묻어있었습니다. 그 향은 고단한 타지 생활의 위로가 되곤 했습니다.
전역 후 서울로 돌아왔지만, 종종 환대받았던 기억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이솝 매장을 방문합니다. 일반적인 스킨 케어 브랜드는 매장에 들어선 고객에게 컨설턴트가 다가와 원하는 제품을 묻고 곧장 구입까지 독려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솝은 시간을 들여 고객과 대화하기를 원합니다. 따뜻한 차를 권하고, 세면대에서 손을 닦게 하죠. 그러면서 곁에 서서 제품에 대해 정보를 건네거나 대화를 나눕니다. 다양한 주제로 말이죠. 이곳에선 포식자 같은 직원에게 둘러싸이는 기분을 느끼는 대신 뭔가를 발견하고, 배우고, 들어서 올 때보다 나갈 때 환대받았다는 인상을 받곤 합니다.
어떤 향기는 저에게 선명한 기억입니다. 향기를 통해 누군가를 기억하고, 어떤 이의 기억 일부가 되는 삶을 떠올려봅니다. 풍족한 삶은 아니더라도 풍성한 삶이지 않을까요. 여러분도 스쳐 가는 향에서 기억을 더듬어 볼 수 있는 추억을 가지고 계신가요?
익숙한 향기로 인해 추억이 소환되는 경험을 한 적 있으신가요? 낯선 장소와 공간이 갑자기 친근해지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공중목욕탕에 다녀온 아버지에게서 나는 스킨향, 출근 지하철역에서 옛 연인이 선물한 향수가 불러일으키는 감정은 마음의 진폭을 건드립니다. 후각은 시공간에 대한 기억과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는 듯합니다.
꽤 오래된 기억이지만 여전히 저에게 영향을 미치는 향이 있습니다. 이솝Aesop의 아로마틱 핸드 워시입니다. 경남 부산에서 외로운 군 시절을 보낼 때, 주말마다 집으로 초대해 주던 가정이 있었습니다. 생후 6개월이 된 아기까지 있었지만, 초대받아 따뜻한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곤 했습니다. 금요일 저녁, 그 집에 들어가 손을 씻고 나면, 향긋한 시트러스 잔향이 손에 묻어있었습니다. 그 향은 고단한 타지 생활의 위로가 되곤 했습니다.
전역 후 서울로 돌아왔지만, 종종 환대받았던 기억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이솝 매장을 방문합니다. 일반적인 스킨 케어 브랜드는 매장에 들어선 고객에게 컨설턴트가 다가와 원하는 제품을 묻고 곧장 구입까지 독려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솝은 시간을 들여 고객과 대화하기를 원합니다. 따뜻한 차를 권하고, 세면대에서 손을 닦게 하죠. 그러면서 곁에 서서 제품에 대해 정보를 건네거나 대화를 나눕니다. 다양한 주제로 말이죠. 이곳에선 포식자 같은 직원에게 둘러싸이는 기분을 느끼는 대신 뭔가를 발견하고, 배우고, 들어서 올 때보다 나갈 때 환대받았다는 인상을 받곤 합니다.
어떤 향기는 저에게 선명한 기억입니다. 향기를 통해 누군가를 기억하고, 어떤 이의 기억 일부가 되는 삶을 떠올려봅니다. 풍족한 삶은 아니더라도 풍성한 삶이지 않을까요. 여러분도 스쳐 가는 향에서 기억을 더듬어 볼 수 있는 추억을 가지고 계신가요?


3주차 조이
하루카 나카무라를 아십니까? 이 분을 알게된 건 정말 우연이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 출근길 셔틀버스에서 문득 생각했습니다.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는 음악을 듣고 싶다고. 그렇게 흘러가듯 음악 어플을 켜자, 하루카 나카무라의 ‘morning’이라는 곡이 추천되었습니다.
아무런 기대 없이 재생 버튼을 눌렀고, 그 순간부터 저의 아침은 그의 음악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게 몇 달 동안 그의 음악을 듣다 보니, 아침뿐만 아니라 출근길 버스 안에서도 그의 앨범 전곡을 찾아 들으며 하루를 열었습니다. 그의 선율 속에서 나는 어쩐지 잊고 있던 감정들을 떠올렸고, 그 감정들은 어느새 나의 일부가 되어 있었습니다.
류이치 사카모토 이후로 이렇게 한 음악가의 작품에 깊이 빠져본 적이 있었나 싶었죠. 낯설고도 익숙한 이 감각이 신기하게만 느껴졌습니다.
어느 날, 영화 <룩백>을 보게 되었다. 영화가 시작하고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나는 눈물이 맺혔습니다. 이야기의 힘도 있었지만, 그보다도 음악이 너무도 벅차게 다가왔기 때문이었는데요. 어딘가 익숙하면서도 잊고 지낸 감정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듯한 멜로디. 영화를 다 보고서야 그 음악의 주인공 역시 하루카 나카무라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의 음악은 나도 모르는 새에 내 마음 한편에 자리를 잡고 있었던 것이죠.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곧 그의 음악은 제 어느 기억 저편에 자리를 했습니다. 저의 플레이리스트도 어느새 다른 음악들로 채워졌고, 그의 음악은 조용히 기억 저편으로 물러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 근처 작은 카페에 들렀을 때,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발걸음이 멈추었습니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익숙한 멜로디.
하루카 나카무라였습니다.
그를 잊었냐는 듯 우연하게 흘러나온 음악에 마음이 뭉클 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잊고 지냈다고 생각했던 감정이 다시금 차오르는 순간이었죠.
음료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음악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우측 링크의 음악을 들어주세요! > https://www.youtube.com/watch?v=UbPcJQINAiU)
이 음악의 제목처럼 제 아름다운 순간 그러니 일상을 이야기 할 때에는 그의 음악을 어느 순간에서라도 빼놓아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음악이 채워준 나의 일상, 그리고 그 모든 순간에 찬사를 보냅니다.
어느 날 아침, 출근길 셔틀버스에서 문득 생각했습니다.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는 음악을 듣고 싶다고. 그렇게 흘러가듯 음악 어플을 켜자, 하루카 나카무라의 ‘morning’이라는 곡이 추천되었습니다.
아무런 기대 없이 재생 버튼을 눌렀고, 그 순간부터 저의 아침은 그의 음악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게 몇 달 동안 그의 음악을 듣다 보니, 아침뿐만 아니라 출근길 버스 안에서도 그의 앨범 전곡을 찾아 들으며 하루를 열었습니다. 그의 선율 속에서 나는 어쩐지 잊고 있던 감정들을 떠올렸고, 그 감정들은 어느새 나의 일부가 되어 있었습니다.
류이치 사카모토 이후로 이렇게 한 음악가의 작품에 깊이 빠져본 적이 있었나 싶었죠. 낯설고도 익숙한 이 감각이 신기하게만 느껴졌습니다.
어느 날, 영화 <룩백>을 보게 되었다. 영화가 시작하고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나는 눈물이 맺혔습니다. 이야기의 힘도 있었지만, 그보다도 음악이 너무도 벅차게 다가왔기 때문이었는데요. 어딘가 익숙하면서도 잊고 지낸 감정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듯한 멜로디. 영화를 다 보고서야 그 음악의 주인공 역시 하루카 나카무라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의 음악은 나도 모르는 새에 내 마음 한편에 자리를 잡고 있었던 것이죠.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곧 그의 음악은 제 어느 기억 저편에 자리를 했습니다. 저의 플레이리스트도 어느새 다른 음악들로 채워졌고, 그의 음악은 조용히 기억 저편으로 물러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 근처 작은 카페에 들렀을 때,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발걸음이 멈추었습니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익숙한 멜로디.
하루카 나카무라였습니다.
그를 잊었냐는 듯 우연하게 흘러나온 음악에 마음이 뭉클 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잊고 지냈다고 생각했던 감정이 다시금 차오르는 순간이었죠.
음료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음악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우측 링크의 음악을 들어주세요! > https://www.youtube.com/watch?v=UbPcJQINAiU)
이 음악의 제목처럼 제 아름다운 순간 그러니 일상을 이야기 할 때에는 그의 음악을 어느 순간에서라도 빼놓아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음악이 채워준 나의 일상, 그리고 그 모든 순간에 찬사를 보냅니다.


3주차 이나
나의 아르카디아
당신에게는 소망하는 삶의 이미지가 있나요?
아르카디아(Arcadia)는 고대 그리스의 한 지역으로, 농촌의 소박함과 평화로운 삶을 상징하는 단어입니다. 단순한 지명을 넘어,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이상향을 의미하는 단어죠. 저는 이 단어를 떠올릴 때마다 작년 여름날 비 오는 창 가에서 바라본 풍경을 떠올리곤 합니다.
그날도 언제나처럼 평범한 날이었어요. 물을 마시기 위해 부엌으로 나섰던 저는 창을 통해 보이는 풍경에 순식간에 시선을 빼앗겼습니다. 비에 젖은 나무의 풀잎들이 불투명하게 비치고, 온 세상이 한층 더 짙어지는 가운데 여름장마의 계절감이 온전히 저를 감싸 안았죠. 온몸이 치덕치덕 달라붙는 불쾌한 습기 속에서도 풍경의 이미지는 아주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지금이라면, 잠시 밖으로 나가 이 계절이 주는 감각에 잠식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요. 그렇게 세탁실 창가에서 오후의 어스름한 빛을 느끼던 중, 저는 문득 한 가지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비 오는 날 놀이터를 뛰어다니던 동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분수대에서 서로 물총을 쏘며 놀던 순간들이 어디로 간 걸까?
꿈꾸는 미래란 어쩐지 겪어본 적 없는 대단한 무언가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제는 추억 할 수밖에 없는 한 시절의 행복도 내가 바라는 삶의 모습이었다는 걸 저는 그때 깨달았습니다. 아이들과 이따금 매실을 따며 놀던 놀이터는 이제 더 이상 그들의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아요. 그곳은 주민들이 이따금 헌 가구를 내다 버리는 공터가 되었고, 분수대에서 물총을 들고 서로를 쫓고 쫓던 순간은, 추억의 스릴로 남아 있죠. 흠뻑 젖어도 좋았던 그때의 즐거움과 상쾌함은 이제 과거의 기억 속에서만 존재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아르카디아는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혹은 지나온 현실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작은 순간들 속에 숨어 있는 게 아닐까요? 비 오는 여름날, 세탁실 창가에서 느꼈던 회고의 순간처럼, 다시금 곱씹게 되는 그리운 모든 순간들이 바로 우리의 아르카디아인 거죠. 너무나 많은 것이 순식간에 바뀌고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당신의 마음속 깊이 존재하는 아르카디아는 무엇인가요?
당신에게는 소망하는 삶의 이미지가 있나요?
아르카디아(Arcadia)는 고대 그리스의 한 지역으로, 농촌의 소박함과 평화로운 삶을 상징하는 단어입니다. 단순한 지명을 넘어,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이상향을 의미하는 단어죠. 저는 이 단어를 떠올릴 때마다 작년 여름날 비 오는 창 가에서 바라본 풍경을 떠올리곤 합니다.
그날도 언제나처럼 평범한 날이었어요. 물을 마시기 위해 부엌으로 나섰던 저는 창을 통해 보이는 풍경에 순식간에 시선을 빼앗겼습니다. 비에 젖은 나무의 풀잎들이 불투명하게 비치고, 온 세상이 한층 더 짙어지는 가운데 여름장마의 계절감이 온전히 저를 감싸 안았죠. 온몸이 치덕치덕 달라붙는 불쾌한 습기 속에서도 풍경의 이미지는 아주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지금이라면, 잠시 밖으로 나가 이 계절이 주는 감각에 잠식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요. 그렇게 세탁실 창가에서 오후의 어스름한 빛을 느끼던 중, 저는 문득 한 가지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비 오는 날 놀이터를 뛰어다니던 동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분수대에서 서로 물총을 쏘며 놀던 순간들이 어디로 간 걸까?
꿈꾸는 미래란 어쩐지 겪어본 적 없는 대단한 무언가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제는 추억 할 수밖에 없는 한 시절의 행복도 내가 바라는 삶의 모습이었다는 걸 저는 그때 깨달았습니다. 아이들과 이따금 매실을 따며 놀던 놀이터는 이제 더 이상 그들의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아요. 그곳은 주민들이 이따금 헌 가구를 내다 버리는 공터가 되었고, 분수대에서 물총을 들고 서로를 쫓고 쫓던 순간은, 추억의 스릴로 남아 있죠. 흠뻑 젖어도 좋았던 그때의 즐거움과 상쾌함은 이제 과거의 기억 속에서만 존재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아르카디아는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혹은 지나온 현실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작은 순간들 속에 숨어 있는 게 아닐까요? 비 오는 여름날, 세탁실 창가에서 느꼈던 회고의 순간처럼, 다시금 곱씹게 되는 그리운 모든 순간들이 바로 우리의 아르카디아인 거죠. 너무나 많은 것이 순식간에 바뀌고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당신의 마음속 깊이 존재하는 아르카디아는 무엇인가요?


3주차 예린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5가지
유럽에 살면 흔히 낭만 가득한 일상을 보낼 거라 생각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직접 찾아 나서지 않으면 한국과 다를 바 없이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는 반복된 일상이 이어질 뿐이다. 벨기에에서 혼자 살아가며 낯선 환경에서 오는 외로움이나 작은 어려움들도 있지만, 그 속에서도 스스로 행복을 채우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1. 핫초코 탐방 ☕
벨기에는 초콜릿의 나라답게 다양한 스타일의 핫초코를 만날 수 있다. 진하고 쌉쌀한 핫초코부터 부드럽고 달콤한 밀크 초콜릿 핫초코까지, 카페마다 개성이 다르다. 처음에는 술과 커피를 즐기지 않는 데다, 유럽 카페에서 커피를 제외하면 선택지가 많지 않아 핫초코를 마시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새 리스트를 만들고 순위를 매기는 나를 발견했다.
2. 필라테스 & 요가 🧘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하루 종일 누워 시간을 보내곤 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보스와 동료들이 걱정스럽다며 ‘운동시키기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배드민턴, 크로스핏, 복싱 등 여러 옵션이 있었지만, 결국 필라테스 & 요가를 선택했다. 운동을 통해 몸을 단련하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좋은 건 운동하며 찾아오는 고통 덕분에 잡생각과 고민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오롯이 동작에 집중하는 시간이 주는 개운함이 있다.
3. 꽃과 식물 🪴
최근 시작한 취미 중 하나가 꽃과 식물을 집에 들이는 것이다. 화병부터 식물 선택까지 신중하게 고민하며 하나씩 채워가는 중이다. 북유럽 브랜드의 인테리어 편집숍에서 물방울 무늬가 들어간 비정형 화병을 골라 튤립을 꽂아 두었다. 또 최근에 구매한 식물은 레몬라임. 단순히 생김새가 마음에 들어 데려왔는데, 집에 와서 찾아보니 이름이 레몬라임이었다. 시트러스 향을 좋아하는 나에게 왠지 운명처럼 느껴졌다. 혼자 사는 공간이 삭막하게 느껴질 때, 작은 식물 하나가 분위기를 바꿔준다.
4. 서적 & LP 모으기 📚
벨기에에 오면서 책과 LP를 모으기 시작했다. 우리의 취향은 시시각각 변하지만, 모든 것을 디지털로 소비하는 시대에는 그 변화를 기록하기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내가 어떤 음악을 좋아했고, 어떤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았는지 남겨두고 싶어졌다. 물리적인 형태로 남는다는 점이 특별하게 느껴 졌다. 덤으로, 인테리어 오브제로도 손색없다. 가장 최근에 구매한 책은 파리 서점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집 Paris est un livre, LP는 Call Me By Your Name 영화의 사운드트랙이다.
5. 일기 쓰기 ✍️
하루를 마무리하며 일기를 쓰고 싶었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함을 깨닫고는 주말마다 몰아서 쓰 곤 한다. 때로는 너무 많이 밀려버린 탓에 비워두는 칸도 있지만 조용히 일기를 쓰는 시간은 나를 돌아보게 해준다. 기쁜 순간도, 답답했던 순간도 글로 남기다 보면 감정이 정리되고, 내 마음을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 가끔 예전 일기를 펼쳐 보면, 한때의 고민과 걱정이 이제는 별일 아니었음을 깨닫고 웃음이 나기도 한다. 시간은 그렇게 흐르고, 나는 그 안에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이런 소소한 습관들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작은 여유와 즐거움을 만들어준다. 직접 찾아 나서야만 발견할 수 있는 행복, 오늘도 그런 순간을 찾아가 보려고 한다.
유럽에 살면 흔히 낭만 가득한 일상을 보낼 거라 생각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직접 찾아 나서지 않으면 한국과 다를 바 없이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는 반복된 일상이 이어질 뿐이다. 벨기에에서 혼자 살아가며 낯선 환경에서 오는 외로움이나 작은 어려움들도 있지만, 그 속에서도 스스로 행복을 채우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1. 핫초코 탐방 ☕
벨기에는 초콜릿의 나라답게 다양한 스타일의 핫초코를 만날 수 있다. 진하고 쌉쌀한 핫초코부터 부드럽고 달콤한 밀크 초콜릿 핫초코까지, 카페마다 개성이 다르다. 처음에는 술과 커피를 즐기지 않는 데다, 유럽 카페에서 커피를 제외하면 선택지가 많지 않아 핫초코를 마시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새 리스트를 만들고 순위를 매기는 나를 발견했다.
2. 필라테스 & 요가 🧘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하루 종일 누워 시간을 보내곤 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보스와 동료들이 걱정스럽다며 ‘운동시키기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배드민턴, 크로스핏, 복싱 등 여러 옵션이 있었지만, 결국 필라테스 & 요가를 선택했다. 운동을 통해 몸을 단련하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좋은 건 운동하며 찾아오는 고통 덕분에 잡생각과 고민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오롯이 동작에 집중하는 시간이 주는 개운함이 있다.
3. 꽃과 식물 🪴
최근 시작한 취미 중 하나가 꽃과 식물을 집에 들이는 것이다. 화병부터 식물 선택까지 신중하게 고민하며 하나씩 채워가는 중이다. 북유럽 브랜드의 인테리어 편집숍에서 물방울 무늬가 들어간 비정형 화병을 골라 튤립을 꽂아 두었다. 또 최근에 구매한 식물은 레몬라임. 단순히 생김새가 마음에 들어 데려왔는데, 집에 와서 찾아보니 이름이 레몬라임이었다. 시트러스 향을 좋아하는 나에게 왠지 운명처럼 느껴졌다. 혼자 사는 공간이 삭막하게 느껴질 때, 작은 식물 하나가 분위기를 바꿔준다.
4. 서적 & LP 모으기 📚
벨기에에 오면서 책과 LP를 모으기 시작했다. 우리의 취향은 시시각각 변하지만, 모든 것을 디지털로 소비하는 시대에는 그 변화를 기록하기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내가 어떤 음악을 좋아했고, 어떤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았는지 남겨두고 싶어졌다. 물리적인 형태로 남는다는 점이 특별하게 느껴 졌다. 덤으로, 인테리어 오브제로도 손색없다. 가장 최근에 구매한 책은 파리 서점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집 Paris est un livre, LP는 Call Me By Your Name 영화의 사운드트랙이다.
5. 일기 쓰기 ✍️
하루를 마무리하며 일기를 쓰고 싶었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함을 깨닫고는 주말마다 몰아서 쓰 곤 한다. 때로는 너무 많이 밀려버린 탓에 비워두는 칸도 있지만 조용히 일기를 쓰는 시간은 나를 돌아보게 해준다. 기쁜 순간도, 답답했던 순간도 글로 남기다 보면 감정이 정리되고, 내 마음을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 가끔 예전 일기를 펼쳐 보면, 한때의 고민과 걱정이 이제는 별일 아니었음을 깨닫고 웃음이 나기도 한다. 시간은 그렇게 흐르고, 나는 그 안에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이런 소소한 습관들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작은 여유와 즐거움을 만들어준다. 직접 찾아 나서야만 발견할 수 있는 행복, 오늘도 그런 순간을 찾아가 보려고 한다.


3주차 연못
취향은 우리 삶의 조각들
에디터 클럽 활동을 관통하는 주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취향이에요. 제 취향은 영화라고 명시해 두었지만 근본적으로 ‘취향이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활동 기간 동안의 개인적인 목표였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 취향의 시작점을 되짚어보며 찾아낸 답을 여러분께 도 소개하고자 합니다.
사전적으로 취향은 개인이 선호하는 성향이나 경향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저는 취향이 단순한 선호가 아닌 우리 삶의 조각이 모여서 만든 집합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살아오면서 경험한 각기 다른 조각들이 자연스럽게 내 마음 속에 스며드는 것이죠.
보통 취향이라고 하면 특정 장르나 스타일을 떠올리지만, 제 취향은 ‘영화’라는 매체 그 자체입니다. 장르를 넘어 영화를 구성하는 전반적인 요소가 만들어 내는 감정을 발견하는 과정이 좋아요. 잘 만든 영화는 잘 만든 대로, 그렇지 못한 영화는 또 그런 대로 나름의 개성과 의도를 찾는 재미가 있거든요.
그렇다면 우리는 취향을 어떻게 갖게 될까요?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해서일 수도 있고 부모님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을 겁니다. 혹은 지난 주제였던 ‘호기심’ 때문일 수도 있죠. 제가 영화를 취향으로 삼게 된 건 영화를 좋아하시는 부모님의 영향이 가장 컸는데요. 제게 취향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 세 편을 들고 와 보았어요.
1.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2)은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 가장 많이 보여 주시던 영화입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화면 속 신비로운 세계에 푹 빠져 몇 번이고 다시 보여 달라 졸랐던 기억이 나요.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치히로가 하쿠를 뒤로 한 채, 터널을 빠져 나와서야 마침내 뒤를 돌아보는 장면은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감정이 듭니다. 어렸을 때는 ‘왜 하쿠는 두고 가는 거지?’ 싶었다면 학생 때는 이루어지지 못한 첫사랑을 떠올렸고요. 성인이 된 지금은 더 나아가서 지난날 두고 온 많은 것들을 뒤돌아보게 되었어요. 나이와 이 영화를 보며 흘리는 눈물의 양은 정비례하는 듯합니다.
2. 괴물(2006)은 한국 영화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작품 중 하나죠. 개봉 당시 부모님과 영화관에서 관람했는데, 아주 어릴 때라 기괴하게 생긴 괴물이 날뛰며 사람들을 공격하는 장면만 기억에 남더라고요. 그 충격으로 한동안 괴물이라는 영화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는데 성인이 되어 봤을 때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영화 속 진짜 괴물은 괴생명체가 아닌 약자를 짓밟는 인간들이었어요. 개봉한 지 20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 이 영화는 마치 다큐멘터리 같습니다. 그만큼 현실 비판을 아주 잘 담아낸 영화라고 덧붙이고 싶어요.
3. 미스터 빈의 홀리데이(2007) 역시 아버지께서 자주 보여 주시던 영화입니다. 기억이 흐릿해져 최근 다시 감상했는데 이제야 영화 속의 웃음 코드가 이해되기 시작했어요. ‘팝콘 무비’로서의 만듦새가 뛰어나지만 특히 영화 속에 비디오 영상을 자연스럽게 활용한 점이 눈에 띕니다. 미스터 빈이 캠코를 사용해 여행을 기록하는 장면이 영화에서 많이 사용되었는데요. 이러한 기법은 현대 영화에서 현실성을 높이기 위해 흔히 쓰이지만, 당시에는 제법 독특한 시도였습니다. 아무래도 전문 촬영 장비가 아니다 보니 투박한 감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영화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억들을 꺼내 보았습니다. 고백하자면 저는 영화를 취향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영화를 잘 알고 있는가 고민이 많았어요. 좋은 영화를 보면 수 많은 단어들이 머릿속을 떠다니지만, 결국 ‘좋다…’라는 감상 이상의 무언가를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좋아하는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틀어 두고, 좋아하는 영화를 소개하는 나의 문장을 적어 내려가는 시간을 가지면서 깨달았어요. 어느샌가 내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 좋아하는 이유 없이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 탐구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 그게 바로 취향이라는 것을요. 이제 제 취향은 영화라고 자신 있게 말해 보려고 합니다. 여러분의 취향은 무엇인가요?
에디터 클럽 활동을 관통하는 주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취향이에요. 제 취향은 영화라고 명시해 두었지만 근본적으로 ‘취향이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활동 기간 동안의 개인적인 목표였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 취향의 시작점을 되짚어보며 찾아낸 답을 여러분께 도 소개하고자 합니다.
사전적으로 취향은 개인이 선호하는 성향이나 경향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저는 취향이 단순한 선호가 아닌 우리 삶의 조각이 모여서 만든 집합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살아오면서 경험한 각기 다른 조각들이 자연스럽게 내 마음 속에 스며드는 것이죠.
보통 취향이라고 하면 특정 장르나 스타일을 떠올리지만, 제 취향은 ‘영화’라는 매체 그 자체입니다. 장르를 넘어 영화를 구성하는 전반적인 요소가 만들어 내는 감정을 발견하는 과정이 좋아요. 잘 만든 영화는 잘 만든 대로, 그렇지 못한 영화는 또 그런 대로 나름의 개성과 의도를 찾는 재미가 있거든요.
그렇다면 우리는 취향을 어떻게 갖게 될까요?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해서일 수도 있고 부모님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을 겁니다. 혹은 지난 주제였던 ‘호기심’ 때문일 수도 있죠. 제가 영화를 취향으로 삼게 된 건 영화를 좋아하시는 부모님의 영향이 가장 컸는데요. 제게 취향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 세 편을 들고 와 보았어요.
1.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2)은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 가장 많이 보여 주시던 영화입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화면 속 신비로운 세계에 푹 빠져 몇 번이고 다시 보여 달라 졸랐던 기억이 나요.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치히로가 하쿠를 뒤로 한 채, 터널을 빠져 나와서야 마침내 뒤를 돌아보는 장면은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감정이 듭니다. 어렸을 때는 ‘왜 하쿠는 두고 가는 거지?’ 싶었다면 학생 때는 이루어지지 못한 첫사랑을 떠올렸고요. 성인이 된 지금은 더 나아가서 지난날 두고 온 많은 것들을 뒤돌아보게 되었어요. 나이와 이 영화를 보며 흘리는 눈물의 양은 정비례하는 듯합니다.
2. 괴물(2006)은 한국 영화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작품 중 하나죠. 개봉 당시 부모님과 영화관에서 관람했는데, 아주 어릴 때라 기괴하게 생긴 괴물이 날뛰며 사람들을 공격하는 장면만 기억에 남더라고요. 그 충격으로 한동안 괴물이라는 영화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는데 성인이 되어 봤을 때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영화 속 진짜 괴물은 괴생명체가 아닌 약자를 짓밟는 인간들이었어요. 개봉한 지 20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 이 영화는 마치 다큐멘터리 같습니다. 그만큼 현실 비판을 아주 잘 담아낸 영화라고 덧붙이고 싶어요.
3. 미스터 빈의 홀리데이(2007) 역시 아버지께서 자주 보여 주시던 영화입니다. 기억이 흐릿해져 최근 다시 감상했는데 이제야 영화 속의 웃음 코드가 이해되기 시작했어요. ‘팝콘 무비’로서의 만듦새가 뛰어나지만 특히 영화 속에 비디오 영상을 자연스럽게 활용한 점이 눈에 띕니다. 미스터 빈이 캠코를 사용해 여행을 기록하는 장면이 영화에서 많이 사용되었는데요. 이러한 기법은 현대 영화에서 현실성을 높이기 위해 흔히 쓰이지만, 당시에는 제법 독특한 시도였습니다. 아무래도 전문 촬영 장비가 아니다 보니 투박한 감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영화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억들을 꺼내 보았습니다. 고백하자면 저는 영화를 취향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영화를 잘 알고 있는가 고민이 많았어요. 좋은 영화를 보면 수 많은 단어들이 머릿속을 떠다니지만, 결국 ‘좋다…’라는 감상 이상의 무언가를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좋아하는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틀어 두고, 좋아하는 영화를 소개하는 나의 문장을 적어 내려가는 시간을 가지면서 깨달았어요. 어느샌가 내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 좋아하는 이유 없이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 탐구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 그게 바로 취향이라는 것을요. 이제 제 취향은 영화라고 자신 있게 말해 보려고 합니다. 여러분의 취향은 무엇인가요?


3주차 엔젤이
영감이 샘솟는 나만의 공간, <도탑다>
여러분은 지금 아이디어가 필요한 순간인가요? 혹은, 도심 속에서 벗어나 조용히 머물 공간을 찾고 있나요? 저는 이런 순간들에는 꼭 찾아가는 카페가 있는데요, 창의적인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카페 <도탑다>를 소개합니다.
빈티지 감성 을 담은 북카페
을지로3가에 위치한 <도탑다>에 들어서면 마치 오래된 일본 잡지 속 한 장면처럼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공간을 만나게 됩니다. 곳곳에 자리한 레트로한 가구와 아늑한 조명, 그리고 살짝 낡은 듯하지만 멋스러운 책장에는 희귀한 일본 패션 잡지들이 가득합니다. 90년대 빈티지 스타일이 궁금했던 분이라면, 이곳에서 잡지를 넘기며 패션과 문화의 변화를 즐길 수 있을 거예요.
커피 한 잔과 함께하는 사색의 시간
이곳에서는 그저 커피를 마시는 것 이상으로 ‘경험’을 하게 됩니다. 향긋한 커피를 주문한 후, 잡지를 펼쳐 시대의 흐름을 살피거나 노트에 아이디어를 적어보세요. 헤드폰을 쓰고 음악에 집중하며 글을 쓰는 사람도, 차분히 독서에 몰입하는 사람도 보일 거예요.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조용한 분위기 덕분에, 생각이 정리되고 영감이 떠오르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도탑다는 단순한 카페를 넘어 ‘머물고 싶은’ 공간이 됩니다. 북적이는 카페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고 싶을 때,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혹은 감성을 채우고 싶을 때 찾아오면 좋아요.
당신이 새로운 영감을 찾고 있을 때, 카페 <도탑다>가 조용한 영감의 쉼터가 되어줄 거예요.
여러분은 지금 아이디어가 필요한 순간인가요? 혹은, 도심 속에서 벗어나 조용히 머물 공간을 찾고 있나요? 저는 이런 순간들에는 꼭 찾아가는 카페가 있는데요, 창의적인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카페 <도탑다>를 소개합니다.
빈티지 감성 을 담은 북카페
을지로3가에 위치한 <도탑다>에 들어서면 마치 오래된 일본 잡지 속 한 장면처럼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공간을 만나게 됩니다. 곳곳에 자리한 레트로한 가구와 아늑한 조명, 그리고 살짝 낡은 듯하지만 멋스러운 책장에는 희귀한 일본 패션 잡지들이 가득합니다. 90년대 빈티지 스타일이 궁금했던 분이라면, 이곳에서 잡지를 넘기며 패션과 문화의 변화를 즐길 수 있을 거예요.
커피 한 잔과 함께하는 사색의 시간
이곳에서는 그저 커피를 마시는 것 이상으로 ‘경험’을 하게 됩니다. 향긋한 커피를 주문한 후, 잡지를 펼쳐 시대의 흐름을 살피거나 노트에 아이디어를 적어보세요. 헤드폰을 쓰고 음악에 집중하며 글을 쓰는 사람도, 차분히 독서에 몰입하는 사람도 보일 거예요.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조용한 분위기 덕분에, 생각이 정리되고 영감이 떠오르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도탑다는 단순한 카페를 넘어 ‘머물고 싶은’ 공간이 됩니다. 북적이는 카페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고 싶을 때,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혹은 감성을 채우고 싶을 때 찾아오면 좋아요.
당신이 새로운 영감을 찾고 있을 때, 카페 <도탑다>가 조용한 영감의 쉼터가 되어줄 거예요.


3주차 수련
우리가 품었던 그 사랑의 이름
‘어떤 우정은 연애 같고 어떤 연애는 우정 같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최은영 작가의「쇼코의 미소」에 나오는 구절로, 연인이나 가족 간에서만 중점적으로 다뤄졌던 사랑을 친구간의 우정으로도 곱씹어볼 수 있게 하는 말입니다. 이따금씩 우정은 애인이나 부모, 형제보다 더 오래 기억되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실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 <84번가의 연인>(1987)을 통해 오랜 세월을 걸쳐 완성된 아름다운 우정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1949년 뉴욕. 고전 문학을 사랑하는 무명 작가 헬레인(앤 밴크로포트 분)은 읽고 싶은 책을 찾지만 도저히 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입니다. 우연히 영국 마크스 서점에서 절판된 서적을 취급한다는 광고를 본 그녀는 사고 싶은 책 목록과 자신의 상황을 편지로 써서 보내고, 편지를 받은 서점 사장 프랭크(안소니 홉킨스 분)는 흔쾌히 책을 보내줍니다. 프랭크의 배려에 감동한 헬레인은 환율까지 계산해서 야무지게 책값을 보내고 그 뒤로 중고 서적이 필요할 때마다 마스크 서점에 부탁합니다. 여기에 더해 전쟁 후 경제난에 빠진 런던의 상황을 알고 통조림과 건포도까지 소포로 보내기도 합니다. 프랭크와 서점 직원들 역시 책값은 물론이고 필요한 물품까지 보내주는 헬레인의 따스함에 깊은 감명을 받게 되죠. 책이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이들은 뉴욕과 런던의 물리적 거리를 이겨내고 계속해서 편지로 소통하게 됩니다.
단지 원하는 책을 받기 위해 시작한 편지는 주고받는 횟수가 쌓일수록 친구가 아니라면 하지 못할 사적인 이야기까지 담아내게 됩니다. 문학에 대한 감상은 물론이고 이제는 세세한 근황, 편안한 농담, 각자에게 생긴 기쁜 소식까지 나누게 된 것입니다. 프랭크 뿐만 아니라 서점의 다른 직원들도 그녀에게 편지를 보내게 되면서 헬레인은 서점 안 모든 사람들과 친구가 됩니다. 비싼 비행기표와 어긋나는 타이밍 때문에 얼굴 한 번 보지 못하지만, 헬레인과 프랭크는 서로를 지적이고 유머러스한 사람으로 인식합니다. 그리고 이들의 관계는 점점 신뢰감 있는 우정의 형태를 띠게 됩니다.
그러나 어느 관계에서나 마찬가지로 함부로 영원을 단정하지는 못합니다. 영화의 말미에 여느 때처럼 프랭크의 편지를 받은 헬레인은 잠시 멈칫합니다. 그녀가 받은 편지는 다름 아닌 프랭크의 부고 소식이었죠. 편지로만 소통하는 것에 만족했던 헬레인은 사랑하는 친구의 죽음을 접하고 고마움과 아쉬움의 눈물을 흘립니다. 그리고 그간 미뤄두었던 런던 행 티켓을 끊고 마크스 서점으로 향합니다. 그토록 궁금해했던 마크스 서점에 처음 가본 헬레인은 서점 이곳저곳을 둘러봅니다. 한때 프랭크와 직원들이 분주하게 일을 하고, 많은 손님들로 붐볐던 서점은 이제 철거를 앞둔 채 폐허처럼 변해있었습니다. 헬레인의 얼굴에는 만감이 교차하지만 마지막에 헬레인은 온화하게 웃으며 마침표를 찍습니다. “프랭크, 저 왔어요.”
무려 20년이란 세월동안 지속되는 이들의 교감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우정의 범위를 넓혀줍니다. 친구간의 사랑이 그 어느 사랑의 카테고리보다 진중하고 낭만적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요.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는 내내 제 곁을 지켜주는 친구들의 얼굴을 떠올렸습니다. 그 친구들과의 우정을, 사랑을 오래 기억하고 싶다는 염원과 함께 만들어나간 소박하지만 소중한 추억을 더 돈독하게 간직하고 싶다는 바람이 더 강해지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에게도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강력한 우정이 있나요? 사랑하는 친구와 함께 이 영화를 보면서 멋진 우정을 더욱 끈끈하게 만들어보세요.
‘어떤 우정은 연애 같고 어떤 연애는 우정 같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최은영 작가의「쇼코의 미소」에 나오는 구절로, 연인이나 가족 간에서만 중점적으로 다뤄졌던 사랑을 친구간의 우정으로도 곱씹어볼 수 있게 하는 말입니다. 이따금씩 우정은 애인이나 부모, 형제보다 더 오래 기억되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실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 <84번가의 연인>(1987)을 통해 오랜 세월을 걸쳐 완성된 아름다운 우정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1949년 뉴욕. 고전 문학을 사랑하는 무명 작가 헬레인(앤 밴크로포트 분)은 읽고 싶은 책을 찾지만 도저히 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입니다. 우연히 영국 마크스 서점에서 절판된 서적을 취급한다는 광고를 본 그녀는 사고 싶은 책 목록과 자신의 상황을 편지로 써서 보내고, 편지를 받은 서점 사장 프랭크(안소니 홉킨스 분)는 흔쾌히 책을 보내줍니다. 프랭크의 배려에 감동한 헬레인은 환율까지 계산해서 야무지게 책값을 보내고 그 뒤로 중고 서적이 필요할 때마다 마스크 서점에 부탁합니다. 여기에 더해 전쟁 후 경제난에 빠진 런던의 상황을 알고 통조림과 건포도까지 소포로 보내기도 합니다. 프랭크와 서점 직원들 역시 책값은 물론이고 필요한 물품까지 보내주는 헬레인의 따스함에 깊은 감명을 받게 되죠. 책이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이들은 뉴욕과 런던의 물리적 거리를 이겨내고 계속해서 편지로 소통하게 됩니다.
단지 원하는 책을 받기 위해 시작한 편지는 주고받는 횟수가 쌓일수록 친구가 아니라면 하지 못할 사적인 이야기까지 담아내게 됩니다. 문학에 대한 감상은 물론이고 이제는 세세한 근황, 편안한 농담, 각자에게 생긴 기쁜 소식까지 나누게 된 것입니다. 프랭크 뿐만 아니라 서점의 다른 직원들도 그녀에게 편지를 보내게 되면서 헬레인은 서점 안 모든 사람들과 친구가 됩니다. 비싼 비행기표와 어긋나는 타이밍 때문에 얼굴 한 번 보지 못하지만, 헬레인과 프랭크는 서로를 지적이고 유머러스한 사람으로 인식합니다. 그리고 이들의 관계는 점점 신뢰감 있는 우정의 형태를 띠게 됩니다.
그러나 어느 관계에서나 마찬가지로 함부로 영원을 단정하지는 못합니다. 영화의 말미에 여느 때처럼 프랭크의 편지를 받은 헬레인은 잠시 멈칫합니다. 그녀가 받은 편지는 다름 아닌 프랭크의 부고 소식이었죠. 편지로만 소통하는 것에 만족했던 헬레인은 사랑하는 친구의 죽음을 접하고 고마움과 아쉬움의 눈물을 흘립니다. 그리고 그간 미뤄두었던 런던 행 티켓을 끊고 마크스 서점으로 향합니다. 그토록 궁금해했던 마크스 서점에 처음 가본 헬레인은 서점 이곳저곳을 둘러봅니다. 한때 프랭크와 직원들이 분주하게 일을 하고, 많은 손님들로 붐볐던 서점은 이제 철거를 앞둔 채 폐허처럼 변해있었습니다. 헬레인의 얼굴에는 만감이 교차하지만 마지막에 헬레인은 온화하게 웃으며 마침표를 찍습니다. “프랭크, 저 왔어요.”
무려 20년이란 세월동안 지속되는 이들의 교감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우정의 범위를 넓혀줍니다. 친구간의 사랑이 그 어느 사랑의 카테고리보다 진중하고 낭만적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요.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는 내내 제 곁을 지켜주는 친구들의 얼굴을 떠올렸습니다. 그 친구들과의 우정을, 사랑을 오래 기억하고 싶다는 염원과 함께 만들어나간 소박하지만 소중한 추억을 더 돈독하게 간직하고 싶다는 바람이 더 강해지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에게도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강력한 우정이 있나요? 사랑하는 친구와 함께 이 영화를 보면서 멋진 우정을 더욱 끈끈하게 만들어보세요.


3주차 블루
한동안 일본 영화에 빠졌습니다. 조용히 흘러가면서도 따뜻한 풍경을 담아내는 영화들이 좋아요. 제가 좋아하는 <일일시호일 (日日是好日) > 영화를 소개합니다. 스무 살의 주인공 노리코는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하고, 취업은 어떻게 해야하나, 주변 인물과 비교를 하면서 불안해합니다. 그러던 중 엄마의 제안으로 우연히 다도를 배 우게 됩니다. 다도는 찻수건을 두는 방법, 어떤 발부터 걸어야 하는지까지 등 사소해 보이지만 철저하게 지켜야 하는 게 많아요. 형식을 지키는 것에 의문을 두자 다도 선생님은 말합니다.
”처음에는 형태를 잡고 거기에 마음을 두는 거죠. 머리로 따지면 안 돼요. 배우기보다는 익숙해 져야죠. 반복이 중요해요.”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어느 순간 노리코는 자연스럽게 손이 이끄는 대로 다도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새로 온 사람이 더 소질이 있는 걸 알게 되거나, 가장 선배임에도 실수하게 되는 좌절의 순간도 찾아와요. 설 자리가 없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되죠. 취미로 하는 일이지만 어느정도 되었다 생각했을 때 더 잘하는 사람이 나타나고, 인정받지 못할 때 정말 괴로울 것 같아요. 그래도 노리코는 계속합니다. 24년 동안 다도를 하며, 봄여름가을겨울 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느낍니다. 형식에 익숙해지자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생깁니다.
이 영화는 제 태도를 바꾸게 해주었어요. 저는 1년 반째 요가원에서 요가를 하고 있어요. 일주일 에 두 번을 등록해 놓고 한 번만 갈 때도 많고, 실력이 크게 늘지도 않습니다. ‘이 동작쯤은 제대로 해야지.’ ‘일주일에 한 번밖에 안 가니?’ 속으로 자꾸만 채찍질을 합니다. 하지만 가만히 요가 매트에 앉아 생각해 봅니다. 어느 날은 선생님의 설명이 귀에 들어오고, 동작이 조금은 익숙해져 있습니다. 이전보다 덜 힘들고, 덜 긴장합니다. 노리코의 모습처럼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하고 있는 저를 칭찬해봅니다.
즉각적인 성취가 없어도, 결국 차곡차곡 쌓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만두어도, 노리코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습니다. 반복의 힘을 믿고 싶어요.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은 매일이 좋은 날이라는 뜻입니다. 하루하루는 조금씩 다르고, 그 하루들이 모여 제 안에 쌓일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형태를 잡고 거기에 마음을 두는 거죠. 머리로 따지면 안 돼요. 배우기보다는 익숙해 져야죠. 반복이 중요해요.”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어느 순간 노리코는 자연스럽게 손이 이끄는 대로 다도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새로 온 사람이 더 소질이 있는 걸 알게 되거나, 가장 선배임에도 실수하게 되는 좌절의 순간도 찾아와요. 설 자리가 없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되죠. 취미로 하는 일이지만 어느정도 되었다 생각했을 때 더 잘하는 사람이 나타나고, 인정받지 못할 때 정말 괴로울 것 같아요. 그래도 노리코는 계속합니다. 24년 동안 다도를 하며, 봄여름가을겨울 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느낍니다. 형식에 익숙해지자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생깁니다.
이 영화는 제 태도를 바꾸게 해주었어요. 저는 1년 반째 요가원에서 요가를 하고 있어요. 일주일 에 두 번을 등록해 놓고 한 번만 갈 때도 많고, 실력이 크게 늘지도 않습니다. ‘이 동작쯤은 제대로 해야지.’ ‘일주일에 한 번밖에 안 가니?’ 속으로 자꾸만 채찍질을 합니다. 하지만 가만히 요가 매트에 앉아 생각해 봅니다. 어느 날은 선생님의 설명이 귀에 들어오고, 동작이 조금은 익숙해져 있습니다. 이전보다 덜 힘들고, 덜 긴장합니다. 노리코의 모습처럼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하고 있는 저를 칭찬해봅니다.
즉각적인 성취가 없어도, 결국 차곡차곡 쌓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만두어도, 노리코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습니다. 반복의 힘을 믿고 싶어요.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은 매일이 좋은 날이라는 뜻입니다. 하루하루는 조금씩 다르고, 그 하루들이 모여 제 안에 쌓일 것 같습니다.


3주차 미키
평화를 꿈꾼 음악가의 미스테리한 죽음
죽음과 관련한 음모
존 레논(John Lennon, 1940-1980)은 단순한 뮤지션이 아니라, 음악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예술가였습니다. 그는 왜 평화와 사랑을 외쳤을까요? 그리고 그의 죽음은 정말 우연한 사건이었을까요?
레논은 1960년대 세 계적인 사랑을 받은 비틀즈(The Beatles)의 리더로 활동하며 대중음악의 혁신을 이끌었습니다. 그가 쓴 노래들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 사회와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비틀즈가 해체된 후, 그는 솔로 활동을 통해 더욱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Imagine’은 그가 남긴 가장 유명한 곡 중 하나로, 국경과 종교, 소유가 없는 세상을 꿈꾸며 평화와 공존을 노래합니다. 그는 이 곡을 통해 사람들이 더 나은 세상을 상상하고, 변화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또한 아내 오노 요코와 함께 반전(反戰) 운동을 펼치며 적극적으로 사회 참여에 나섰습니다. 그는 미국 정부의 베트남전 개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당시 닉슨 행정부의 견제를 받았고, 미국 시민권을 얻기까지도 수년간 FBI의 감시를 받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1980년 12월 8일, 뉴욕 맨해튼에서 마크 데이비드 채프먼이라는 남성에게 총격을 받고 사망했습니다. 채프먼은 “나는 그의 노래를 사랑했지만, 그는 위선자였다”고 말하며 범행 동기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의 죽음이 단순한 광적인 팬의 범행이 아니라, 미국 정부가 개입한 암살일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FBI는 그를 지속적으로 감시해 왔으며, 당시 CIA가 유명 인사들을 조종해 사회 변화를 막으려 했다는 주장도 존재합니다. 과연 그의 죽음은 우연한 사건이었을까요, 아니면 그가 전하던 메시지를 막으려는 누군가의 계획이었을까요?
존 레논은 떠났지만, 그의 음악과 신념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의 노래를 들으며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그가 꿈꾸던 세상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죽음과 관련한 음모
존 레논(John Lennon, 1940-1980)은 단순한 뮤지션이 아니라, 음악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예술가였습니다. 그는 왜 평화와 사랑을 외쳤을까요? 그리고 그의 죽음은 정말 우연한 사건이었을까요?
레논은 1960년대 세 계적인 사랑을 받은 비틀즈(The Beatles)의 리더로 활동하며 대중음악의 혁신을 이끌었습니다. 그가 쓴 노래들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 사회와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비틀즈가 해체된 후, 그는 솔로 활동을 통해 더욱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Imagine’은 그가 남긴 가장 유명한 곡 중 하나로, 국경과 종교, 소유가 없는 세상을 꿈꾸며 평화와 공존을 노래합니다. 그는 이 곡을 통해 사람들이 더 나은 세상을 상상하고, 변화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또한 아내 오노 요코와 함께 반전(反戰) 운동을 펼치며 적극적으로 사회 참여에 나섰습니다. 그는 미국 정부의 베트남전 개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당시 닉슨 행정부의 견제를 받았고, 미국 시민권을 얻기까지도 수년간 FBI의 감시를 받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1980년 12월 8일, 뉴욕 맨해튼에서 마크 데이비드 채프먼이라는 남성에게 총격을 받고 사망했습니다. 채프먼은 “나는 그의 노래를 사랑했지만, 그는 위선자였다”고 말하며 범행 동기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의 죽음이 단순한 광적인 팬의 범행이 아니라, 미국 정부가 개입한 암살일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FBI는 그를 지속적으로 감시해 왔으며, 당시 CIA가 유명 인사들을 조종해 사회 변화를 막으려 했다는 주장도 존재합니다. 과연 그의 죽음은 우연한 사건이었을까요, 아니면 그가 전하던 메시지를 막으려는 누군가의 계획이었을까요?
존 레논은 떠났지만, 그의 음악과 신념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의 노래를 들으며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그가 꿈꾸던 세상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3주차 디어릴리
유머에도 퍼스널 컬러가 있다면
여러분은 여러분의 ‘퍼스널 컬러’를 알고 있나요? 퍼스널 컬러는 사람들은 각자 타고난 피부, 눈동자 색 등으로 인해 저마다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이 있다는 색채이론인데요. 이 중 웜톤은 따뜻하고 생기 있는 색감을, 쿨톤은 차분하고 시원한 색감을 가져요.
저는 웜톤, 그 중에서도 ‘봄웜’ 톤을 가진 사람인데요. (친구들은 기차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며 저를 봐도 웜톤인 것이 딱 보일 거라고 말해요.) 봄웜은 빨간색, 노란색이 바탕이 된 색들이 많습니다. 밝고 부드러운 색조, 활기찬 에너지, 따뜻한 분위기를 담아내죠. 제가 좋아하는 유머에도 색이 있다면, 봄웜에 가까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힙하지만 다소 시니컬한 블랙 코미디식 농담보다 는 누구와도 깔깔 웃을 수 있는 따스한 이야기들을 좋아하거든요. 인간적인 실수에서 오는 귀여운 허점들, 그 안에서 웃을 수밖에 없는 ‘무해한’ 순간들을 좋아해요. 그래서 제가 사랑하는 작품들도 자연스럽게 그 결을 띄는 것들이 많은데요. 제가 소개하고 싶은 마이크 슈어 PD의 유머가 정확히 그렇습니다. 그가 선보이는 유머에 색깔이 있다면, 봄날의 햇살 같은 노란색일 것 같아요.
마이크 슈어는 미국의 대표적인 코미디 프로그램 SNL 출신의 시트콤 PD지만, 놀랍게도 그의 작품에서는 ‘미국식 센 유머’가 있지 않아요. 늘 ‘선한 사람’이 중심이 되어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 삶인지를 다정하게 제안합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팍스 앤 레크리에이션>(줄여서 팍엔레)은 그 따스한 유머감각이 가장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팍앤레>는 인디아나 주에 있는 가상의 시 퍼니(Pawnee)에서 ‘공원과 여가부’ 부서에서 일하는 공무원 레슬리와 동료,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요. 주인공 레슬리는 부서에서 유일하게 열정이 넘치는 공무원입니다. 집 앞의 커다란 공터를 없애달라는
민원을 듣고, 레슬리가 공터를 메워 멋진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품 으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이런 레슬리의 열정을 지겨워하면서도 마지못해 따라주는 사람들이 작품의 큰 웃음 포인트가 됩니다.
<팍앤레>에서는 오합지졸 지방 공무원들이 우당탕탕 사고를 쳐가면서 시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나은 곳을 만들어가는 것을 보여줍니다. 함께 무언가를 이뤄낼 때마다 레슬리는 늘 말해요. ‘혼자만으로 이룰 수 있는 건 없다.’ 레슬리와 친구들이 느끼는 행복감은 시청자에게도 자연스레 전염됩니다. 마치 해가 떠서 따스한 햇살이 스며드는 것처럼요.
현재는 아마존 프라임에서 스트리밍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한국에서 많이 알려지진 않아 아쉬운 시트콤, <팍스 앤 레크리에이션>. 언젠가 넷플릭스에도 올라올 날을 기대해 봅니다.
Leslie: One time when I was in high school a guy’s mom called me and broke up with me for him. There was another time when I was on a date and I tripped and broke my kneecap, and then the guy said he wasn’t feeling it, so he left and I waited for an ambulance. One time I was dating this guy for awhile, and then he got down on one knee and he begged me to never call him again. One guy broke up with me while we were in the shower together. Skywriting isn’t always positive. Another time a guy invited me to a beautiful picnic with wine and flowers. And then when I tried to sit down, he said, “Don’t eat anything. Rebecca’s coming.” And then he broke up with me.
레슬리: 고등학교 때 한 번은 남자친구 엄마가 나한테 직접 전화해서 대신 헤어지자고 하더라고. 또 한 번은 데이트 중에 넘어져서 무릎뼈가 부러졌는데, 그 남자가 갑자기 감정이 식었다면서 그냥 가버렸어. 난 거기서 앰뷸런스를 기다려야 했지. 어떤 남자랑 좀 오래 만났는데, 하 루는 그 사람이 무릎을 꿇더니 제발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고 빌더라. 또 어떤 남자는 샤워하다가 갑자기 나랑 헤어지자고 했어. 하늘에 글씨 쓰는 게 항상 좋은 말만은 아니더라. 또 한 번은 어떤 남자가 나를 예쁜 피크닉에 초대했어. 와인도 있고 꽃도 있었지. 근데 내가 앉으려고 하니까 그 남자가 “아무것도 먹지 마. 레베카 올 거야.” 그러고는 나랑 헤어지더라.
여러분은 여러분의 ‘퍼스널 컬러’를 알고 있나요? 퍼스널 컬러는 사람들은 각자 타고난 피부, 눈동자 색 등으로 인해 저마다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이 있다는 색채이론인데요. 이 중 웜톤은 따뜻하고 생기 있는 색감을, 쿨톤은 차분하고 시원한 색감을 가져요.
저는 웜톤, 그 중에서도 ‘봄웜’ 톤을 가진 사람인데요. (친구들은 기차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며 저를 봐도 웜톤인 것이 딱 보일 거라고 말해요.) 봄웜은 빨간색, 노란색이 바탕이 된 색들이 많습니다. 밝고 부드러운 색조, 활기찬 에너지, 따뜻한 분위기를 담아내죠. 제가 좋아하는 유머에도 색이 있다면, 봄웜에 가까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힙하지만 다소 시니컬한 블랙 코미디식 농담보다 는 누구와도 깔깔 웃을 수 있는 따스한 이야기들을 좋아하거든요. 인간적인 실수에서 오는 귀여운 허점들, 그 안에서 웃을 수밖에 없는 ‘무해한’ 순간들을 좋아해요. 그래서 제가 사랑하는 작품들도 자연스럽게 그 결을 띄는 것들이 많은데요. 제가 소개하고 싶은 마이크 슈어 PD의 유머가 정확히 그렇습니다. 그가 선보이는 유머에 색깔이 있다면, 봄날의 햇살 같은 노란색일 것 같아요.
마이크 슈어는 미국의 대표적인 코미디 프로그램 SNL 출신의 시트콤 PD지만, 놀랍게도 그의 작품에서는 ‘미국식 센 유머’가 있지 않아요. 늘 ‘선한 사람’이 중심이 되어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 삶인지를 다정하게 제안합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팍스 앤 레크리에이션>(줄여서 팍엔레)은 그 따스한 유머감각이 가장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팍앤레>는 인디아나 주에 있는 가상의 시 퍼니(Pawnee)에서 ‘공원과 여가부’ 부서에서 일하는 공무원 레슬리와 동료,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요. 주인공 레슬리는 부서에서 유일하게 열정이 넘치는 공무원입니다. 집 앞의 커다란 공터를 없애달라는
민원을 듣고, 레슬리가 공터를 메워 멋진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품 으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이런 레슬리의 열정을 지겨워하면서도 마지못해 따라주는 사람들이 작품의 큰 웃음 포인트가 됩니다.
<팍앤레>에서는 오합지졸 지방 공무원들이 우당탕탕 사고를 쳐가면서 시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나은 곳을 만들어가는 것을 보여줍니다. 함께 무언가를 이뤄낼 때마다 레슬리는 늘 말해요. ‘혼자만으로 이룰 수 있는 건 없다.’ 레슬리와 친구들이 느끼는 행복감은 시청자에게도 자연스레 전염됩니다. 마치 해가 떠서 따스한 햇살이 스며드는 것처럼요.
현재는 아마존 프라임에서 스트리밍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한국에서 많이 알려지진 않아 아쉬운 시트콤, <팍스 앤 레크리에이션>. 언젠가 넷플릭스에도 올라올 날을 기대해 봅니다.
Leslie: One time when I was in high school a guy’s mom called me and broke up with me for him. There was another time when I was on a date and I tripped and broke my kneecap, and then the guy said he wasn’t feeling it, so he left and I waited for an ambulance. One time I was dating this guy for awhile, and then he got down on one knee and he begged me to never call him again. One guy broke up with me while we were in the shower together. Skywriting isn’t always positive. Another time a guy invited me to a beautiful picnic with wine and flowers. And then when I tried to sit down, he said, “Don’t eat anything. Rebecca’s coming.” And then he broke up with me.
레슬리: 고등학교 때 한 번은 남자친구 엄마가 나한테 직접 전화해서 대신 헤어지자고 하더라고. 또 한 번은 데이트 중에 넘어져서 무릎뼈가 부러졌는데, 그 남자가 갑자기 감정이 식었다면서 그냥 가버렸어. 난 거기서 앰뷸런스를 기다려야 했지. 어떤 남자랑 좀 오래 만났는데, 하 루는 그 사람이 무릎을 꿇더니 제발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고 빌더라. 또 어떤 남자는 샤워하다가 갑자기 나랑 헤어지자고 했어. 하늘에 글씨 쓰는 게 항상 좋은 말만은 아니더라. 또 한 번은 어떤 남자가 나를 예쁜 피크닉에 초대했어. 와인도 있고 꽃도 있었지. 근데 내가 앉으려고 하니까 그 남자가 “아무것도 먹지 마. 레베카 올 거야.” 그러고는 나랑 헤어지더라.


3주차 다니
무엇을 믿고 나아가야 하는가 : STONE OCEAN
‘스톤 오션’의 주인공 ‘쿠죠 죠린’은 살인 혐의를 뒤집어쓰게 됩니다. 교도소로 이송된 죠린은 운명을 비관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다 면회를 찾아온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아버지의 입을 통해, 죠린이 누명을 쓴 이유는 어느 흑막의 계략 때문임을 알게 됩니다. 공교롭게도 그 순간, 같은 흑막의 계략으로 아버지는 혼수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죠린은 흑막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흑막을 뒤쫓습니다. 흑막을 쫓는 중 죠린은 흑막의 사주를 받은 수많은 적을 마주합니다. 적도 역시 교도소에 갇힌 죄수거나 질 나쁜 사람들이었기에 죠린을 죽이기 위해 덤벼들죠. 그렇다면 죠린은 적을 어떻게 대할까요? 그들과 같은 기세로 적을 죽이려고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죠린은 적들이 죽지 않을 정도로만 적을 제압하죠. 요즈음 처리 방식을 생각하면 깔끔하고 후환 없는 방식은 아니죠. 죠린이 ‘깔끔하게 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죠린은 적을 적이 아닌 같은 인간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제 목숨이 소중한 만큼 적의 목숨을 함부로 해치지 않는 것이죠.
죠린의 이런 선택은 무름에서 빚어 난 것일까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죠린은 감옥에서 운명을 비관하는 동안, 운명과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가졌죠. 그리고 자신이 소중한 만큼 타인도 소중하다는 가치를, 그리고 운명은 스스로 만드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기에 죠린은 개척을 방해하는 적을 제압하되, 그들의 가능성과 생명을 경시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죠린에게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바로 ‘나’에 대해 생각하는 자세입니다. 잠시 전자 기기를 내려놓고 나는 왜, 무엇을 위해서 이 세상에 났는지, 내 가치관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세요. 나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고 나거든 타인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운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은 곧 사람 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고, 인간이란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죠. 결론이 긍정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비관적인 생각으로 끝마쳐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생각하는 과정이니까요. 당신이 스스로 방황하고 고민한 심지를 소중히 여겨주세요. 결국 그 심지가 당신의 의지로 선택할 때 조금은 덜 망설일 힘을 줄 테니까요.
‘스톤 오션’의 주인공 ‘쿠죠 죠린’은 살인 혐의를 뒤집어쓰게 됩니다. 교도소로 이송된 죠린은 운명을 비관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다 면회를 찾아온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아버지의 입을 통해, 죠린이 누명을 쓴 이유는 어느 흑막의 계략 때문임을 알게 됩니다. 공교롭게도 그 순간, 같은 흑막의 계략으로 아버지는 혼수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죠린은 흑막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흑막을 뒤쫓습니다. 흑막을 쫓는 중 죠린은 흑막의 사주를 받은 수많은 적을 마주합니다. 적도 역시 교도소에 갇힌 죄수거나 질 나쁜 사람들이었기에 죠린을 죽이기 위해 덤벼들죠. 그렇다면 죠린은 적을 어떻게 대할까요? 그들과 같은 기세로 적을 죽이려고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죠린은 적들이 죽지 않을 정도로만 적을 제압하죠. 요즈음 처리 방식을 생각하면 깔끔하고 후환 없는 방식은 아니죠. 죠린이 ‘깔끔하게 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죠린은 적을 적이 아닌 같은 인간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제 목숨이 소중한 만큼 적의 목숨을 함부로 해치지 않는 것이죠.
죠린의 이런 선택은 무름에서 빚어 난 것일까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죠린은 감옥에서 운명을 비관하는 동안, 운명과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가졌죠. 그리고 자신이 소중한 만큼 타인도 소중하다는 가치를, 그리고 운명은 스스로 만드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기에 죠린은 개척을 방해하는 적을 제압하되, 그들의 가능성과 생명을 경시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죠린에게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바로 ‘나’에 대해 생각하는 자세입니다. 잠시 전자 기기를 내려놓고 나는 왜, 무엇을 위해서 이 세상에 났는지, 내 가치관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세요. 나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고 나거든 타인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운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은 곧 사람 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고, 인간이란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죠. 결론이 긍정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비관적인 생각으로 끝마쳐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생각하는 과정이니까요. 당신이 스스로 방황하고 고민한 심지를 소중히 여겨주세요. 결국 그 심지가 당신의 의지로 선택할 때 조금은 덜 망설일 힘을 줄 테니까요.


3주차 능소화
사랑과 영원의 노래
wave to earth의 사랑으로
어떤 단어로도 설명할 수 없는 관계가 있습니다. 아무 말 없이도 서로를 이해하는 사이, 상대의 상처를 보듬는 우정. 이런 관계들은 일상을 채우고, 삶을 더 완전하게 만듭니다. 우리는 이를 ‘사랑’이라는 단어로 미약하게나마 표현합니다. 누구나 사랑 이야기 하나씩 품고 살아가듯, 수많은 예술가들도 작품 속에 사랑을 담아냈습니다. 그 중 wave to earth의 ‘사랑으로’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wave to earth는 2019년에 데뷔한 대한민국의 3인조 밴드입니다. 보컬, 기타 김다니엘, 베이스 차순종, 드럼 신동규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차분하고 몽환적인 분위기의 멜로디와 가사의 노래로 대만 밴드 sunset rollercoaster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대부분의 노래들의 제목과 가사가 영어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문득, 2023년 발매된 0.1 flaws and all 앨범을 듣다가 눈에 들어오는 제목이 있었습니다. 유일한 한국어 제목을 가진 노래 ‘사랑으로’입니다. 김다니엘이 wave to earth 멤버들을 위한 고백이자 헌사로 만든 노래로, 사랑이라는 주제를 더 직관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가사와 제목을 한글로 지은 노래입니다.
사랑으로는 작사, 작곡을 맡은 김다니엘이 “우리가 느끼는 행복과 감정들, 그리고 사랑에 대한 감정들을 주로 다루다보니까, 그러면 내가 지니고 간 사랑은 뭐지?, 내가 모두에게 들려주고 싶은 나의 사랑은 뭐지?”라는 고민 끝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정직하게, 그리고 올바르게 살아가고 그들을 대할 때, 내가 살아가는 세상이 비로소 완벽해지는구나. 그래서 내 세상은 지금 완벽하구나”라는 결론에 도달하여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노래가 시작하자마자 나오는 일렉기타 소리를 듣고 있으면 이유 모를 벅차오름이 느껴집니다.
‘사랑’이라는 두 글자를 들었을 때, 지금 생각나는 얼굴이 있나요? 그 관계 속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나요? 소중한 마음들이 파도처럼 흘러가서 그들의 세 상에 영원히 닿기를 바랍니다.
wave to earth의 사랑으로
어떤 단어로도 설명할 수 없는 관계가 있습니다. 아무 말 없이도 서로를 이해하는 사이, 상대의 상처를 보듬는 우정. 이런 관계들은 일상을 채우고, 삶을 더 완전하게 만듭니다. 우리는 이를 ‘사랑’이라는 단어로 미약하게나마 표현합니다. 누구나 사랑 이야기 하나씩 품고 살아가듯, 수많은 예술가들도 작품 속에 사랑을 담아냈습니다. 그 중 wave to earth의 ‘사랑으로’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wave to earth는 2019년에 데뷔한 대한민국의 3인조 밴드입니다. 보컬, 기타 김다니엘, 베이스 차순종, 드럼 신동규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차분하고 몽환적인 분위기의 멜로디와 가사의 노래로 대만 밴드 sunset rollercoaster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대부분의 노래들의 제목과 가사가 영어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문득, 2023년 발매된 0.1 flaws and all 앨범을 듣다가 눈에 들어오는 제목이 있었습니다. 유일한 한국어 제목을 가진 노래 ‘사랑으로’입니다. 김다니엘이 wave to earth 멤버들을 위한 고백이자 헌사로 만든 노래로, 사랑이라는 주제를 더 직관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가사와 제목을 한글로 지은 노래입니다.
사랑으로는 작사, 작곡을 맡은 김다니엘이 “우리가 느끼는 행복과 감정들, 그리고 사랑에 대한 감정들을 주로 다루다보니까, 그러면 내가 지니고 간 사랑은 뭐지?, 내가 모두에게 들려주고 싶은 나의 사랑은 뭐지?”라는 고민 끝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정직하게, 그리고 올바르게 살아가고 그들을 대할 때, 내가 살아가는 세상이 비로소 완벽해지는구나. 그래서 내 세상은 지금 완벽하구나”라는 결론에 도달하여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노래가 시작하자마자 나오는 일렉기타 소리를 듣고 있으면 이유 모를 벅차오름이 느껴집니다.
‘사랑’이라는 두 글자를 들었을 때, 지금 생각나는 얼굴이 있나요? 그 관계 속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나요? 소중한 마음들이 파도처럼 흘러가서 그들의 세 상에 영원히 닿기를 바랍니다.


3주차 꼬마빛
가벼운 친절은 강함에서 나온다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들꽃을 자세히 바라본 적이 있나요?
들꽃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화려한 꽃들과 다르게 꽃송이가 크지도, 색상이 선명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채 스스로 자라납니다. 건조한 땅, 자갈밭, 숲 속, 길가 등 어디서든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웁니다. 야생에서 자라는 들꽃들은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아남을 것 같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이들은 경쟁하기보다는 환경에 적응하며 함께 성장하고,
서로 영양분을 나누며 공존합니다.
니체는 ‘즐거운 학문’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랑을 나누어 주고, 넘쳐흐르게 하라. 그러나 부족한 자들처럼 주지 말라. 부족한 자는 주면서도 자기 것을 빼앗긴다고 느낀다.”
어떤 사람들은 사랑을 줄 때 마치 자신의 것을 빼앗기는 듯한 기분을 느낍니다. 받은 만큼 되돌려 받고 싶어 하거나, 결핍을 느끼고 사랑을 갈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내가 베풀면 내 것이 줄어든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사랑은 결국 불안과 아쉬움을 남깁니다.
들꽃을 보며 저는 문득 생각했습니다. 스스로 강인한 사람이야말로 자연스럽게 넘치는 사랑을 배우고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들꽃이 척박한 땅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영양을 나누며 함께 자라듯이, 햇빛이 스스로를 희생하지 않고도 세상을 비추듯이, 사랑도 부족함이 아니라 풍요로움 속에서 베풀어야 합니다.
사랑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의지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일상 속 작은 친절과 호의에서도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날 세상은 때때로 건조하고 메말라 때론 사랑을 베풀라는 말 한마디조차 어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강인하고 아름답게 성장해 왔습니다. 그것은 우리 역시 어딘가에서 사랑을 나누고, 또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아왔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까요?
그렇게 서로의 힘이 되어 함께 아름다운 꽃밭을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들꽃을 자세히 바라본 적이 있나요?
들꽃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화려한 꽃들과 다르게 꽃송이가 크지도, 색상이 선명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채 스스로 자라납니다. 건조한 땅, 자갈밭, 숲 속, 길가 등 어디서든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웁니다. 야생에서 자라는 들꽃들은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아남을 것 같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이들은 경쟁하기보다는 환경에 적응하며 함께 성장하고,
서로 영양분을 나누며 공존합니다.
니체는 ‘즐거운 학문’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랑을 나누어 주고, 넘쳐흐르게 하라. 그러나 부족한 자들처럼 주지 말라. 부족한 자는 주면서도 자기 것을 빼앗긴다고 느낀다.”
어떤 사람들은 사랑을 줄 때 마치 자신의 것을 빼앗기는 듯한 기분을 느낍니다. 받은 만큼 되돌려 받고 싶어 하거나, 결핍을 느끼고 사랑을 갈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내가 베풀면 내 것이 줄어든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사랑은 결국 불안과 아쉬움을 남깁니다.
들꽃을 보며 저는 문득 생각했습니다. 스스로 강인한 사람이야말로 자연스럽게 넘치는 사랑을 배우고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들꽃이 척박한 땅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영양을 나누며 함께 자라듯이, 햇빛이 스스로를 희생하지 않고도 세상을 비추듯이, 사랑도 부족함이 아니라 풍요로움 속에서 베풀어야 합니다.
사랑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의지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일상 속 작은 친절과 호의에서도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날 세상은 때때로 건조하고 메말라 때론 사랑을 베풀라는 말 한마디조차 어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강인하고 아름답게 성장해 왔습니다. 그것은 우리 역시 어딘가에서 사랑을 나누고, 또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아왔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까요?
그렇게 서로의 힘이 되어 함께 아름다운 꽃밭을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2주차 청피
사람들은 첫사랑을 닮은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고 합니다.
취향도 마찬가지로, 처음 경험한 것에 많은 영향을 받는 것 같아요. 어려서부터 해마다 매실주를 담가 먹는 집에서 자란 저는, 매실주를 보면 묘하게 끌리고 어떤 맛일지 자연스럽게 호기심을 가지게 되거든요.
왜 매실주를 담는 풍속화가 없을까?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매실주가 우리나라 전통주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매실의 꽃인 매화는 사군자 중 하나로, 특히 예술 작품 속에서 많이 등장하곤 하는데요. 한국인의 역사 속에서 매화의 흔적을 많이 찾아볼 수 있지만, 사실 매실은 중국이 기원이고 매실주는 일본의 전통술이라고 합니다. 주 재료인 설탕이 귀했기 때문에 일본의 귀족, 왕족들이 약주로 먹다가 1900년 이후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저는 이 사실이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매화는 우리나라 화가와 시인들의 주제로 많이 등장했고, 매실주를 집집마다 담그는 것이 동네 초등학생들의 흔한 풍경이었던 시절에 살았던지라 당연히 전통주일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어느 나라 출신인지가 뭐가 중요하겠어요? 이제 빨간 뚜껑의 플라스틱 통에 매실주를 가득 담그는 것은 저의 추억으로 남았으니까요.
오늘날 전통주를 재해석한 다양한 제품이 나온 덕에, 전통주 안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그 중 매실원주라는 제품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다양한 수입 술 사이에서도, 예쁜 패키징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눈길이 가는 제품입니다. 특히 어려서 경험했던 독한 술이 아닌, 13%의 적당한 도수와 산뜻하고 향기로운 맛으로, 부담 없이 먹기 좋습니다. 집에서 빨간 뚜껑의 플라스틱 통에 매실주를 담가 먹었던 기억이 있으신 분들은 더욱 친숙하게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여러분이 처음 경험했던 술은 어떤 것이었나요? 그리고 아직도 그 기억을 기반으로 좋아하는 술을, 그리고 취향을 만들어 나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저는 내일 매실주를 한 병 사와야겠네요. 크!
취향도 마찬가지로, 처음 경험한 것에 많은 영향을 받는 것 같아요. 어려서부터 해마다 매실주를 담가 먹는 집에서 자란 저는, 매실주를 보면 묘하게 끌리고 어떤 맛일지 자연스럽게 호기심을 가지게 되거든요.
왜 매실주를 담는 풍속화가 없을까?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매실주가 우리나라 전통주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매실의 꽃인 매화는 사군자 중 하나로, 특히 예술 작품 속에서 많이 등장하곤 하는데요. 한국인의 역사 속에서 매화의 흔적을 많이 찾아볼 수 있지만, 사실 매실은 중국이 기원이고 매실주는 일본의 전통술이라고 합니다. 주 재료인 설탕이 귀했기 때문에 일본의 귀족, 왕족들이 약주로 먹다가 1900년 이후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저는 이 사실이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매화는 우리나라 화가와 시인들의 주제로 많이 등장했고, 매실주를 집집마다 담그는 것이 동네 초등학생들의 흔한 풍경이었던 시절에 살았던지라 당연히 전통주일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어느 나라 출신인지가 뭐가 중요하겠어요? 이제 빨간 뚜껑의 플라스틱 통에 매실주를 가득 담그는 것은 저의 추억으로 남았으니까요.
오늘날 전통주를 재해석한 다양한 제품이 나온 덕에, 전통주 안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그 중 매실원주라는 제품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다양한 수입 술 사이에서도, 예쁜 패키징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눈길이 가는 제품입니다. 특히 어려서 경험했던 독한 술이 아닌, 13%의 적당한 도수와 산뜻하고 향기로운 맛으로, 부담 없이 먹기 좋습니다. 집에서 빨간 뚜껑의 플라스틱 통에 매실주를 담가 먹었던 기억이 있으신 분들은 더욱 친숙하게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여러분이 처음 경험했던 술은 어떤 것이었나요? 그리고 아직도 그 기억을 기반으로 좋아하는 술을, 그리고 취향을 만들어 나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저는 내일 매실주를 한 병 사와야겠네요. 크!


2주차 진진
호기심을 유지하게 하는 리츄얼
배려는 체력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호기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의 호기심은 쉽습니다. 처음은 누구나 열정적이고 자극적이니까요. 하지만 호기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계치까지 나를 계속 던져넣어야 합니다. 기준이 되는 관점과 이루고 싶은 목표, 계속 도전하게 하는 호기심을 유지하려면 체력은 필수입니다.
그래서 몸을 움직입니다. 살기 위해 달린다는 친구도 있고, 몸매를 가꾸기 위해 쇠질 하는 지인도 있습니다. 저는 제가 가진 세계를 다시 보기 위해 달립니다. 풀리지 않던 문제와 복잡한 마음도, 찬 공기를 마시며 머리를 비우고 달리고 나면 엉킨 실타래가 살짝 풀리기도 합니다. 또한 멍하니 앉아서 빈 스크롤바만 내리고 있었을 시간에, 30분이라도 헬스장에서 땀을 흘리고
샤워하면 눈앞이 밝아집니다.
이때 꼭 입는 옷이 ‘룰루레몬’입니다. 다양한 스포츠 브랜드를 입어봤지만, 기능과 세심한 디자인을 가장 충족시켜 준 제품이었습니다. 한여름에 땀을 흠뻑 흘린 티셔츠는 체취가 심할 수 있지만 룰루레몬은 그 당황스러움을 막아줍니다. 또한 손에 아무것도 쥐지 않고 러닝하고 싶을 때, 핸드폰이나 카드를 밀착해서 넣을 수 있는 빌트인 포켓은 안성맞춤입니다.
정말 좋은 브랜드는 리츄얼을 만들어줍니다. 그 리츄얼을 통해서 사용자는 성장하고 발전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그 브랜드를 사랑하게 됩니다. 여전히 새로운 곳을 찾아다니며, 호기심을 갖고 다양한 작당을 꾸미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삶의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서 저만의 리츄얼을 지켜가려고 합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도 자신의 ‘감각’을 유지하는 리츄얼이 있으신가요?
배려는 체력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호기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의 호기심은 쉽습니다. 처음은 누구나 열정적이고 자극적이니까요. 하지만 호기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계치까지 나를 계속 던져넣어야 합니다. 기준이 되는 관점과 이루고 싶은 목표, 계속 도전하게 하는 호기심을 유지하려면 체력은 필수입니다.
그래서 몸을 움직입니다. 살기 위해 달린다는 친구도 있고, 몸매를 가꾸기 위해 쇠질 하는 지인도 있습니다. 저는 제가 가진 세계를 다시 보기 위해 달립니다. 풀리지 않던 문제와 복잡한 마음도, 찬 공기를 마시며 머리를 비우고 달리고 나면 엉킨 실타래가 살짝 풀리기도 합니다. 또한 멍하니 앉아서 빈 스크롤바만 내리고 있었을 시간에, 30분이라도 헬스장에서 땀을 흘리고
샤워하면 눈앞이 밝아집니다.
이때 꼭 입는 옷이 ‘룰루레몬’입니다. 다양한 스포츠 브랜드를 입어봤지만, 기능과 세심한 디자인을 가장 충족시켜 준 제품이었습니다. 한여름에 땀을 흠뻑 흘린 티셔츠는 체취가 심할 수 있지만 룰루레몬은 그 당황스러움을 막아줍니다. 또한 손에 아무것도 쥐지 않고 러닝하고 싶을 때, 핸드폰이나 카드를 밀착해서 넣을 수 있는 빌트인 포켓은 안성맞춤입니다.
정말 좋은 브랜드는 리츄얼을 만들어줍니다. 그 리츄얼을 통해서 사용자는 성장하고 발전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그 브랜드를 사랑하게 됩니다. 여전히 새로운 곳을 찾아다니며, 호기심을 갖고 다양한 작당을 꾸미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삶의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서 저만의 리츄얼을 지켜가려고 합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도 자신의 ‘감각’을 유지하는 리츄얼이 있으신가요?


2주차 조이
호기심이라는 마음의 방향
나는 언제나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 품어온 것은 ‘멋진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이었다. 그들을 닮아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단순한 이유이긴 하지만, 멋지다는 것은 단순한 찬사가 아니다. 나에게 멋진 사람이란 어떤 순간에도 자 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 끝없이 탐구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리고 나는 그런 사람들을 오래도록 바라보고, 그들이 지나온 길을 조용히 더듬어보곤 했다.
페이커,그는 단순 프로게이머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전설이라 부르지만, 내가 그에게 끌리는 이유는 화려한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에 있다. 그는 늘 담담하다. 수많은 승리와 패배 앞에서도 결코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다. 그는 방대한 경기 데이터 속에서 작은 변수를 읽어내고, 본능적인 플레이가 아니라 깊이 있는 사고로 게임을 풀어나간다. 나는 그의 플레이를 분석하는
것만큼이나, 그가 살아가는 방식을 관찰하는 것이 흥미롭다. 그는 늘 배우려 하고, 흔들리지 않으며, 스스로 증명 하기보다 그저 ‘더 나은 자신’을 만들어간다. 그런 태도야말로 진정한 프로페셔널의 모습이 아닐까.
이동진, 그의 말에는 명확한 논리가 있고, 그 논리는 늘 치밀한 사유 위에 쌓여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말을 다루는 방식’이다. 그는 단어를 함부로 쓰지 않는다. 문장 하나하나를 조각하듯 빚어내면서도, 마치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간다. 때로는 짧고 단단한 문장으로, 때로는 길고 유려한 흐름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그는 질문이 많은 사람이다. 영화를 보고 해석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거기서 또 다른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을 바탕으로 새로운 대화를 만든다. 나는 그의 말이 가진 힘에 끌린다. 그리고 문득 나 자신에게 묻게 된다. ‘나는 어떤 질문을 던지는 사람인가?’
어쩌면 나는 늘 호기심을 품고 살아온 사람인 것 같다.
단순한 정보나 지식이 아니라, 사람들이 가진 태도와 철학, 그리고 그것이 삶을 어떻게 바꾸어가는지를 알고 싶었다. 그 호기심은 내가 이 삶을 살아가는 것에 더 강하게 만든 것 같다.
어떤 사람을 깊이 알아가고 싶다는 마음, 끝까지 탐구하고 싶은 태도, 나아가 새로운 세계를 열고 싶은 열망.
이 모든 것의 시작이 바로 호기심이었다.
나는 언제나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 품어온 것은 ‘멋진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이었다. 그들을 닮아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단순한 이유이긴 하지만, 멋지다는 것은 단순한 찬사가 아니다. 나에게 멋진 사람이란 어떤 순간에도 자 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 끝없이 탐구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리고 나는 그런 사람들을 오래도록 바라보고, 그들이 지나온 길을 조용히 더듬어보곤 했다.
페이커,그는 단순 프로게이머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전설이라 부르지만, 내가 그에게 끌리는 이유는 화려한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에 있다. 그는 늘 담담하다. 수많은 승리와 패배 앞에서도 결코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다. 그는 방대한 경기 데이터 속에서 작은 변수를 읽어내고, 본능적인 플레이가 아니라 깊이 있는 사고로 게임을 풀어나간다. 나는 그의 플레이를 분석하는
것만큼이나, 그가 살아가는 방식을 관찰하는 것이 흥미롭다. 그는 늘 배우려 하고, 흔들리지 않으며, 스스로 증명 하기보다 그저 ‘더 나은 자신’을 만들어간다. 그런 태도야말로 진정한 프로페셔널의 모습이 아닐까.
이동진, 그의 말에는 명확한 논리가 있고, 그 논리는 늘 치밀한 사유 위에 쌓여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말을 다루는 방식’이다. 그는 단어를 함부로 쓰지 않는다. 문장 하나하나를 조각하듯 빚어내면서도, 마치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간다. 때로는 짧고 단단한 문장으로, 때로는 길고 유려한 흐름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그는 질문이 많은 사람이다. 영화를 보고 해석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거기서 또 다른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을 바탕으로 새로운 대화를 만든다. 나는 그의 말이 가진 힘에 끌린다. 그리고 문득 나 자신에게 묻게 된다. ‘나는 어떤 질문을 던지는 사람인가?’
어쩌면 나는 늘 호기심을 품고 살아온 사람인 것 같다.
단순한 정보나 지식이 아니라, 사람들이 가진 태도와 철학, 그리고 그것이 삶을 어떻게 바꾸어가는지를 알고 싶었다. 그 호기심은 내가 이 삶을 살아가는 것에 더 강하게 만든 것 같다.
어떤 사람을 깊이 알아가고 싶다는 마음, 끝까지 탐구하고 싶은 태도, 나아가 새로운 세계를 열고 싶은 열망.
이 모든 것의 시작이 바로 호기심이었다.


2주차 이나
호기심으로부터 촉발되는 세계
여러분은 주로 어떤 순간에 호기심을 마주하시나요?
일상의 소소한 풍경 속에서 질문을 발견하고 그 질문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듯 여기, 산책길에서 피어난 질문을 잊지 않고 가져와 쓴 시인이 있습니다.
안태운 시인 의 시집 「산책하는 사람에게」에 수록된 <인간의 소리>는 ‘소리’라는 호기심으로부터 완성되었습니다. 온 세상이 고요해지는 밤, 어둠이 내려앉은 시 속 들판에는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모닥불의 따스한 불빛이 어우러져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화자는 그 무리를 멀찍이 서서 바라보기만 합니다. 마치 그들 속에 속하지 않은 사람처럼요. 그가 쭈뼛거리는 동안, 그를 둘러싼 사람들은 이제 동물의 이름을 외치며 그 동물과 흡사하다고 생각하는 소리를 내고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그들의 몸짓은 마치 이 세상에 저들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자유로워요. 그렇게 광란의 열기가 영원히 이어질 것만 같던 그 순간, 한 사람이 외칩니다.
“인간의 소리는?”
“모두들 잠깐 침묵.”
“그렇게 침묵하다가 사람들은 웃고 있습니다.”
“나는 침묵과 침묵 뒤의 웃음이 인간의 소리라고 이해했어요.”
웃음이 인간의 소리라니! 참 정확하고, 또 다정한 발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서로다른 언어로 가득한 세상 속에서, 웃음 소리 하나만은 우리의 유일한 공통어니까요.
우리를 제외한 존재들이 인지하는 인간의 소리가 웃음소리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사실 그들도 우리가 구별하지 못할 뿐, 제각기 저마다의 소리로 소통하고 있을 것입니다. 시 속 화자는 이런 식으로 우리, 즉 ‘인간’을 관찰하면서 나 아닌 존재의 입장으로 본 스스로를 상기해 보았죠. 잠시나마 인간과 비인간을 잇는 방법으로요. 저는 이러한 호기심이 세상을 더 넓게 바라볼
여유를 주는 것 같습니다.
추신: 그러나 호기심은 때로 골치아픈 질문을 남기고 사라지기도 하죠. 김소연 시인의 <거짓말>이라는 시에는 “만약 피노키오가 지금 내 코가 커질거야 라고 말한다면, 코는 어떻게 될까”라는 구절이 등장합니다. 조금 짖궂긴 하지만 오늘은 제가 끝내 답하지 못한 이 질문을 여러분께 마지막으로 나누고자 해요. 진실과 거짓의 경계 사이에서 피노키오의 코는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요?
여러분은 주로 어떤 순간에 호기심을 마주하시나요?
일상의 소소한 풍경 속에서 질문을 발견하고 그 질문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듯 여기, 산책길에서 피어난 질문을 잊지 않고 가져와 쓴 시인이 있습니다.
안태운 시인 의 시집 「산책하는 사람에게」에 수록된 <인간의 소리>는 ‘소리’라는 호기심으로부터 완성되었습니다. 온 세상이 고요해지는 밤, 어둠이 내려앉은 시 속 들판에는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모닥불의 따스한 불빛이 어우러져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화자는 그 무리를 멀찍이 서서 바라보기만 합니다. 마치 그들 속에 속하지 않은 사람처럼요. 그가 쭈뼛거리는 동안, 그를 둘러싼 사람들은 이제 동물의 이름을 외치며 그 동물과 흡사하다고 생각하는 소리를 내고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그들의 몸짓은 마치 이 세상에 저들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자유로워요. 그렇게 광란의 열기가 영원히 이어질 것만 같던 그 순간, 한 사람이 외칩니다.
“인간의 소리는?”
“모두들 잠깐 침묵.”
“그렇게 침묵하다가 사람들은 웃고 있습니다.”
“나는 침묵과 침묵 뒤의 웃음이 인간의 소리라고 이해했어요.”
웃음이 인간의 소리라니! 참 정확하고, 또 다정한 발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서로다른 언어로 가득한 세상 속에서, 웃음 소리 하나만은 우리의 유일한 공통어니까요.
우리를 제외한 존재들이 인지하는 인간의 소리가 웃음소리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사실 그들도 우리가 구별하지 못할 뿐, 제각기 저마다의 소리로 소통하고 있을 것입니다. 시 속 화자는 이런 식으로 우리, 즉 ‘인간’을 관찰하면서 나 아닌 존재의 입장으로 본 스스로를 상기해 보았죠. 잠시나마 인간과 비인간을 잇는 방법으로요. 저는 이러한 호기심이 세상을 더 넓게 바라볼
여유를 주는 것 같습니다.
추신: 그러나 호기심은 때로 골치아픈 질문을 남기고 사라지기도 하죠. 김소연 시인의 <거짓말>이라는 시에는 “만약 피노키오가 지금 내 코가 커질거야 라고 말한다면, 코는 어떻게 될까”라는 구절이 등장합니다. 조금 짖궂긴 하지만 오늘은 제가 끝내 답하지 못한 이 질문을 여러분께 마지막으로 나누고자 해요. 진실과 거짓의 경계 사이에서 피노키오의 코는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요?


2주차 예린
공간을 채우며 나를 알아가다
스위스, 독일 그리고 프랑스 국경에 위치한 Vitra House
완벽하진 않지만, 차근차근 가꿔가는 나의 벨기에 집
항상 스스로 취향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다. 누군가 내 관심사를 물어볼 때마다 분명 흥미 있는 분야가 있음에도, 남들처럼 해박한 지식이나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하지만 가만히 돌아보니, 나름대로 관심을 두고 애정을 쏟는 것들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요즘 내 관심사는 바로 인테리어다.
서울 한복판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며 자취는 꿈도 꾸지 못했다. 인테리어에 늘 관심이 있었지만, 부모님이 고른 가구와 그들의 취향에 맞춘 집에서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작년 10월, 벨기에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면서 가장 큰 로망이었던 ‘내 공간 꾸미기’를 실현할 기회를 얻었다. 집을 고르는 과정부터 많은 시간을 들였고, 나만의 취향을 반영한 공간을 만드는 일이
점점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테리어 브랜드를 하나 소개하자면, 바로 Vitra House다. 작년, 부모님과 함께한 스위스 로드트립에서 아빠가 운전하는 렌트카를 타고 Vitra House를 방문했다. 스위스 바젤 근교에 위치한 이곳은 단순한 쇼룸이 아니라 디자인의 역사와 철학을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 같은 공간이었다. 찰스 & 레이 임스, 장 프루베, 베르너 팬톤 등 전설적인 디자이너들의 작품이 시대를 초월해 공존하는 이곳에서, 나는 단순히 ‘예쁜 가구’를 넘어 ‘시대를 담은 디자인’ 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인테리어에 대한 나의 관심은 단순한 ‘예쁜 공간 만들기’에서 ‘공간이 가진 스토리를 탐구하는 일’로 확장되었다. 이제는 가구 하나를 고를 때도 단순한 외형뿐만 아니라 그것이 담고 있는 철학, 디자인 과정, 그리고 브랜드의 가치까지 고민하게 된다. 예전에는 막연히 ‘취향’이라고 여겼던 요소들이 사실은 디자인의 역사와 맥락 속에서 형성된 것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Vitra House는 나에게 단순한 가구 브랜드가 아니다. 디자인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확장시켜 준, 하나의 계기가 되어 준 존재다. 작은 호기심에서 출발한 관심이 결국 나의 취향을 더욱 깊고 풍부하게 만들어준 경험이었다.
스위스, 독일 그리고 프랑스 국경에 위치한 Vitra House
완벽하진 않지만, 차근차근 가꿔가는 나의 벨기에 집
항상 스스로 취향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다. 누군가 내 관심사를 물어볼 때마다 분명 흥미 있는 분야가 있음에도, 남들처럼 해박한 지식이나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하지만 가만히 돌아보니, 나름대로 관심을 두고 애정을 쏟는 것들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요즘 내 관심사는 바로 인테리어다.
서울 한복판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며 자취는 꿈도 꾸지 못했다. 인테리어에 늘 관심이 있었지만, 부모님이 고른 가구와 그들의 취향에 맞춘 집에서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작년 10월, 벨기에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면서 가장 큰 로망이었던 ‘내 공간 꾸미기’를 실현할 기회를 얻었다. 집을 고르는 과정부터 많은 시간을 들였고, 나만의 취향을 반영한 공간을 만드는 일이
점점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테리어 브랜드를 하나 소개하자면, 바로 Vitra House다. 작년, 부모님과 함께한 스위스 로드트립에서 아빠가 운전하는 렌트카를 타고 Vitra House를 방문했다. 스위스 바젤 근교에 위치한 이곳은 단순한 쇼룸이 아니라 디자인의 역사와 철학을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 같은 공간이었다. 찰스 & 레이 임스, 장 프루베, 베르너 팬톤 등 전설적인 디자이너들의 작품이 시대를 초월해 공존하는 이곳에서, 나는 단순히 ‘예쁜 가구’를 넘어 ‘시대를 담은 디자인’ 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인테리어에 대한 나의 관심은 단순한 ‘예쁜 공간 만들기’에서 ‘공간이 가진 스토리를 탐구하는 일’로 확장되었다. 이제는 가구 하나를 고를 때도 단순한 외형뿐만 아니라 그것이 담고 있는 철학, 디자인 과정, 그리고 브랜드의 가치까지 고민하게 된다. 예전에는 막연히 ‘취향’이라고 여겼던 요소들이 사실은 디자인의 역사와 맥락 속에서 형성된 것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Vitra House는 나에게 단순한 가구 브랜드가 아니다. 디자인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확장시켜 준, 하나의 계기가 되어 준 존재다. 작은 호기심에서 출발한 관심이 결국 나의 취향을 더욱 깊고 풍부하게 만들어준 경험이었다.


2주차 연못
호기심 그 환상 속으로
어린 시절 여러분들은 어떤 아이였나요? 저는 호기심이 많아 “이건 왜 그랬대?”,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하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아이였습니다. 그 덕분에 부모님을 비롯한 많은 어른들을 귀찮게 했지만,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던 순간은 지금도 잊지 못해요.
머릿속에 주인공을 그려 넣어 보고 또 다른 결말을 떠올려 보기도 하고, 그렇게 새로운 그림을 덧칠하면서 스스로의 내면 세계를 확장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할 영화 ‘더 폴(2006)’의 주인공 알렉산드리아 역시 호기심이 아주 많은 소녀입니다. 쇄골이 부러져 입원한 그녀는 촬영 중 다리를 크게 다쳐 걸을 수 없게 된 스턴트맨 로이와 병원에서 만나게 됩니다.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로이가 꾸며낸 이야기를 매개로 가까워지게 되는데요. 매번 결정적인 순간에 이야기를 끊으며 그는 알렉산드리아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이에 알렉산드리아는 뒷 이야기를 듣기 위해 로이를 도와주기 시작해요.
사실 우울증을 겪고 있던 로이는 알렉산드리아를 이용해 자살용 모르핀을 얻어내려는 속셈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 사실을 모르는 알렉산드리아는 그저 순수한 마음으로 로이를 도와주며 그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죠.
번번이 자살 시도에 실패하고 격분한 로이를 보며, 알렉산드리아는 그저 그가 불면에 시달려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로이를 위해 그녀는 모르핀을 훔치다 의자에서 떨어지면서 크게 다치고 맙니다. 다친 알렉산드리아를 보며 로이는 큰 자괴감과 죄책감에 시달리게 되어요.
눈을 뜨자마자 뒷 이야기를 들려 달라는 알렉산드리아에게 그는 이야기 속 주인공들이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끝내려 하는데요. 그들을 죽이지 말라고 애원하지만, 로이는 “이건 내 이야기고, 내 이야기에 해피엔딩은 없다.”고 말합니다. 이에 알렉산드 리아는 “이건 내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맞서죠. 그 말을 들은 로이는 이야기 속 주인공을 살려내고 이야기가 해피엔딩을 맞이함으로써 현실의 로이 역시 희망을 되찾았음을 암시합니다.
영화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알렉산드리아의 호기심이 이야기를 이어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그녀가 로이의 이야기를 머릿속에서 재구성하며 자신의 세계를 확장해 나간다는 것입니다. 결국 세상에 대한 호기심은 또 다른 세상을 만드는 데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죠.
로이의 이야기가 점차 알렉산드리아의 이야기로 전환되는 것을 보면서, 호기심은 단순한 궁금증이 아닌 우리가 새로운 세계를 발견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또한, 호기심을 갖게 된 계기도 중요하지만 호기심으로 인해 나의 세계가 어떻게 확장되었으며, 어떻게 재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죠.
이처럼 ‘더 폴’은 호기심이 새로운 세계로 확장되는 과정을 아름답게 표현한 영화입니다. 어린 아이의 시선에서 현실과 이야기 속 세계를 넘나드는 이미지는 아름답다 못해 경이로울 정도예요. 감독 타셈 싱은 CG 없이 로케이션 촬영만으로 이 놀라운 영상미를 완성했다고 합니다. 위의 장면이 CG 없이 만들어졌다는 사실, 믿어지시나요? 그만큼 미학적으로도 뛰어난 작품이라 아주 깊은 영감을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여러분들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면 알렉산드리아와 로이의 이야기, 그 환상 속으로 빠져 보세요!
어린 시절 여러분들은 어떤 아이였나요? 저는 호기심이 많아 “이건 왜 그랬대?”,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하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아이였습니다. 그 덕분에 부모님을 비롯한 많은 어른들을 귀찮게 했지만,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던 순간은 지금도 잊지 못해요.
머릿속에 주인공을 그려 넣어 보고 또 다른 결말을 떠올려 보기도 하고, 그렇게 새로운 그림을 덧칠하면서 스스로의 내면 세계를 확장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할 영화 ‘더 폴(2006)’의 주인공 알렉산드리아 역시 호기심이 아주 많은 소녀입니다. 쇄골이 부러져 입원한 그녀는 촬영 중 다리를 크게 다쳐 걸을 수 없게 된 스턴트맨 로이와 병원에서 만나게 됩니다.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로이가 꾸며낸 이야기를 매개로 가까워지게 되는데요. 매번 결정적인 순간에 이야기를 끊으며 그는 알렉산드리아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이에 알렉산드리아는 뒷 이야기를 듣기 위해 로이를 도와주기 시작해요.
사실 우울증을 겪고 있던 로이는 알렉산드리아를 이용해 자살용 모르핀을 얻어내려는 속셈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 사실을 모르는 알렉산드리아는 그저 순수한 마음으로 로이를 도와주며 그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죠.
번번이 자살 시도에 실패하고 격분한 로이를 보며, 알렉산드리아는 그저 그가 불면에 시달려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로이를 위해 그녀는 모르핀을 훔치다 의자에서 떨어지면서 크게 다치고 맙니다. 다친 알렉산드리아를 보며 로이는 큰 자괴감과 죄책감에 시달리게 되어요.
눈을 뜨자마자 뒷 이야기를 들려 달라는 알렉산드리아에게 그는 이야기 속 주인공들이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끝내려 하는데요. 그들을 죽이지 말라고 애원하지만, 로이는 “이건 내 이야기고, 내 이야기에 해피엔딩은 없다.”고 말합니다. 이에 알렉산드 리아는 “이건 내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맞서죠. 그 말을 들은 로이는 이야기 속 주인공을 살려내고 이야기가 해피엔딩을 맞이함으로써 현실의 로이 역시 희망을 되찾았음을 암시합니다.
영화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알렉산드리아의 호기심이 이야기를 이어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그녀가 로이의 이야기를 머릿속에서 재구성하며 자신의 세계를 확장해 나간다는 것입니다. 결국 세상에 대한 호기심은 또 다른 세상을 만드는 데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죠.
로이의 이야기가 점차 알렉산드리아의 이야기로 전환되는 것을 보면서, 호기심은 단순한 궁금증이 아닌 우리가 새로운 세계를 발견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또한, 호기심을 갖게 된 계기도 중요하지만 호기심으로 인해 나의 세계가 어떻게 확장되었으며, 어떻게 재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죠.
이처럼 ‘더 폴’은 호기심이 새로운 세계로 확장되는 과정을 아름답게 표현한 영화입니다. 어린 아이의 시선에서 현실과 이야기 속 세계를 넘나드는 이미지는 아름답다 못해 경이로울 정도예요. 감독 타셈 싱은 CG 없이 로케이션 촬영만으로 이 놀라운 영상미를 완성했다고 합니다. 위의 장면이 CG 없이 만들어졌다는 사실, 믿어지시나요? 그만큼 미학적으로도 뛰어난 작품이라 아주 깊은 영감을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여러분들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면 알렉산드리아와 로이의 이야기, 그 환상 속으로 빠져 보세요!


2주차 엔젤이
호기심이 만드는 기발한 세상
호기심은 아이의 눈빛에서 가장 빛납니다. 아이들의 눈에는 세상이 신비로 가득 차 있고, 수많은 질문이 그들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왜 차가 앞으로 갈수록 달은 멀어질까?” “왜 별은 빛날까?” 작은 궁금증이 끝없는 탐험의 시작이 됩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호기심을 간직한다면, 삶은 더욱 흥미진진한 모험이 될 수 있습니다.
웃음과 과학이 만나는 곳, 이그노벨상
“실컷 웃겨라, 그리고 생각하게 하라”가 모토인 이그노벨상은 기발하고 재미있는 연구에 수여되는 상으로, 마크 에이브러햄스가 위대한 연구도 처음에 무시 당하거나 우습게 여겨졌던 경우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만든 상입니다. 이그노벨상은 일상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연구 주제, 예상치 못한 창의적인 연구 업적 인정, 유머와 함께 새로운 관점을 제시를 한다는 특징이
있어요.
이그노벨상을 받은 기발한 연구 사례들을 소개합니다.
1999년 물리학상을 받은 렌 피셔는 차에 비스킷을 담글 때 최적의 시간 연구했습니다. 영국 물리학자 2008년 의학상을 받은 댄 애리얼리는 가짜약도 비쌀수록 효과가 높다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했습니다. 경제적 요소가 심리적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입증했습니다.
2016년 심리학상을 받은 에블린 데비는 연령대별 거짓말 빈도 연구 – 6세부터 77세까지의 실험 참가자를 대상으로 연령별 거짓말 능력을 조사한 결과, 40대가 가장 설득력 있는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7년 유체역학상을 받은 한지원은 커피를 들고 걸을 때 넘치는 원인 분석했습니다. 손잡이 대신 컵 윗부분을 잡으면 액체의 흔들림이 줄어들어 넘칠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도출되었습니다.
2018년 경제학상을 받은 린디 량은 직장 상사 대신 저주 인형을 찌르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이러한 상징적 행동이 실제 스트 레스 감소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였습니다.
당신의 엉뚱한 호기심도 언젠가 세상을 바꿀 혁신이 될지 모릅니다. 계속해서 질문하고 탐험한다면 말이죠.
호기심은 아이의 눈빛에서 가장 빛납니다. 아이들의 눈에는 세상이 신비로 가득 차 있고, 수많은 질문이 그들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왜 차가 앞으로 갈수록 달은 멀어질까?” “왜 별은 빛날까?” 작은 궁금증이 끝없는 탐험의 시작이 됩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호기심을 간직한다면, 삶은 더욱 흥미진진한 모험이 될 수 있습니다.
웃음과 과학이 만나는 곳, 이그노벨상
“실컷 웃겨라, 그리고 생각하게 하라”가 모토인 이그노벨상은 기발하고 재미있는 연구에 수여되는 상으로, 마크 에이브러햄스가 위대한 연구도 처음에 무시 당하거나 우습게 여겨졌던 경우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만든 상입니다. 이그노벨상은 일상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연구 주제, 예상치 못한 창의적인 연구 업적 인정, 유머와 함께 새로운 관점을 제시를 한다는 특징이
있어요.
이그노벨상을 받은 기발한 연구 사례들을 소개합니다.
1999년 물리학상을 받은 렌 피셔는 차에 비스킷을 담글 때 최적의 시간 연구했습니다. 영국 물리학자 2008년 의학상을 받은 댄 애리얼리는 가짜약도 비쌀수록 효과가 높다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했습니다. 경제적 요소가 심리적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입증했습니다.
2016년 심리학상을 받은 에블린 데비는 연령대별 거짓말 빈도 연구 – 6세부터 77세까지의 실험 참가자를 대상으로 연령별 거짓말 능력을 조사한 결과, 40대가 가장 설득력 있는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7년 유체역학상을 받은 한지원은 커피를 들고 걸을 때 넘치는 원인 분석했습니다. 손잡이 대신 컵 윗부분을 잡으면 액체의 흔들림이 줄어들어 넘칠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도출되었습니다.
2018년 경제학상을 받은 린디 량은 직장 상사 대신 저주 인형을 찌르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이러한 상징적 행동이 실제 스트 레스 감소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였습니다.
당신의 엉뚱한 호기심도 언젠가 세상을 바꿀 혁신이 될지 모릅니다. 계속해서 질문하고 탐험한다면 말이죠.


2주차 수련
당신은 타인에게 어떤 방식으로 다가가나요?
우리는 낯선 사람에게 순수한 호기심이 생길 때 다양한 질문을 떠올립니다. 이름과 나이, 좋아하는 영화나 음악 등 호기심에서 파생된 질문을 통해 타인에게 다가가며 인간관계의 출발선 앞에 섭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면서 우리의 호기심은 편견으로 인해 방해를 받 고 본연의 순수함을 점차 잃어가는 것 같습니다. 짐 자무쉬 감독의 <지상의 밤>(1991)에서는 택시라는 좁은 공간에서 독대하는 기사와 승객의 대화를 통해 이러한 모습을 거울처럼 보여줍니다.
택시 안에서 만난 기사와 승객의 만남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보여주는 이 영화는 LA, 뉴욕, 파리, 로마, 헬싱키의 밤을 차례대로 비춥니다. 불특정 다수가 타고 내리는 택시 안에서 각 도시의 사람들은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여러 질문을 하며 서로에 대해 얕지만 인상적으로 알아갑니다. 여러 갈래의 이야기 속에서 오늘 우리는 파리에서 벌어진 에피소드에 주목해볼까 합니다.
서늘함이 감도는 파리의 밤. 야간 운행을 하는 흑인 운전기사(이삭 드 번콜 분)의 택시에 시각 장애인 여성(베아트리스 달 분)이 탑승합니다. 우아즈 부두를 목적지로 말하면서 그녀는 자신에게 익숙한 루트를 설명하고 그대로 가달라고 요청합니다. 이미 택시에 탈 때부터 앞을 보지 못하는 그녀를 편견 어린 시선으로 보던 기사는 요청을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운전을 합니다. 시각 장애인이 길을 안다는 사실을 기사는 믿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나 그녀는 이를 단박에 알아채며 항의합니다.
시각 장애가 있음에도 루트를 정확히 꿰고 있던 그녀에게 호기심이 생긴 기사는 이런 저런 질문을 시작합니다. 태어날 때부터 장애가 있었는지, 기타의 생김새나 당근의 색을 알 수는 있는지, 영화관에 가봤자 영화를 볼 수나 있는지, 같은 것들을요. 기사의 질문은 무시와 편견으로 가득하지만 그녀는 보거나 듣지 못해도 느낄 수는 있다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당신은 나처럼 느끼진 못할 걸요.” 정말 그녀는 길뿐만 아니라 기사의 피부색과 출신까지 느낌으로 맞 춰버립니다. 앞이 보이는 사람과 다름없이 행동하고 편견 어린 질문이 들어와도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생각을 똑 부러지게 피력하는 그녀를 보며 기사는 이 상황이 그저 재밌기만 합니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기사는 일부러 택시비를 줄여서 말합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그녀는 오히려 자신을 동정하지 말라며 기사를 나무랍니다. 때마침 그녀가 택시에서 내렸음에도 참견을 멈추지 않던 기사는 자동차 사고를 내고 맙니다. 시끄러운 소리로 이를 알아챈 그녀는 통쾌하다는 듯 씨익 웃은 뒤 다시 밤거리를 나아가고 파리에서의 에피소드는 막을 내립니다.
영화 속 인물들의 에피소드에 묘한 기시감이 드는 건 우연일까요? 아마 이런 경험은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해봤을 겁니다. 다 커버린 우리는 이제 사람 자체에 대한 호기심보다 사회로부터 체득한 편견으로 상대를 판단하는 게 더 쉬워진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마음이 사라지는 건 어쩐지 슬프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지금 여러분의 호기심은
몇 퍼센트의 순수함을 가지고 있나요?
우리는 낯선 사람에게 순수한 호기심이 생길 때 다양한 질문을 떠올립니다. 이름과 나이, 좋아하는 영화나 음악 등 호기심에서 파생된 질문을 통해 타인에게 다가가며 인간관계의 출발선 앞에 섭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면서 우리의 호기심은 편견으로 인해 방해를 받 고 본연의 순수함을 점차 잃어가는 것 같습니다. 짐 자무쉬 감독의 <지상의 밤>(1991)에서는 택시라는 좁은 공간에서 독대하는 기사와 승객의 대화를 통해 이러한 모습을 거울처럼 보여줍니다.
택시 안에서 만난 기사와 승객의 만남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보여주는 이 영화는 LA, 뉴욕, 파리, 로마, 헬싱키의 밤을 차례대로 비춥니다. 불특정 다수가 타고 내리는 택시 안에서 각 도시의 사람들은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여러 질문을 하며 서로에 대해 얕지만 인상적으로 알아갑니다. 여러 갈래의 이야기 속에서 오늘 우리는 파리에서 벌어진 에피소드에 주목해볼까 합니다.
서늘함이 감도는 파리의 밤. 야간 운행을 하는 흑인 운전기사(이삭 드 번콜 분)의 택시에 시각 장애인 여성(베아트리스 달 분)이 탑승합니다. 우아즈 부두를 목적지로 말하면서 그녀는 자신에게 익숙한 루트를 설명하고 그대로 가달라고 요청합니다. 이미 택시에 탈 때부터 앞을 보지 못하는 그녀를 편견 어린 시선으로 보던 기사는 요청을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운전을 합니다. 시각 장애인이 길을 안다는 사실을 기사는 믿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나 그녀는 이를 단박에 알아채며 항의합니다.
시각 장애가 있음에도 루트를 정확히 꿰고 있던 그녀에게 호기심이 생긴 기사는 이런 저런 질문을 시작합니다. 태어날 때부터 장애가 있었는지, 기타의 생김새나 당근의 색을 알 수는 있는지, 영화관에 가봤자 영화를 볼 수나 있는지, 같은 것들을요. 기사의 질문은 무시와 편견으로 가득하지만 그녀는 보거나 듣지 못해도 느낄 수는 있다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당신은 나처럼 느끼진 못할 걸요.” 정말 그녀는 길뿐만 아니라 기사의 피부색과 출신까지 느낌으로 맞 춰버립니다. 앞이 보이는 사람과 다름없이 행동하고 편견 어린 질문이 들어와도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생각을 똑 부러지게 피력하는 그녀를 보며 기사는 이 상황이 그저 재밌기만 합니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기사는 일부러 택시비를 줄여서 말합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그녀는 오히려 자신을 동정하지 말라며 기사를 나무랍니다. 때마침 그녀가 택시에서 내렸음에도 참견을 멈추지 않던 기사는 자동차 사고를 내고 맙니다. 시끄러운 소리로 이를 알아챈 그녀는 통쾌하다는 듯 씨익 웃은 뒤 다시 밤거리를 나아가고 파리에서의 에피소드는 막을 내립니다.
영화 속 인물들의 에피소드에 묘한 기시감이 드는 건 우연일까요? 아마 이런 경험은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해봤을 겁니다. 다 커버린 우리는 이제 사람 자체에 대한 호기심보다 사회로부터 체득한 편견으로 상대를 판단하는 게 더 쉬워진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마음이 사라지는 건 어쩐지 슬프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지금 여러분의 호기심은
몇 퍼센트의 순수함을 가지고 있나요?


2주차 블루
건축물을 보고 매료되어 그걸 만든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던 경험이 있습니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 선생님이 설계한 미술관 “뮤지엄 산”을 보고 나서였어요. 미술 작품이 있는 본관으로 가는 길은 꽤 거리가 멀었는데요. 패랭이 꽃이 펼쳐진 평원을 만나고, 자작나무 숲을 거닐고, 물에 비친 하늘을 바라보고, 붉은 조형 물이 있는 길을 건넙니다. 미술관은 건물 하나라고 생각했던 고정관념이 깨졌어요. 안도타다오 선생님은 건물 본체 뿐만 아니라 부지 전체를 미술관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합니다.
단단한 자신의 가치관을 어떻게 이어가고, 표현할 수 있을까? 강연회가 열려 직접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어린시절 목수 아저씨가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아 건축가의 길을 결심했고, 대학을 나오지 않고 독학으로 건축을 배웠다고 합니다.
| 푸른 사과처럼 청춘을 살자
그는 나이에 상관없이 우리는 언제나 청춘의 마음을 가질 수 있으며, 꿈을 품고 살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수술 후 장기를 절제한 상황에서도, 만보기를 차고 매일 만보씩 걸으신다고 합니다. 직접 만보기를 보여주신 모습이 기억에 남네요. 앞으로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을 짓는 것이 그의 꿈이라고 합니다. 오랜 시간 품어온 희망과 꿈이 있어 안도 타다오 선생님의 가치관이 담긴 건축물이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강연회의 이름은 “꿈을 걸고 달려라” 였는데 강연회 이름처럼 꿈을 갖고 힘차게 달리고 싶은 에너지가 차올랐습니다.
(뮤지엄산은 강원도 원주에 위치합니다. 거리가 멀지만.. 꼭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조경도 멋지고, 백남준관, 제임스터렐관도 있어요)
단단한 자신의 가치관을 어떻게 이어가고, 표현할 수 있을까? 강연회가 열려 직접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어린시절 목수 아저씨가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아 건축가의 길을 결심했고, 대학을 나오지 않고 독학으로 건축을 배웠다고 합니다.
| 푸른 사과처럼 청춘을 살자
그는 나이에 상관없이 우리는 언제나 청춘의 마음을 가질 수 있으며, 꿈을 품고 살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수술 후 장기를 절제한 상황에서도, 만보기를 차고 매일 만보씩 걸으신다고 합니다. 직접 만보기를 보여주신 모습이 기억에 남네요. 앞으로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을 짓는 것이 그의 꿈이라고 합니다. 오랜 시간 품어온 희망과 꿈이 있어 안도 타다오 선생님의 가치관이 담긴 건축물이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강연회의 이름은 “꿈을 걸고 달려라” 였는데 강연회 이름처럼 꿈을 갖고 힘차게 달리고 싶은 에너지가 차올랐습니다.
(뮤지엄산은 강원도 원주에 위치합니다. 거리가 멀지만.. 꼭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조경도 멋지고, 백남준관, 제임스터렐관도 있어요)


2주차 미키
일상 속 작은 호기심 법칙의 발견!
여러분은 차가운 물보다 뜨거운 물이 더 빨리 얼어버린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음바페 효과(Mpemba Effect)라고 불리는 이 법칙은 같은 냉각 조건에서 높은 온도의 물이 낮은 온도의 물보다 빨리 어는 현상을 말합니다. 더 자세한 원인을 말하자면, 물 분자에 작용하는 공유결합과 수소결합의 상관관계에 의해 생기는 현상입니다. 그런데 이 법칙, 사실은 의외로 평범한 학생이 발견했습니다!
탄자니아의 중학생이던 에라스토 음펨바(Erasto Barthlomeo Mpemba, 1950~)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1963년, 학교 조리 수업 중에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실습 중에 우연히 발견한 사실이었죠. 뜨거운 우유와 설탕을 넣은 용액을 식히지 않은 채 냉동고에 넣었지만, 충분히 식히고 냉동고에 넣었던 다른 친구들보다 더 먼저 아이스크림이 완성되었어요.
호기심이 생긴 그는 실험을 반복하여 동일한 결과를 얻기도 했죠.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이 사실을 알릴 당시에는 핀잔을 들을 뿐이었지만, 결국에는 학교를 방문한 물리학자 오스본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그렇게 발견자인 소년의 이름을 딴 ‘음바페 효과’가 널리 알려지게 되었죠.
10대 소년이었던 음바페는 드물게 자연과학적 현상에 본인의 이름을 올리게 되었지만, 과학자의 길을 걷진 않았다고 해요. 탄자니아 천연자원이나 관광, 야생동물 보호 등을 담당하는 정부 부서에서 일하다가 은퇴한 것으로 알려져 있죠.
그래서 더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나요? 누구든지 호기심 있게 들여다보는 순간, 어떤 과학 법칙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여러분은 차가운 물보다 뜨거운 물이 더 빨리 얼어버린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음바페 효과(Mpemba Effect)라고 불리는 이 법칙은 같은 냉각 조건에서 높은 온도의 물이 낮은 온도의 물보다 빨리 어는 현상을 말합니다. 더 자세한 원인을 말하자면, 물 분자에 작용하는 공유결합과 수소결합의 상관관계에 의해 생기는 현상입니다. 그런데 이 법칙, 사실은 의외로 평범한 학생이 발견했습니다!
탄자니아의 중학생이던 에라스토 음펨바(Erasto Barthlomeo Mpemba, 1950~)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1963년, 학교 조리 수업 중에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실습 중에 우연히 발견한 사실이었죠. 뜨거운 우유와 설탕을 넣은 용액을 식히지 않은 채 냉동고에 넣었지만, 충분히 식히고 냉동고에 넣었던 다른 친구들보다 더 먼저 아이스크림이 완성되었어요.
호기심이 생긴 그는 실험을 반복하여 동일한 결과를 얻기도 했죠.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이 사실을 알릴 당시에는 핀잔을 들을 뿐이었지만, 결국에는 학교를 방문한 물리학자 오스본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그렇게 발견자인 소년의 이름을 딴 ‘음바페 효과’가 널리 알려지게 되었죠.
10대 소년이었던 음바페는 드물게 자연과학적 현상에 본인의 이름을 올리게 되었지만, 과학자의 길을 걷진 않았다고 해요. 탄자니아 천연자원이나 관광, 야생동물 보호 등을 담당하는 정부 부서에서 일하다가 은퇴한 것으로 알려져 있죠.
그래서 더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나요? 누구든지 호기심 있게 들여다보는 순간, 어떤 과학 법칙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2주차 디어릴리
어쩔 수 없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면
그리스 신화 속 인류 최초의 여자 판도라. 제우스는 마지막 선물로 ‘호기심’을 판도라에게 불어넣습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상자를 주며 절대 열지 말라고 신신당부합니다. 결국 판도라가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연 상자에서는 온갖 재앙이 퍼져 나옵니다. 절망한 판도라가 상자를 닫으려던 찰나, 상자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희망’이 그녀를 위로하며 함께 세상으로 나옵니다.
사실 ‘판도라의 상자’는 신의 전유물이었던 불을 훔쳐 달아난 인간에게 주는 제우스의 벌이었습 니다. 호기심은 알고 싶다는 욕망입니다. 그러나 통제하지 못한 호기심이 곧 신에 대한 도전이 된다는 이야기는 그리스 신화에서 여러 번 되풀이되었죠. 특히 연인 사이에서 지나친 호기심은 의심이 되어버립니다.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신화도 그 중 하나입니다.
두 연인의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뮤지컬 <하데스타운>은 그들을 대공황 시기의 재즈바에서 만나게 합니다. 오르페우스는 세상을 바꿀 노래를 작곡하겠다고 약속하지만,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린 에우리디케는 먹을 것을 찾아 하데스가 만든 지하세계의 탄광으로 내려갑니다. 그러나 하데스가 준 일자리는 그녀에게 익명의 노동자가 될 것을 요구했고, 에우리디케는
서서히 자신을 잊어갑니다.
그녀를 구하러 지하세계로 내려온 오르페우스는 하데스를 자신의 노래로 감동시킵니다. 에우리디케 뿐만 아니라 지하세계의 모든 노동자들을 지상으로 데려올 수 있는 조건을 얻죠. 그가 지상으로 향하기 전, 하데스는 우리가 알고 있던 신화처럼 “에우리디케는 뒤에서 따라와야 한다. 결코 돌아보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그러나 홀로 외로운 길을 걷던 오르페우스는 결국 마지막 한 발자국을 내딛는 순간 뒤를 돌아봅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할까? 내가 이렇게 한다고 무슨 차이가 있을까? 걷잡을 수 없는 의심은 ‘중간지옥’에 나를 가두어 지금까지 쌓아올린 모든 것을 포기하게 만듭니다.
비록 에우리디케와 오르페우스는 만나지 못했지만, 공장의 일꾼들은 지상으로 나왔습니다. 그들은 오르페우스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어둠 속에서 서로의 어깨를 잡고 존재를 확인하며 헤쳐나갔죠. 이렇게 <하데스타운>은 이 중간지옥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으로 ‘연대’를 제시하며 한 줄기 희망과 함께 극을 마칩니다.
궁금해집니다. 제우스는 왜 희망을 상자에 함께 담았던 걸까요? ‘희망고문’처럼 재앙 중 하나였을까요, 아니면 모든 것을 구원할 수 있는 자비로운 답이었을까요. <하데스타운>에서 지상으로 무사히 나온 이들을 보고 있으면 저는 후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호기심 가득한 판도라가 마지막에 발견했던 희망의 모습은 연대이지 않았을까요?
그리스 신화 속 인류 최초의 여자 판도라. 제우스는 마지막 선물로 ‘호기심’을 판도라에게 불어넣습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상자를 주며 절대 열지 말라고 신신당부합니다. 결국 판도라가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연 상자에서는 온갖 재앙이 퍼져 나옵니다. 절망한 판도라가 상자를 닫으려던 찰나, 상자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희망’이 그녀를 위로하며 함께 세상으로 나옵니다.
사실 ‘판도라의 상자’는 신의 전유물이었던 불을 훔쳐 달아난 인간에게 주는 제우스의 벌이었습 니다. 호기심은 알고 싶다는 욕망입니다. 그러나 통제하지 못한 호기심이 곧 신에 대한 도전이 된다는 이야기는 그리스 신화에서 여러 번 되풀이되었죠. 특히 연인 사이에서 지나친 호기심은 의심이 되어버립니다.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신화도 그 중 하나입니다.
두 연인의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뮤지컬 <하데스타운>은 그들을 대공황 시기의 재즈바에서 만나게 합니다. 오르페우스는 세상을 바꿀 노래를 작곡하겠다고 약속하지만,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린 에우리디케는 먹을 것을 찾아 하데스가 만든 지하세계의 탄광으로 내려갑니다. 그러나 하데스가 준 일자리는 그녀에게 익명의 노동자가 될 것을 요구했고, 에우리디케는
서서히 자신을 잊어갑니다.
그녀를 구하러 지하세계로 내려온 오르페우스는 하데스를 자신의 노래로 감동시킵니다. 에우리디케 뿐만 아니라 지하세계의 모든 노동자들을 지상으로 데려올 수 있는 조건을 얻죠. 그가 지상으로 향하기 전, 하데스는 우리가 알고 있던 신화처럼 “에우리디케는 뒤에서 따라와야 한다. 결코 돌아보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그러나 홀로 외로운 길을 걷던 오르페우스는 결국 마지막 한 발자국을 내딛는 순간 뒤를 돌아봅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할까? 내가 이렇게 한다고 무슨 차이가 있을까? 걷잡을 수 없는 의심은 ‘중간지옥’에 나를 가두어 지금까지 쌓아올린 모든 것을 포기하게 만듭니다.
비록 에우리디케와 오르페우스는 만나지 못했지만, 공장의 일꾼들은 지상으로 나왔습니다. 그들은 오르페우스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어둠 속에서 서로의 어깨를 잡고 존재를 확인하며 헤쳐나갔죠. 이렇게 <하데스타운>은 이 중간지옥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으로 ‘연대’를 제시하며 한 줄기 희망과 함께 극을 마칩니다.
궁금해집니다. 제우스는 왜 희망을 상자에 함께 담았던 걸까요? ‘희망고문’처럼 재앙 중 하나였을까요, 아니면 모든 것을 구원할 수 있는 자비로운 답이었을까요. <하데스타운>에서 지상으로 무사히 나온 이들을 보고 있으면 저는 후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호기심 가득한 판도라가 마지막에 발견했던 희망의 모습은 연대이지 않았을까요?


2주차 다니
짝사랑하는 소년에서 공도 레이싱의 전설까지 이니셜 D
지금 당신이 즐겨 하는 일이 무엇인가요? 그 일을 어떻게 시작했는지 기억하시나요? 만약 당장 즐겨 하는 일이 없어도 괜찮아요. 당신의 마음에 무언가를 향한 아주 사소한 관심이 있다면요.
레이싱 만화 ‘이니셜 D’의 주인공 ‘후 지와라 타쿠미’도 취미도 열정도 없는 소년이었습니다. 특이점이라 할 것은 아버지의 장사를 돕고자 매일 새벽 자동차로 아키나 산을 넘어 두부를 배달한다는 것 정도죠. 그런 타쿠미에게 몇 안 되는 사소한 관심사가 하나 있었습니다. ‘모기 나츠키’라는 소녀를 짝사랑하는 것이었죠.
타쿠미의 인생에서 ‘레이싱’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계기는 바로 짝사랑 때문입니다. 우연히 타쿠미의 운전을 본 라이벌은 그에게 공도 레이싱을 신청하였습니다. 같은 시기, 타쿠미는 나츠키로부터 바다 데이트를 제안받습니다. 타쿠미는 어떻게 바다까지 갈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런 타쿠미에게 레이싱에 열의를 가진 타쿠미의 아버지는 제안 하나를 합니다. 만약 레이싱에서 이긴다면 데이트 날에 차를 빌려주겠다고요. 그것도 가솔린을 가득 채워서.
이 레이싱을 기점으로, 타쿠미는 레이싱과 자동차에 몰입합니다. 탁월한 운전 실력으로 ‘아키나의 86’으로 불리며 레이서(走り屋)가 되어가죠. 나아가 일본 전역에 위상을 떨치게 됩니다. 그런 타쿠미가 동급생에게 잘 보이고 싶어 레이싱에 발을 들였다고 생각하면 맹랑할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작은 호기심을 느끼고, 호기심의 답을 찾기 위해 행동하는 것입니다. 작은 호기심이 다른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연쇄 작용을 경험하다 보면 적성을 찾아낼 것입니다. 모든 적성의 밑거름에는 작은 관심과 추진력이 있으니까요. 물론 그 호기심이 적성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무엇인가에 서툴어하거나, 흥미를 잃는 것 역시 당연한 일입니다. 사람은 한 가지만을 좇기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니니까요. 단지 무엇 인가를 궁금해하고 시도하는 것만 포기하지 말아 주세요.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을 좇기 위해 계속 달리다 보면, 당신의 마음을 요동치게 하는 존재를 찾을 테니까요.
지금 당신이 즐겨 하는 일이 무엇인가요? 그 일을 어떻게 시작했는지 기억하시나요? 만약 당장 즐겨 하는 일이 없어도 괜찮아요. 당신의 마음에 무언가를 향한 아주 사소한 관심이 있다면요.
레이싱 만화 ‘이니셜 D’의 주인공 ‘후 지와라 타쿠미’도 취미도 열정도 없는 소년이었습니다. 특이점이라 할 것은 아버지의 장사를 돕고자 매일 새벽 자동차로 아키나 산을 넘어 두부를 배달한다는 것 정도죠. 그런 타쿠미에게 몇 안 되는 사소한 관심사가 하나 있었습니다. ‘모기 나츠키’라는 소녀를 짝사랑하는 것이었죠.
타쿠미의 인생에서 ‘레이싱’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계기는 바로 짝사랑 때문입니다. 우연히 타쿠미의 운전을 본 라이벌은 그에게 공도 레이싱을 신청하였습니다. 같은 시기, 타쿠미는 나츠키로부터 바다 데이트를 제안받습니다. 타쿠미는 어떻게 바다까지 갈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런 타쿠미에게 레이싱에 열의를 가진 타쿠미의 아버지는 제안 하나를 합니다. 만약 레이싱에서 이긴다면 데이트 날에 차를 빌려주겠다고요. 그것도 가솔린을 가득 채워서.
이 레이싱을 기점으로, 타쿠미는 레이싱과 자동차에 몰입합니다. 탁월한 운전 실력으로 ‘아키나의 86’으로 불리며 레이서(走り屋)가 되어가죠. 나아가 일본 전역에 위상을 떨치게 됩니다. 그런 타쿠미가 동급생에게 잘 보이고 싶어 레이싱에 발을 들였다고 생각하면 맹랑할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작은 호기심을 느끼고, 호기심의 답을 찾기 위해 행동하는 것입니다. 작은 호기심이 다른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연쇄 작용을 경험하다 보면 적성을 찾아낼 것입니다. 모든 적성의 밑거름에는 작은 관심과 추진력이 있으니까요. 물론 그 호기심이 적성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무엇인가에 서툴어하거나, 흥미를 잃는 것 역시 당연한 일입니다. 사람은 한 가지만을 좇기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니니까요. 단지 무엇 인가를 궁금해하고 시도하는 것만 포기하지 말아 주세요.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을 좇기 위해 계속 달리다 보면, 당신의 마음을 요동치게 하는 존재를 찾을 테니까요.


2주차 능소화
물음표가 펼쳐지는 순간, THIRSTY
무언가를 오랫동안 궁금했던 적이 있나요?
저의 경우 검정치마의 THIRSTY 앨범이 그랬습니다. 이전 앨범 TEAM BABY가 사랑과 그리움을 노래하며 엄청난 히트를 쳤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2년 뒤, 2019년 THIRSTY가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하지만, 이 앨범을 듣자 마자 다시 한 번 머릿속에 물음표가 생기게 됩니다. 전작과는 정반대로 사랑의 우울함을 노래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호기심을 갖고 검정치마의 새로운 음악적 세계에 발을 내딛었던 그 순간은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이 중, 소개해드릴 노래는 THIRSTY의 마지막 트랙 피와 갈증(King of Hurts)입니다. 몽환적인 도입부와 ‘내 불을 켜줘 마마’로 시작하는 가사로 한 순간에 청자를 몰입시킵니다. 특히, TEAM BABY의 ‘love is all’의 일부를 정반대로 뒤집은 가사로 마무리 하는 부분은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는 순간이었습니다.
“줄이 그새 줄어들었네 나를 기다릴 줄 알았던 사람들은 떠나가고 다시 우리 둘만 남았네 술이 가득한 눈으로 날 사랑한다 말했었지 슬프도록 과장된 네 모습도 뭐, 나쁘지 않은 걸“
- love is all 가사 中
“줄은 처음부터 없었네 나를 기다릴 줄 알았던 사람은 너 하나였는데 이제 난 혼자 남았네 술이 가득한 눈으로 날 미워한다 말했었지 슬프도록 차가운 니 모습만 내 기억에 남기고“
- 피와 갈증 가사 中
호기심이 가득했던 만남의 순간은 반드시 지나갑니다. 언젠가 당연함만 남아있는 시간 속에서도 소중함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마침표로만 마무리되는 문장들 속에 물음표를 끼워가며, 오늘 하루의 낭만을 챙겨가시기를 바랍니다.
무언가를 오랫동안 궁금했던 적이 있나요?
저의 경우 검정치마의 THIRSTY 앨범이 그랬습니다. 이전 앨범 TEAM BABY가 사랑과 그리움을 노래하며 엄청난 히트를 쳤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2년 뒤, 2019년 THIRSTY가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하지만, 이 앨범을 듣자 마자 다시 한 번 머릿속에 물음표가 생기게 됩니다. 전작과는 정반대로 사랑의 우울함을 노래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호기심을 갖고 검정치마의 새로운 음악적 세계에 발을 내딛었던 그 순간은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이 중, 소개해드릴 노래는 THIRSTY의 마지막 트랙 피와 갈증(King of Hurts)입니다. 몽환적인 도입부와 ‘내 불을 켜줘 마마’로 시작하는 가사로 한 순간에 청자를 몰입시킵니다. 특히, TEAM BABY의 ‘love is all’의 일부를 정반대로 뒤집은 가사로 마무리 하는 부분은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는 순간이었습니다.
“줄이 그새 줄어들었네 나를 기다릴 줄 알았던 사람들은 떠나가고 다시 우리 둘만 남았네 술이 가득한 눈으로 날 사랑한다 말했었지 슬프도록 과장된 네 모습도 뭐, 나쁘지 않은 걸“
- love is all 가사 中
“줄은 처음부터 없었네 나를 기다릴 줄 알았던 사람은 너 하나였는데 이제 난 혼자 남았네 술이 가득한 눈으로 날 미워한다 말했었지 슬프도록 차가운 니 모습만 내 기억에 남기고“
- 피와 갈증 가사 中
호기심이 가득했던 만남의 순간은 반드시 지나갑니다. 언젠가 당연함만 남아있는 시간 속에서도 소중함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마침표로만 마무리되는 문장들 속에 물음표를 끼워가며, 오늘 하루의 낭만을 챙겨가시기를 바랍니다.


2주차 꼬마빛
어둠 속 작은 호기심의 항해
깊은 어둠을 좋아하시거나 호기심을 느껴본 적 있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어둠은 막연한 두려움을 불러일으키지만, 천문학자들에게 어둠은 필수적인 존재입니다.어둠이 짙어질수록 더욱 멀고 오래된 우주를 관찰할 수 있고, 어두운 곳에서 더 선명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바라보는 우주는 대부분 보이지 않는 것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어둠 속 작은 움직임에 호기심을 갖고 집중하며, 오랜 시간 바라봐도 한 번 보일까 말까 한 순간들을 위해 많은 시간을 쏟습니다. 단순히 하루 이틀이 아니라 몇 년, 몇십 년을 주기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해야 하는 요소도 존재하지요. 이들이 어둠에 호기심을 갖지 않았더라면, 우주의 구조와 진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도 발견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호기심은 때때로 시간 낭비로 치부 되고는 합니다. 고등학생 시절, 제가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지나친 호기심은 남에게 피해를 끼치고, 일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니체는 기존의 도덕과 가치를 의심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자만이 더 넓은 세계를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초인을 통해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 했는데요 호기심이야말로 이러한 초인의 길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아닐까요?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탐구는 단순한 지적 욕구를 넘어, 우리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힘이 되어 줄 겁니다.
하고싶은 분야에 도전해 보고, 익숙한 것들을 낯선 시각에서 바라보며, 질문을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바뀌는 순간, 예상치 못한 깨달음을 얻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가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저는 거창한 목표나 멋진 발견을 하고 싶어 했습니다. 삶의 변화나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말이 저에겐 크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 제가 하고 싶은 이야 기는 크고 대단한 것이 아니더라도, 그저 일상 속에서 낭비라고 여겼던 일들에 하루의 작은 부분이라도 할애해 보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저는 한때 동네 정자에 개인 의자가 몇 개까지 늘어나는지를 궁금해하며, 산책할 때마다 세어보는 호기심으로 한 달 동안 꾸준히 걸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호기심이 저를 걷게 만들었고, 우울한 시기에 환기가 되어주는 소중한 일과가 되었습니다.
여러분의 이목을 끌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여러분의 호기심으로 채워질 하루하루가 얼마나 다채로울지 글을 쓰면서 즐거운 상상을 해 봅니다.
깊은 어둠을 좋아하시거나 호기심을 느껴본 적 있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어둠은 막연한 두려움을 불러일으키지만, 천문학자들에게 어둠은 필수적인 존재입니다.어둠이 짙어질수록 더욱 멀고 오래된 우주를 관찰할 수 있고, 어두운 곳에서 더 선명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바라보는 우주는 대부분 보이지 않는 것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어둠 속 작은 움직임에 호기심을 갖고 집중하며, 오랜 시간 바라봐도 한 번 보일까 말까 한 순간들을 위해 많은 시간을 쏟습니다. 단순히 하루 이틀이 아니라 몇 년, 몇십 년을 주기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해야 하는 요소도 존재하지요. 이들이 어둠에 호기심을 갖지 않았더라면, 우주의 구조와 진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도 발견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호기심은 때때로 시간 낭비로 치부 되고는 합니다. 고등학생 시절, 제가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지나친 호기심은 남에게 피해를 끼치고, 일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니체는 기존의 도덕과 가치를 의심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자만이 더 넓은 세계를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초인을 통해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 했는데요 호기심이야말로 이러한 초인의 길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아닐까요?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탐구는 단순한 지적 욕구를 넘어, 우리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힘이 되어 줄 겁니다.
하고싶은 분야에 도전해 보고, 익숙한 것들을 낯선 시각에서 바라보며, 질문을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바뀌는 순간, 예상치 못한 깨달음을 얻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가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저는 거창한 목표나 멋진 발견을 하고 싶어 했습니다. 삶의 변화나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말이 저에겐 크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 제가 하고 싶은 이야 기는 크고 대단한 것이 아니더라도, 그저 일상 속에서 낭비라고 여겼던 일들에 하루의 작은 부분이라도 할애해 보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저는 한때 동네 정자에 개인 의자가 몇 개까지 늘어나는지를 궁금해하며, 산책할 때마다 세어보는 호기심으로 한 달 동안 꾸준히 걸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호기심이 저를 걷게 만들었고, 우울한 시기에 환기가 되어주는 소중한 일과가 되었습니다.
여러분의 이목을 끌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여러분의 호기심으로 채워질 하루하루가 얼마나 다채로울지 글을 쓰면서 즐거운 상상을 해 봅니다.


1주차 청피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어른들의 음료, 술. 그 기원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자연 발효 상태의 술을 먹고 취해있는 동물들을 우연히 본 인간들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그 기원만큼이나 우연과 술은 떼놓을 수 없다고 볼 수 있어요.
오늘 제가 소개해드릴 술은, 우연히 저의 원픽 맥주가 된 스텔라 아르투아(Stella Artois) 입니다. 편의점에서 흔히 살 수 있는 벨기에의 페일 라거(Pale Lager)로,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며 1366년 탄생했습니다. 스텔라(Stella)는 별을 의미하고, 아르투아(Artois)는 브루 마스터였던 세바스찬 아르투아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고 해요. 한국에서는 2010년대 중반부터 유명해지기 시작해서 대중적인 맥주가 되었습니다. 저는 2024년도에 스텔라를 먹기 시작했어요.
수제맥주에 빠져서, 대중적인 캔맥주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비교적 늦게 알게 되었는데요.
재즈와 브릿팝을 좋아하는 저는 영국의 가수,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노래 특히 <You Know I’m No Good>에 빠지면서 스텔라 맥주를 알게 되었습니다. 노래에 반해 가사도 하나하나 짚어보게 되었죠. 그리고 가사에 등장한 스텔라를 발견했습니다.
Hand me your Stella and fly
내게 그 스텔라 병을 주고 가버려
사실 전체 가사에서 스텔라 맥주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스텔라를 들고 있었던 자신의 연인에게 하는 한 마디 말일 뿐이죠. 하지만 저는 노래를 듣고 이제껏 마신 적 없었던 스텔라 맥주가 무척 궁금해졌습니다. 편의점에서 4캔에 13,000원 맥주를 고르며 하나 집어든 그날로 스텔라 맥주의 맛에 빠져버렸습니다. 수제맥주가 아니면 맥주 취급을 하지 않았는데 스텔라는 그런
저의 마음을 허물어버렸습니다.
우리는 수많은 우연 속에서 살아갑니다. 피할 수 없는 우연들의 인과관계 속에서, 내게 특별해지는 것이 있다면 그만큼 값진 것이 있을까요. 이제는 한국에 많이 볼 수 있지만, 한때는 한국에서 특별했던 크 리스마스의 상징 스텔라 아르투아. 겨울이 지나기 전, 눈이 오는 날에 드셔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오늘 제가 소개해드릴 술은, 우연히 저의 원픽 맥주가 된 스텔라 아르투아(Stella Artois) 입니다. 편의점에서 흔히 살 수 있는 벨기에의 페일 라거(Pale Lager)로,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며 1366년 탄생했습니다. 스텔라(Stella)는 별을 의미하고, 아르투아(Artois)는 브루 마스터였던 세바스찬 아르투아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고 해요. 한국에서는 2010년대 중반부터 유명해지기 시작해서 대중적인 맥주가 되었습니다. 저는 2024년도에 스텔라를 먹기 시작했어요.
수제맥주에 빠져서, 대중적인 캔맥주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비교적 늦게 알게 되었는데요.
재즈와 브릿팝을 좋아하는 저는 영국의 가수,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노래 특히 <You Know I’m No Good>에 빠지면서 스텔라 맥주를 알게 되었습니다. 노래에 반해 가사도 하나하나 짚어보게 되었죠. 그리고 가사에 등장한 스텔라를 발견했습니다.
Hand me your Stella and fly
내게 그 스텔라 병을 주고 가버려
사실 전체 가사에서 스텔라 맥주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스텔라를 들고 있었던 자신의 연인에게 하는 한 마디 말일 뿐이죠. 하지만 저는 노래를 듣고 이제껏 마신 적 없었던 스텔라 맥주가 무척 궁금해졌습니다. 편의점에서 4캔에 13,000원 맥주를 고르며 하나 집어든 그날로 스텔라 맥주의 맛에 빠져버렸습니다. 수제맥주가 아니면 맥주 취급을 하지 않았는데 스텔라는 그런
저의 마음을 허물어버렸습니다.
우리는 수많은 우연 속에서 살아갑니다. 피할 수 없는 우연들의 인과관계 속에서, 내게 특별해지는 것이 있다면 그만큼 값진 것이 있을까요. 이제는 한국에 많이 볼 수 있지만, 한때는 한국에서 특별했던 크 리스마스의 상징 스텔라 아르투아. 겨울이 지나기 전, 눈이 오는 날에 드셔보시기를 추천합니다.


1주차 진진
발뮤다 램프
여행의 풍경을 밝히는 필수품
“혹시 여행을 떠올리면 미소 짓게 하는 풍경이 있으신가요?” 이른 아침 제주에서 천천히 내려 마시는 드립 커피 한 잔. 독립 서점에서 책 한 권을 골라 날짜와 글귀를 남기는 손놀림. 외진 골목길 상점 앞에서 그 나라에서만 살 수 있는 마그넷을 고심하는 뒷모습.
제가 떠올리는 여행 풍경은 고요한 새벽 발뮤다 램프 조도를 살짝 높이고 시집을 읽는 순간입니다. 2016년 예상치 못하게 받은 생일 선물이 지금까지 제 여행의 동반자가 됐습니다.
누군가에 번거로운 짐일 수 있지만, 저에게는 여행에 꼭 챙겨가는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저를 두근거리게 하는 여행지는 조금 불편하고 청결하지 않더라도, 역사를 느낄 수 있고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배를 타고 중국으로 들어가서 두만강을 따라 올라간 백두산.
독립운동을 했던 분들의 발자취를 따라 영하 20도를 경험했던 러시아 하바롭스크.
작년 여름에는 몽골을 일주일 정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부피와 무게를 줄여야 하는 여행에서 공간을 꽤 차지하는 랜턴은 사치품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전기가 잘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기능과 감성을 모두 충족시켜 주는 알찬 녀석입니다.
늦은 밤 동행들끼리 둘러앉아 맥주 한 캔 마시며 이야기를 나눌 때, 모닥불은 없지만 낮은 조도의 램프 등을 보고 있으면 조금씩 진솔한 이야기가 흘러나옵니다. 또 이른 아침 해가 다 뜨기 전, 조용히 시집을 펼치고 싶을 때 좋은 친구가 되어줍니다.
여행이라는 비일상이 끝나면 일상이 다시 시작됩니다. 그러다 문득 방 한구석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발뮤다를 보고 있자면 쌓아왔던 추억이 다시 떠오릅니다. 우연히 시작된 여행과 만남을 다시 일상으로 불러일으키는 순간을 경험하죠. 많은 것들이 쉽게 만들어지고 버려지지만, 정말 소중한 건 추억이 켜켜이 쌓인 어떤 것이지 않을까요. 여러분도 혹시 일상에서 비일상을 떠올리게 하는 ‘무엇’이 있으신가요?
여행의 풍경을 밝히는 필수품
“혹시 여행을 떠올리면 미소 짓게 하는 풍경이 있으신가요?” 이른 아침 제주에서 천천히 내려 마시는 드립 커피 한 잔. 독립 서점에서 책 한 권을 골라 날짜와 글귀를 남기는 손놀림. 외진 골목길 상점 앞에서 그 나라에서만 살 수 있는 마그넷을 고심하는 뒷모습.
제가 떠올리는 여행 풍경은 고요한 새벽 발뮤다 램프 조도를 살짝 높이고 시집을 읽는 순간입니다. 2016년 예상치 못하게 받은 생일 선물이 지금까지 제 여행의 동반자가 됐습니다.
누군가에 번거로운 짐일 수 있지만, 저에게는 여행에 꼭 챙겨가는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저를 두근거리게 하는 여행지는 조금 불편하고 청결하지 않더라도, 역사를 느낄 수 있고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배를 타고 중국으로 들어가서 두만강을 따라 올라간 백두산.
독립운동을 했던 분들의 발자취를 따라 영하 20도를 경험했던 러시아 하바롭스크.
작년 여름에는 몽골을 일주일 정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부피와 무게를 줄여야 하는 여행에서 공간을 꽤 차지하는 랜턴은 사치품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전기가 잘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기능과 감성을 모두 충족시켜 주는 알찬 녀석입니다.
늦은 밤 동행들끼리 둘러앉아 맥주 한 캔 마시며 이야기를 나눌 때, 모닥불은 없지만 낮은 조도의 램프 등을 보고 있으면 조금씩 진솔한 이야기가 흘러나옵니다. 또 이른 아침 해가 다 뜨기 전, 조용히 시집을 펼치고 싶을 때 좋은 친구가 되어줍니다.
여행이라는 비일상이 끝나면 일상이 다시 시작됩니다. 그러다 문득 방 한구석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발뮤다를 보고 있자면 쌓아왔던 추억이 다시 떠오릅니다. 우연히 시작된 여행과 만남을 다시 일상으로 불러일으키는 순간을 경험하죠. 많은 것들이 쉽게 만들어지고 버려지지만, 정말 소중한 건 추억이 켜켜이 쌓인 어떤 것이지 않을까요. 여러분도 혹시 일상에서 비일상을 떠올리게 하는 ‘무엇’이 있으신가요?


1주차 조이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존재하는 것들
좋아하는 것을 좇다 보니 우연하게 만나는 순간들이 많습니다. 그런 순간들은 하나같이 어떻게 내 취향을 이렇게나 잘 알아맞힌 건지, 마치 저를 위해 짜인 시간과 공간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이 글은 제가 우연히 ‘낭만을 발견했던 하루’를 되새기 며 기록하기 위해 다시금 다녀온 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김환기 화가는 제가 무척 동경하는 인물입니다. 그의 작품을 통해 느낀 모든 감정들은 제 성장에 커다란 양분이 되어주었습니다. 김환기 작가는 ‘우연히’ 미술 교과서를 설렁설렁 넘기던 중, 그의 작품에 빨려 들어 알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도 마치 예술과 사랑이라는 세계를 저에게 알려주기 위해 저를 위한 순간 같았습니다. 얼마나 행복했던지요.
그의 작품이 전시될 때마다, 그리고 그의 부인 향안이 설립한 <김환기 미술관>이 재개관할 때마다 어김없이 찾곤 합니다. 그러다 우연히, 허기져 들어간 일식 가정식집 <맘스 키친>에 들어가게 됩니다.
대기 할 때에나 식전 혹은 식후 직접 차를 내어 먹을 수 있게 있는 다정함이 있는 <맘스 키친>은 볕이 무척이나 잘 들어 꼭 낮부터 나마비루 (맥주) 한 잔을 하게 됩니다. 언제든지 찾아 들던 것 같은 포근함. 일본 시골 어딘가에 있는 사촌언니가 만들어주는 식사 같았습니다.
사실 김환기 작가을 알게된 그 날도, 맘스키친의 따스함도 저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도 혹은 다른 누군가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지요. 이는 모두 저마다 스스로 존재하는 것들 이라는 것.
나 또한 누군가를 위해 존재한다기보다는, 이 삶을 스스로 영위하며 그 안에서 나오는 존재성을 품고 살아갑니다. 오늘도 길 위를 걸으며 우연히 삶의 귀중함을 새삼스레 깨닫습니다.
함께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행복합니다.
좋아하는 것을 좇다 보니 우연하게 만나는 순간들이 많습니다. 그런 순간들은 하나같이 어떻게 내 취향을 이렇게나 잘 알아맞힌 건지, 마치 저를 위해 짜인 시간과 공간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이 글은 제가 우연히 ‘낭만을 발견했던 하루’를 되새기 며 기록하기 위해 다시금 다녀온 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김환기 화가는 제가 무척 동경하는 인물입니다. 그의 작품을 통해 느낀 모든 감정들은 제 성장에 커다란 양분이 되어주었습니다. 김환기 작가는 ‘우연히’ 미술 교과서를 설렁설렁 넘기던 중, 그의 작품에 빨려 들어 알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도 마치 예술과 사랑이라는 세계를 저에게 알려주기 위해 저를 위한 순간 같았습니다. 얼마나 행복했던지요.
그의 작품이 전시될 때마다, 그리고 그의 부인 향안이 설립한 <김환기 미술관>이 재개관할 때마다 어김없이 찾곤 합니다. 그러다 우연히, 허기져 들어간 일식 가정식집 <맘스 키친>에 들어가게 됩니다.
대기 할 때에나 식전 혹은 식후 직접 차를 내어 먹을 수 있게 있는 다정함이 있는 <맘스 키친>은 볕이 무척이나 잘 들어 꼭 낮부터 나마비루 (맥주) 한 잔을 하게 됩니다. 언제든지 찾아 들던 것 같은 포근함. 일본 시골 어딘가에 있는 사촌언니가 만들어주는 식사 같았습니다.
사실 김환기 작가을 알게된 그 날도, 맘스키친의 따스함도 저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도 혹은 다른 누군가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지요. 이는 모두 저마다 스스로 존재하는 것들 이라는 것.
나 또한 누군가를 위해 존재한다기보다는, 이 삶을 스스로 영위하며 그 안에서 나오는 존재성을 품고 살아갑니다. 오늘도 길 위를 걸으며 우연히 삶의 귀중함을 새삼스레 깨닫습니다.
함께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행복합니다.


1주차 이나
먼 훗날 우리는 서로를 알아볼 수 있을까요?
어느 날 예기치 못한 순간에 어린 시절의 나와 마주하게 된다면, 그 만남은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킬까요? 어떤 상상은 우리의 마음속에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열어주고, 어떤 우연은 삶의 방향을 완전히 뒤바꾸기도 하죠.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시 ‘십대 소녀’는 이런 우연한 만남의 순간을 그리며 우리가 잊고 지내던 과거를 불러세웁니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는 폴란드의 저명한 시인으로, 199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시는 그의 유고시집 『충분하다』에 수록된 작품으로 어린 시절 나와의 만남을 통해, 서로 다른 삶과 경험을 가진 두 존재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다룹니다.
태어난 날이 같다는 단순한 이유로 만난 그 소녀는 나와는 전혀 다른 세계에 살고 있으며, 두 세계의 간극은 크고 깊습니다. 잠시나마 우리를 연결하던 친척과 지인들도 노년인 나의 세상에 선 대부분 존재하지 않는 이들이죠. 소녀는 온전히 소녀로서, 나는 오로지 나로서 존재합니다.
그러나 서로 다른 생각과 말을 가진 우리에게도 서로를 잇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천연 모직’에다 ‘줄무늬 패턴’을 가진 ‘그 애를 위해 우리 엄마가 코바늘로 뜬 목도리’이죠.
엄마가 사라진 세상에서도 여전히 내 곁에 남아 있는 사랑의 흔적, 결국 소녀와 나를 연결하는 것은 아득해져버린 외형보다도 이런 기억 하나에 더 긴밀하게 얽혀 있는 것입니다.
만약 황혼에 기운 우리가 과거의 나를 만난다면 어떤 말을 건넬 수 있을까요? 그 무구한 얼굴을 앞에 두고, 우리는 과연 소녀의 선택에 관여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과거의 삶을 지나 무수히 많은 선택들 속에서 완성된 우리의 삶, 앞으로 펼쳐질 고통과 예견된 슬픔 속에서, 저는 다만 그 아이의 손을 잡고 지나온 모든 순간이 아름답고 소중했다고 일러주고 싶습니다.
어느 날 예기치 못한 순간에 어린 시절의 나와 마주하게 된다면, 그 만남은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킬까요? 어떤 상상은 우리의 마음속에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열어주고, 어떤 우연은 삶의 방향을 완전히 뒤바꾸기도 하죠.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시 ‘십대 소녀’는 이런 우연한 만남의 순간을 그리며 우리가 잊고 지내던 과거를 불러세웁니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는 폴란드의 저명한 시인으로, 199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시는 그의 유고시집 『충분하다』에 수록된 작품으로 어린 시절 나와의 만남을 통해, 서로 다른 삶과 경험을 가진 두 존재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다룹니다.
태어난 날이 같다는 단순한 이유로 만난 그 소녀는 나와는 전혀 다른 세계에 살고 있으며, 두 세계의 간극은 크고 깊습니다. 잠시나마 우리를 연결하던 친척과 지인들도 노년인 나의 세상에 선 대부분 존재하지 않는 이들이죠. 소녀는 온전히 소녀로서, 나는 오로지 나로서 존재합니다.
그러나 서로 다른 생각과 말을 가진 우리에게도 서로를 잇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천연 모직’에다 ‘줄무늬 패턴’을 가진 ‘그 애를 위해 우리 엄마가 코바늘로 뜬 목도리’이죠.
엄마가 사라진 세상에서도 여전히 내 곁에 남아 있는 사랑의 흔적, 결국 소녀와 나를 연결하는 것은 아득해져버린 외형보다도 이런 기억 하나에 더 긴밀하게 얽혀 있는 것입니다.
만약 황혼에 기운 우리가 과거의 나를 만난다면 어떤 말을 건넬 수 있을까요? 그 무구한 얼굴을 앞에 두고, 우리는 과연 소녀의 선택에 관여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과거의 삶을 지나 무수히 많은 선택들 속에서 완성된 우리의 삶, 앞으로 펼쳐질 고통과 예견된 슬픔 속에서, 저는 다만 그 아이의 손을 잡고 지나온 모든 순간이 아름답고 소중했다고 일러주고 싶습니다.


1주차 예린
무수한 가능성 속에서 모든 것, 모든 곳, 한꺼번에
인생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입니다. 그리고 그 선택들이 지금의 나를 형성합니다. 우리는 종종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이라고 끝없이 되물으며, 선택하지 않은 길의 결과를 궁금해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내린 선택은 수많은 가능성들로 갈라지며 새로운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우리는 여러 평행 우주에서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셈입니다. 결국,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있는 곳은 수많은 우연이 얽힌 결과일지도 모르죠.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모든 것(everything)과
모든 곳(everywhere)의 가능성을 한꺼번에(all at once) 펼쳐 놓은 작품입니다.
우리는 영화 속 조부 투바키처럼 때때로 ‘모든 것이 부질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곤 합니다. 현실과 꿈꾸는 자신 사이에서 공허함을 느끼며, 현실을 살아가야 하기에 마음 깊숙한 곳에 욕망을 묻어두기도 하죠. 결국, 조부 투바키는 수많은 우주 속에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베이글 속으로 뛰어들고자 합니다.
이때, 최선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웨이먼드는 최악의 에블린에게 “아무것도 아니다”는 말이 결국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의미임을 깨닫게 해줍니다. 여러 세계 속에서 무수히 많은 자신을 만나며, 에블린은 용기를 얻고, 자신의 무기로 다정함을 선택합니다.
먼저 다가가 다정함을 전하고, 그 다정함이 서로를 채워가며, 열린 마음으로 세상에 사랑을 퍼뜨릴 때, ‘베이글의 구멍’은 채워지고, 우주는 그 모든 순간이 의미 있는 곳으로 변합니다. 그 수많은 가능성 속에서 우리는 함께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므로 사랑합시다. 사소하고 작은 것들에 다정함을 베풀고, 우주의 무의미함에 절망하지 않으며, 서로를 베이글 속에 빨려 들어가지 않도록 붙잡아줍시다. 당신과 내가 그 많은 우연의 가능성을 건너 함께 있다는 사실을 축복하며, 서로의 빈틈을 채워가기를 바랍니다.
인생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입니다. 그리고 그 선택들이 지금의 나를 형성합니다. 우리는 종종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이라고 끝없이 되물으며, 선택하지 않은 길의 결과를 궁금해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내린 선택은 수많은 가능성들로 갈라지며 새로운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우리는 여러 평행 우주에서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셈입니다. 결국,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있는 곳은 수많은 우연이 얽힌 결과일지도 모르죠.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모든 것(everything)과
모든 곳(everywhere)의 가능성을 한꺼번에(all at once) 펼쳐 놓은 작품입니다.
우리는 영화 속 조부 투바키처럼 때때로 ‘모든 것이 부질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곤 합니다. 현실과 꿈꾸는 자신 사이에서 공허함을 느끼며, 현실을 살아가야 하기에 마음 깊숙한 곳에 욕망을 묻어두기도 하죠. 결국, 조부 투바키는 수많은 우주 속에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베이글 속으로 뛰어들고자 합니다.
이때, 최선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웨이먼드는 최악의 에블린에게 “아무것도 아니다”는 말이 결국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의미임을 깨닫게 해줍니다. 여러 세계 속에서 무수히 많은 자신을 만나며, 에블린은 용기를 얻고, 자신의 무기로 다정함을 선택합니다.
먼저 다가가 다정함을 전하고, 그 다정함이 서로를 채워가며, 열린 마음으로 세상에 사랑을 퍼뜨릴 때, ‘베이글의 구멍’은 채워지고, 우주는 그 모든 순간이 의미 있는 곳으로 변합니다. 그 수많은 가능성 속에서 우리는 함께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므로 사랑합시다. 사소하고 작은 것들에 다정함을 베풀고, 우주의 무의미함에 절망하지 않으며, 서로를 베이글 속에 빨려 들어가지 않도록 붙잡아줍시다. 당신과 내가 그 많은 우연의 가능성을 건너 함께 있다는 사실을 축복하며, 서로의 빈틈을 채워가기를 바랍니다.


1주차 연못
우연의 종착점은 결국엔 운명
여러분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특별한 우연을 경험한 적이 있나요? 우연이라는 단어로는 다 설명할 수가 없어서, 운명처럼 느껴졌던 순간 말이에요. 오늘은 그렇게 우연처럼 다가온 인연이 운명적인 사랑으로 변해가는 영화 한 편을 소개합니다.
‘엽기적인 그녀’는 한국의 로맨틱 코미디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영화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영화는 대학생 견우(차태현 분)가 우연히 술에 취한 그녀(전지현 분)를 도와주면서 시작합니다. 일회성으로 끝날 줄 알았던 그들의 만남은 우연이 반복되면서 인연을 이어가게 되어요. 마침내 서로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지만 그녀는 혼란스러운 마음에 잠시 이별을 고합니다. 운명이라면 어디선가 우연히 마주치게 될 것이라 생각하며 나중을 기약하죠.
시간이 흐른 뒤, 두 사람은 반복된 엇갈림 끝에 운명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생각지도 못한 자리에서 재회합니다. 그렇게 그들이 사랑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암시하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살면서 우리는 다양한 우연을 경험하게 됩니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을 우연히 만났을 수도 있고, 나의 취향을 발견하게 되는 계기가 우연에서 시작될 수도 있죠. 이를 일회적인 우연으로 치부할지 필연으로 여기고 운명으로 만들지는 오로지 나의 몫이에요. 그러니 운명으로 만들고 싶은 순간이 있다면, 혹은 그런 존재가 있다면 주저하지 마세요. 용기를 내는 사람에게 우연은 운명이라는 종착점에 도착할 수 있는 힘을 줄 테니까요. 어쩌면 특별한 우연의 또 다른 이름은 운명일지도 모르겠어요.
여러분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특별한 우연을 경험한 적이 있나요? 우연이라는 단어로는 다 설명할 수가 없어서, 운명처럼 느껴졌던 순간 말이에요. 오늘은 그렇게 우연처럼 다가온 인연이 운명적인 사랑으로 변해가는 영화 한 편을 소개합니다.
‘엽기적인 그녀’는 한국의 로맨틱 코미디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영화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영화는 대학생 견우(차태현 분)가 우연히 술에 취한 그녀(전지현 분)를 도와주면서 시작합니다. 일회성으로 끝날 줄 알았던 그들의 만남은 우연이 반복되면서 인연을 이어가게 되어요. 마침내 서로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지만 그녀는 혼란스러운 마음에 잠시 이별을 고합니다. 운명이라면 어디선가 우연히 마주치게 될 것이라 생각하며 나중을 기약하죠.
시간이 흐른 뒤, 두 사람은 반복된 엇갈림 끝에 운명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생각지도 못한 자리에서 재회합니다. 그렇게 그들이 사랑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암시하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살면서 우리는 다양한 우연을 경험하게 됩니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을 우연히 만났을 수도 있고, 나의 취향을 발견하게 되는 계기가 우연에서 시작될 수도 있죠. 이를 일회적인 우연으로 치부할지 필연으로 여기고 운명으로 만들지는 오로지 나의 몫이에요. 그러니 운명으로 만들고 싶은 순간이 있다면, 혹은 그런 존재가 있다면 주저하지 마세요. 용기를 내는 사람에게 우연은 운명이라는 종착점에 도착할 수 있는 힘을 줄 테니까요. 어쩌면 특별한 우연의 또 다른 이름은 운명일지도 모르겠어요.


1주차 엔젤이
“운명이란 말이야, 노력하는 사람한테는 우연이란 다리를 놓아주는 거야.”
- 엽기적인 그녀
우연은 종종 운명처럼 찾아옵니다. 뜻밖의 사랑, 소중한 인연, 혹은 인생을 바꿀 기회로 다가오죠. 영화 엽기적인 그녀도 이런 우연과 운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2001년 개봉해 큰 사랑을 받은 이 영화는 엽기적이지만 사랑스러운 그녀(전지현)와 순정파 남자 견우(차태현)의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지하철에서 만취한 그녀를 돕는 우연으로 시작된 두 사람은 운명처럼 얽히고 연인이 되죠. 헤어진 뒤, 그녀가 남긴 타임캡슐을 통해 견우는 그녀의 진심을 깨닫고 다시 그녀를 찾아 나섭니다. 결국, 두 사람은 기차역에서 우연히 재회하며 운명을 완성합니다.
실제로 영화 엽기적인 그녀는 1999년 당시 대학교의 복학생이 인터넷에 자신의 이야기를 연재한 실화 소설이 바탕입니다. 그의 닉네임이 견우였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 견우의 이름이 사용되었죠. 그녀와의 이야기는 거의 모든 에피소드가 다 사실이지만 작품과 다른 점은 영화와 달리 두 사람의 관계가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부분입니다.
실화에서 영감을 받은 이 영화는 “운명은 노력하는 사람에게 우연이란 선물을 준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우연은 노력과 만날 때 진짜 운명이 됩니다. 다가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준비된 자세로 우연이라는 다리를 건너 사랑을 맞이해보는 건 어떨까요.
- 엽기적인 그녀
우연은 종종 운명처럼 찾아옵니다. 뜻밖의 사랑, 소중한 인연, 혹은 인생을 바꿀 기회로 다가오죠. 영화 엽기적인 그녀도 이런 우연과 운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2001년 개봉해 큰 사랑을 받은 이 영화는 엽기적이지만 사랑스러운 그녀(전지현)와 순정파 남자 견우(차태현)의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지하철에서 만취한 그녀를 돕는 우연으로 시작된 두 사람은 운명처럼 얽히고 연인이 되죠. 헤어진 뒤, 그녀가 남긴 타임캡슐을 통해 견우는 그녀의 진심을 깨닫고 다시 그녀를 찾아 나섭니다. 결국, 두 사람은 기차역에서 우연히 재회하며 운명을 완성합니다.
실제로 영화 엽기적인 그녀는 1999년 당시 대학교의 복학생이 인터넷에 자신의 이야기를 연재한 실화 소설이 바탕입니다. 그의 닉네임이 견우였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 견우의 이름이 사용되었죠. 그녀와의 이야기는 거의 모든 에피소드가 다 사실이지만 작품과 다른 점은 영화와 달리 두 사람의 관계가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부분입니다.
실화에서 영감을 받은 이 영화는 “운명은 노력하는 사람에게 우연이란 선물을 준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우연은 노력과 만날 때 진짜 운명이 됩니다. 다가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준비된 자세로 우연이라는 다리를 건너 사랑을 맞이해보는 건 어떨까요.


1주차 수련
당신에게 새로운 인연이 도착했습니다
친밀한 관계가 예기치 못한 우연으로 깨져버린 순간이 있나요? 분명 좋은 사람인줄 알았지만 사소한 일로 멀어지거나 악연이 되는 경험이 한 번씩은 있었을 겁니다. 1998년에 개봉한 노라 에프론 감독의 <유브 갓 메일>은 인터넷과 현실 공간의 교차를 통해 그런 순간을 잘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뉴욕에 사는 케슬린(맥 라이언 분)과 조(톰 행크스 분)는 각각 아이디 ‘Shop girl’과 ‘NY152’로 이메일을 주고받습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지만 문학과 뉴욕의 풍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구 사이가 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 둘은 소규모 아동 서점과 대형 체인 서점이라는 경쟁상대로 조우하게 됩니다. 이메일로 서로의 일상과 감성을 공유했던 사이라는 걸 전혀 알지 못한 채 말이죠.
생계수단이자 어릴 적 추억이 담긴 서점이 폐업 위기에 처하자 케슬린은 ‘NY152’에게 자신의 고민을 전합니다. 이로 인해 메일을 받은 조는 ‘Shop girl’의 정체가 골칫거리로 여겼던 케슬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거짓말 같은 상황에 혼란스러운 것도 잠시, 조는 현실 속 케슬린의 모습을 보며 메일에서 느꼈던 그녀의 따스함과 진중함에 점차 빠져듭니다. 그리고 먼저 다가가 데이지 꽃다발을 건네죠.
케슬린 역시 밉기만 했던 조와의 담소가 즐겁다는 것을 깨닫고 묘한 감정을 느낍니다. 그리고 마침내 두 사람은 사랑의 감정을 확인하게 됩니다.
“내게는 가벼운 대화들이 수많은 깊은 대화보다 더 소중했어요.”
영화 속 케슬린과 조의 경우처럼 우리의 인간관계에도 이따금씩 기분을 망가뜨리는 순간들이 찾아오곤 합니다. 어째서 사람이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는 과정에 이런 우연이 발생할까, 하며 속상함을 느끼기도 하죠. 하지만 그저 찰나에 불과한 우연보다 상대방과 사계절을 보내며 천천히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친밀한 관계가 예기치 못한 우연으로 깨져버린 순간이 있나요? 분명 좋은 사람인줄 알았지만 사소한 일로 멀어지거나 악연이 되는 경험이 한 번씩은 있었을 겁니다. 1998년에 개봉한 노라 에프론 감독의 <유브 갓 메일>은 인터넷과 현실 공간의 교차를 통해 그런 순간을 잘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뉴욕에 사는 케슬린(맥 라이언 분)과 조(톰 행크스 분)는 각각 아이디 ‘Shop girl’과 ‘NY152’로 이메일을 주고받습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지만 문학과 뉴욕의 풍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구 사이가 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 둘은 소규모 아동 서점과 대형 체인 서점이라는 경쟁상대로 조우하게 됩니다. 이메일로 서로의 일상과 감성을 공유했던 사이라는 걸 전혀 알지 못한 채 말이죠.
생계수단이자 어릴 적 추억이 담긴 서점이 폐업 위기에 처하자 케슬린은 ‘NY152’에게 자신의 고민을 전합니다. 이로 인해 메일을 받은 조는 ‘Shop girl’의 정체가 골칫거리로 여겼던 케슬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거짓말 같은 상황에 혼란스러운 것도 잠시, 조는 현실 속 케슬린의 모습을 보며 메일에서 느꼈던 그녀의 따스함과 진중함에 점차 빠져듭니다. 그리고 먼저 다가가 데이지 꽃다발을 건네죠.
케슬린 역시 밉기만 했던 조와의 담소가 즐겁다는 것을 깨닫고 묘한 감정을 느낍니다. 그리고 마침내 두 사람은 사랑의 감정을 확인하게 됩니다.
“내게는 가벼운 대화들이 수많은 깊은 대화보다 더 소중했어요.”
영화 속 케슬린과 조의 경우처럼 우리의 인간관계에도 이따금씩 기분을 망가뜨리는 순간들이 찾아오곤 합니다. 어째서 사람이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는 과정에 이런 우연이 발생할까, 하며 속상함을 느끼기도 하죠. 하지만 그저 찰나에 불과한 우연보다 상대방과 사계절을 보내며 천천히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